택시 안에서만 유효한 말
1화. 택시 안에서만 유효한 말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임서아 대리에 대해 팀이 아는 것: 5년 동안 오타를 낸 적이 없다. 숫자를 틀린 적이 없다. 회식에서 제일 늦게까지 남는데, 그건 술 때문이 아니라 막내들을 택시에 태워 보내기 위해서다.
내가 아는 것도 거기까지였다. 분기 마감 회식 날까지는.
그날은 순서가 꼬였다. 막내들이 먼저 빠졌고, 김 대리가 대리기사를 불렀고, 마지막에 남은 게 나와 임 대리였다. 방향이 같았다. 같은 택시를 탔다.
그녀는 창에 기대 눈을 감고 있었다. 잠든 줄 알았다. 신호 두 개를 지날 때까지는.
"너 지난달 보고서." 눈을 감은 채, 그녀가 말했다. "내가 고친 거 알아?"
"…네?"
"광고비 집행률. 소수점 두 자리에서 네가 반올림을 잘못했어. 제출 전에 고쳤어. 팀장님 안 봤고." 문장이 평소보다 길었고, 쉼표가 많았고, 존댓말 안에 반말이 한 어절씩 섞여 있었다. "그거 말고 두 건 더 있는데. 궁금해, 요?"
나는 침을 삼켰다. "…죄송합니다."
"사과하지 마. 사과받으려고 한 말 아니니까." 그녀는 여전히 창에 기댄 채였다. 가로등 불빛이 지나갈 때마다 옅은 홍조가 보였다 안 보였다 했다. "그냥… 네가 모르는 게 이상해서. 다들 모르더라. 내가 뭘 고치는지."
택시가 그녀의 동네에 먼저 들어섰다. 골목 입구에서 그녀가 벨트를 풀었다.
내리기 직전, 문고리를 잡은 채, 눈을 감은 채로, 그녀가 말했다.
"네 실수 고친 거, 일이라서 한 거 아니야."
문이 닫혔다. 택시가 출발했다. 나는 그 문장을 집까지 들고 갔고, 밤새 뒤집어 봤다. 일이라서 한 게 아니면, 뭐라서 한 건데.
다음 날 아침, 나는 탕비실에서 임 대리와 마주쳤다.
"대리님, 어제 택시에서 하신 말씀이요."
그녀는 커피를 내리다 말고 나를 봤다. 어제의 홍조도, 길던 문장도, 반말 한 어절도 없는 얼굴이었다. 오타 없는 보고서 같은 얼굴.
"어제요?" 그녀가 말했다. "기억 안 나요."
"…광고비 보고서 얘기하셨잖아요."
"기억 안 나요. — 택시비는 제가 냈죠, 그건 기억나네." 그녀는 커피를 들고 지나갔다. 지나가면서, 딱 한 마디. "수정본 3시 반까지예요. 2안 숫자 다시 봐요."
나는 탕비실에 서서 생각했다. 회사에서 제일 정확한 사람이다. 어제 마신 술은 소주 석 잔이었다. 석 잔에 기억이 날아가는 사람이 광고비 집행률 소수점을 외울 리 없다.
기억 안 나는 게 아니다. 기억 안 나기로 한 거다.
그러니까 저 사람의 취기는 알리바이다. 술이 말을 시키는 게 아니라, 술이 있어야 말해도 되는 사람인 거다.
그 주 내내 나는 두 사람의 임서아를 봤다.
낮의 임서아는 완벽했다. 내 수정본에서 소수점 오류를 두 개 더 잡아냈고, 회의에서 팀장의 일정 착오를 정정했고, 그 모든 걸 군더더기 없는 존댓말로 했다.
그리고 나는 찾아냈다. 그녀가 고쳐 놓은 나의 실수들. 서버에 남은 문서 수정 이력을 뒤지자 세 건이 나왔다. 지난달 보고서, 지지난달 발표 자료, 석 달 전 예산안. 수정자: 임서아. 시각: 전부 밤 10시 이후. 그녀가 야근하던 밤들.
말한 적 없는 배려가 세 건. 말해 놓고 부정한 문장이 하나.
이상한 계산이 시작됐다. 밤의 문장 하나에 낮의 부정이 하나. 그 등식이 무너지는 날이 올까. 온다면 — 어느 쪽으로 무너질까.
다음 회식이 3주 뒤였다. 나는 달력에 표시를 하다가, 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지웠다.
지운 자국은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