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기까지
2화. 삼키는 지점이 앞당겨진다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그 뒤로 신청곡은 매번 내가 골랐다.
마감 20분 전에 내려가면 그녀가 눈을 뜨고 나를 봤다. "신청곡, 있으세요." 나는 곡을 댔고 — 아는 곡이 늘어야 해서 퇴근길에 스탠더드를 찾아 들었다 — 그녀는 "당신 것 같네요"라고 하거나 "오늘은 아니네요"라고 하고 다른 곡을 쳤다. 아니라고 한 날도 결국 내가 고른 곡을 나중에 쳤다. 그날 밤이 아니라 다음 날 밤에.
그리고 매번, 마지막 소절 앞에서 손을 뗐다.
나는 그 지점을 기다리게 됐다. 곡의 끝이 아니라, 끝나지 않는 지점을. 그녀가 손을 떼고 눈을 뜨고 나를 보는 그 쉼표. 곡이 완성되지 않아서 이상하게 완성되는 순간.
대화도 같은 구조였다.
그녀는 문장이 짧았고 쉼표가 많았고, 중요한 말일수록 끝이 삼켜졌다. "비 오는 날은, 템포가 느려져요. 손님이 없어서—" 거기서 끝. "이 곡은, 두 번째 소절이 제일—" 끝. 나는 삼켜진 뒷말을 매번 혼자 완성했다. 마지막 소절을 머릿속에서 치던 버릇 그대로.
이상한 건 삼키는 지점이었다. 처음엔 문장 끝에서 삼켰다. 마지막 단어 하나쯤. 그런데 밤이 쌓일수록 그 지점이 앞으로 왔다. 문장 중간에서. 어떤 날은 첫 단어 다음에서.
"오늘은 당신이 오면, …여기까지."
그 밤이 그랬다. 오늘은 당신이 오면 — 뭐라고 하려던 건지 나는 알 수 없었고, 그녀는 곧바로 "여기까지"로 문을 닫았다. 삼키는 지점이 앞당겨진다는 건 삼키는 것이 커진다는 뜻이었다. 그 정도는 나도 알았다.
바 스툴에 앉게 된 건 비가 많이 온 날이었다.
테이블이 아니라 바 스툴. 피아노 옆, 사장이 잔을 닦는 바의 끝자리. 거기서는 피아노가 두 걸음이었다. 그녀와 나 사이의 거리가 다섯 걸음에서 두 걸음이 된 건 그날 사장이 "거기 앉으세요, 테이블 젖었어요"라고 해서였다. 핑계인 걸 셋 다 알았다. 피아노와 바 사이 — 그 거리보다 가까워지는 일은 이 바에서 한 번도 없었고, 그날도 없었다.
그녀가 마지막 곡을 쳤다. 첫날 내가 골랐던 곡. 마지막 소절 앞에서 손이 멈췄다.
눈을 떴다. 나를 봤다. 두 걸음.
나는 스툴에서 몸을 기울여, 한 손가락으로, 건반의 끝을 눌렀다.
한 음. 마지막 소절의 첫 음. 3주간 머릿속에서 수백 번 완성한 소절의 첫 음이었다. 정확한지 아닌지는 몰랐다. 피아노를 칠 줄 모르니까. 그냥 그 자리에 있어야 할 것 같은 건반을 눌렀다.
음이 바 안에 퍼졌다. 그리고 사라졌다.
그녀는 건반에서 손을 뗀 채로, 오래, 나를 봤다. 소리 없는 웃음도 아니고, 쉼표도 아닌, 그냥 보는 것. 붉은 입술이 아주 조금 벌어졌다가 닫혔다.
"…그 음, 맞아요."
문장은 여전히 짧았다. 그런데 처음이었다. 그녀가 삼킨 뒷부분을 남이 완성하는 걸, 그녀가 받아들인 것은. 곡의 끝을 자기 손으로 치지는 않았지만, 남의 손가락 하나가 그 자리에 놓이는 걸 부정하지 않았다.
"다음 음은," 그녀가 말했다. "…모르셔도 돼요. 아직은."
폐업 공지는 바 입구 계단 위에 붙었다.
「건물 재개발로 인해 영업을 종료합니다. 남은 영업일 7일. — 녹턴」
사장이 계단 아래에서 담배를 피우며 말했다. "손님, 세인 씨한테는 제가 말했어요. 아무 말도 안 하더라고요. 그냥 오늘 곡을 평소보다 한 소절 더 일찍 멈췄어요."
한 소절 더 일찍.
마지막 곡을 치는 바의 마지막 밤이 정해졌다. 7일 뒤. 그날 밤에 그녀가 어디서 손을 뗄지, 아니면 —
나는 계단을 올라가며 마지막 소절의 두 번째 음을 생각했다. 모르셔도 된다고 했다. 아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