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기까지
3화. 마지막 소절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폐업 마지막 밤에도 손님은 나 하나였다.
사장이 SNS에 마지막 영업 공지를 올렸지만 비가 왔고, 화요일이었고, 지하 열두 계단은 원래 사람을 거르는 문이었다. 사장은 그게 좋다고 했다. "마지막 곡 듣는 사람은 원래 하나였어요, 손님. 5년 동안."
바 스툴. 피아노까지 두 걸음. 나는 앉았고, 사장은 잔을 닦았고, 그녀는 피아노 앞에 있었다.
"신청곡, 있으세요."
그 문장이 오지 않았다.
그녀는 나를 보지 않았다. 눈을 감고, 건반 위에 손을 올리고, 그리고 쳤다. 첫날의 그 곡이었다. 내가 처음 신청한, 아는 게 그것뿐이어서 댔던 옛날 스탠더드. 그녀가 '당신 것 같다'고 했던 곡.
신청곡을 묻지 않고 그 곡을 친다는 건, 오늘의 곡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는 뜻이었다.
연주는 느렸다. 평소보다도.
음과 음 사이의 쉼표가 길어서 그 사이로 빗소리가 들어왔다. 계단 위 빗소리, 사장의 잔 닦는 소리, 내 숨소리. 그녀는 눈을 감은 채였고, 곡은 2절로 넘어갔고, 브리지를 지났고, 그리고 —
마지막 소절 앞.
5년간 손이 멈추던 자리. 3주간 내가 기다리던 자리. 마무리 화음이 와야 할 자리 바로 앞에서, 그녀의 손이 —
멈추지 않았다.
한 음. 내가 스툴에서 눌렀던 그 음이 그녀의 손가락에서 나왔다. 그다음 음. 내가 모르던, 아직 몰라도 된다던 두 번째 음. 세 번째. 화음이 쌓였다. 마지막 소절이 바 안을 채웠다. 곡이 처음으로 끝을 향해 갔고 —
끝났다.
마지막 화음이 울렸다. 그녀는 페달을 밟은 채 손을 떼지 않았다. 여운이 지하 공간에 오래 남았다. 잔 닦는 소리가 멎어 있었다. 빗소리만 있었다.
그 여운 속에서 그녀가 눈을 떴다. 나를 봤다. 그리고, 5년간 삼키던 사람이, 처음으로 문장을 끝까지 말했다.
"끝까지 쳤어요. — 끝나도 당신이 있을 것 같아서요."
마침표.
시리즈의 모든 문장이 쉼표로 끊기던 사람의 첫 완결 문장이, 첫 완결 곡의 여운 위에 놓였다. 나는 박수를 치지 않았다. 사장도. 박수는 곡이 끝난 걸 확인하는 소리인데, 이 곡은 끝난 게 아니라 이제 시작된 것 같아서.
침묵이 길었다. 그녀의 손이 건반 위에서 아주 천천히 떨어졌다. 두 걸음 거리에서 붉은 입술이 조금 떨렸고, 귀걸이가 흔들렸고 —
조명이 꺼졌다. 사장이 껐는지, 마감 타이머였는지. 어둠 속에서 페달 놓는 소리가 났다. 그게 5년간 끝나지 않던 곡의, 진짜 마지막 음이었다.
다음 날 아침, 회사 1층 로비.
출근 카드를 찍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는데, 로비 한가운데 못 보던 것이 있었다. 그랜드 피아노. 검은. 회사 로비에 피아노가 있었던가 — 없었다. 어제까지는.
그 앞에 누가 앉아 있었다.
검은 옷, 붉은 입술, 귀걸이. 아침 9시의 형광등 아래서. 밤에만 존재하던 사람이 낮에 있었다. 그녀가 나를 봤다. 소리 없이 웃었다.
"로비 연주자 채용 공고가 났대요." 옆을 지나가던 동료가 말했다. "누가 냈는지는 모르겠는데. 아침 9시에 첫 곡이래요."
첫 곡. 마지막 곡만 치던 사람의 첫 곡.
나는 로비 한가운데 서서, 오늘은 어디서 손을 뗄지, 아니면 떼지 않을지를 생각했다. 그녀가 건반 위에 손을 올렸다.
— 4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