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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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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우산

1화. 또 왔네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용하대. 진짜야. 연애운은 여기가 최고래."

친구는 그 말을 반복하며 나를 주택가 골목 2층으로 끌고 올라갔다. 간판도 없는 계단. 문 앞에 작은 방울. 나는 무당집이 처음이었고, 처음이니만큼 회의적일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문이 열리기 전에 안에서 목소리가 먼저 나왔다.

"들어와. 문 안 잠갔어."

촛불 몇 개가 켜진 방. 그 너머에 생각보다 젊은 여자가 앉아 있었다. 한복이라기보다 생활한복에 가까운 차림, 노리개 하나. 강이령이라고 친구가 소개하기도 전에, 그녀는 나를 보고 말했다.

"또 왔네."

"…네? 저 처음 왔는데요."

"그래?" 그녀는 별로 놀라지도 않고 방석을 가리켰다. "앉아. 그 자리 말고, 왼쪽. — 처음인 건 네 쪽 사정이고."

이상한 문장이었다. 나는 왼쪽 방석에 앉으면서 그 문장을 곱씹었고, 곱씹는 동안 친구의 상담이 시작됐다.

친구의 점괘는, 인정하기 싫지만, 정확했다.

"만나는 사람, 이니셜 말 안 해도 되고. 지난달에 싸웠지? 여행 때문에." 친구의 눈이 커졌다. "화해는 네가 먼저 하게 돼. 다음 주 수요일쯤. 근데 그 화해 방식이 문제야 — 선물로 때우지 마. 말로 해."

"수요일 아니고 화요일에 화해했는데요? 아, 아니다, 그건 지난번 싸움이구나. 헐. 헐. 어떻게 알았어요?"

"보이니까." 틀린 요일에 대해서는 정정도 변명도 없었다. 맞은 것만 남기고 빗나간 건 그냥 흘려보내는 태도. 그녀는 대수롭지 않게 말하고, 촛불 너머에서 카드 단말기를 꺼냈다. "복채는 카드도 돼."

신비가 생활로 내려앉는 그 동작에 나는 하마터면 웃을 뻔했다. 친구가 결제를 하고, 이제 내 차례라며 나를 앞으로 밀었다.

강이령은 나를 봤다. 오래 봤다. 촛불이 두 번 흔들렸다.

"이 사람 건 안 받아." 그녀가 단말기를 도로 밀어 넣었다.

"왜요? 얘 뭐 안 좋은 거 있어요?" 친구가 호들갑을 떨었다.

"아니." 그녀는 나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말했다. "그냥 안 받아. — 대신 하나만 해."

"…뭘요."

"목요일, 우산."

그게 다였다. 이유도, 설명도 없었다. "이유는 안 물어봐도 돼." 내가 입을 열기도 전에 그녀가 덧붙였다. 질문보다 답이 먼저 오는 사람. 그 순서의 어긋남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목요일은 맑았다.

기상청 예보도 맑음, 하늘도 맑음, 오후 내내 맑음. 나는 우산 없이 출근했고, 퇴근 무렵까지 비 한 방울 오지 않았다. 거 봐라, 하는 마음이 절반, 이상하게 아쉬운 마음이 절반이었다.

회사 정문을 나서는데, 길 건너에 누가 서 있었다.

생활한복 위에 카디건을 걸친 여자. 강이령이었다. 손에 우산을 들고. 장우산 하나.

나는 길을 건넜다. "…여기서 뭐 하세요? 비도 안 오는데."

"비 온다고 한 적 없어." 그녀가 우산을 내밀었다. "우산 가져오라고 했지."

"이 우산, 그쪽 거잖아요."

"어. 네가 안 가져왔으니까." 그녀는 우산을 내 손에 쥐여 주고 돌아섰다. 세 걸음쯤 가다가,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다음 주에 와. 목요일 말고. — 목요일은 이제 네 요일이니까, 아껴 써."

무슨 뜻인지 하나도 모르겠는 말을 남기고 그녀는 골목으로 사라졌다.

손에 남은 장우산은 오래 쓴 물건의 무게였다. 손잡이에 작게 이니셜이 새겨져 있었는데, 지워져서 읽을 수 없었다. 나는 맑은 하늘 아래에서 남의 우산을 들고 서서, 처음으로 회의적이지 않은 기분이 됐다.

그리고 금요일 새벽, 비가 왔다. 예보에 없던 비가, 밤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