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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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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안 되는 건 나예요

1화. 집중 안 되는 건 그쪽 아니고 나예요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스물아홉에 약대 편입을 결심하면 생기는 일이 세 가지 있다. 퇴근 후의 시간이 사라지고, 커피가 물이 되고, 밤 11시에 남의 집 식탁에 앉는 과외 선생이 생긴다.

민준서는 과외 앱에서 찾았다. 의대 본과 4학년, 국시 준비 중, 밤 시간대 가능. 프로필 사진은 없었고 후기는 세 줄이었다. "설명이 정확함." "안 졸림." "'그쪽'이라고 부름." 세 번째 후기가 무슨 뜻인지는 첫 수업에서 알았다.

"그쪽은 유기화학이 약하네요. 암기가 아니라 구조로 가야 돼요."

그쪽. 그는 나를 그렇게 불렀다. 이름도, 채원 씨도, 학생도 아니고. 세 살 연하 남자가 그쪽이라고 부르는 게 처음엔 거슬렸고, 나중엔 익숙해졌고, 지금은 — 그 두 글자가 문장 안에서 어딘가 어색하게 놓이는 밤이 늘었다는 걸, 부르는 쪽보다 듣는 쪽이 먼저 알아채는 문제가 됐다.

과외 3주째, 밤 11시.

식탁 위에 스탠드 하나. 문제집, 연습장, 커피 세 잔째. 나는 같은 문제를 세 번째 틀렸다. 반응 메커니즘, 화살표 방향. 세 번째 X 표시를 보고 고개를 들었다.

그는 문제를 보고 있지 않았다.

나를 보고 있었다. 안경 너머로, 문제집이 아니라 내 얼굴을. 언제부터였는지 모를 시선. 눈이 마주쳤고, 나는 뭐라고 해야 하나 생각했고, 그런데 그가 먼저 펜을 내려놓았다.

들킨 쪽이 먼저 말했다.

"집중 안 되는 건 그쪽 아니고 나예요."

"…네?"

"오늘은 여기까지. 졸린 거 티 나요." 그가 문제집을 덮었다. 부드러운 설명조 존댓말, 문장이 짧고 정확했다. 방금 한 말이 무슨 뜻인지 설명은 없었다. "세 번째 틀린 건 그쪽 탓이 아니에요. 제가 속도를 잘못 잡았어요."

"속도요?"

"3주 동안 수업 속도를 그쪽 졸음에 맞춰 왔거든요. 11시 40분 넘으면 정답률이 떨어져서 그 전에 어려운 걸 배치하고." 그는 가방을 챙기며 그걸 날씨 얘기처럼 했다. "오늘은 제가 그 배치를 놓쳤어요. 딴 데 보느라."

딴 데. 그 딴 데가 어디였는지 우리 둘 다 알았고, 둘 다 말하지 않았다.

"아, 그리고." 현관에서 그가 돌아봤다. "과외 계약 위약 없어요. 앱 약관에도 있지만 제가 다시 말씀드리는 거예요. 그만두고 싶으면 언제든지, 사유 없이. — 그쪽이 불편하면 안 되니까."

그쪽이 불편하면 안 되니까. 그는 그 문장을 남기고 갔다.

문제집을 정리하다가 그의 노트를 발견했다.

식탁 밑에 떨어져 있었다. 대학 노트, 표지에 아무것도 안 쓴. 돌려주려고 집었는데 펼쳐졌다. 앞장은 풀이였다. 내 문제집 27번, 34번, 41번의 풀이. 정확하고 깨끗한 글씨.

뒷장은 풀이가 아니었다.

「11/07 23:40 졸음. 27번 문제에서 웃음. 원인 미상.」 「11/09 커피 3잔. 손 떨림 경미. 수업 속도 하향.」 「11/12 23:10 하품 2회. 34번 정답 시 안도 표정. — 기록 사유 불명.」

날짜별로, 시간별로, 나에 관한 관찰 기록이었다. 증상처럼. 차트처럼. 사람을 읽는 게 직업이 될 사람이 쓰는 방식으로.

기록 사유 불명. 원인 미상. 그는 자기가 왜 이걸 적는지 모르는 채로 적고 있었다.

맨 아래, 다른 색 펜으로 한 줄이 더 있었다. 날짜는 오늘.

「자가 진단: 수면 부족.」

나는 그 오진을 오래 봤다. 수면 부족이 아니라는 걸, 3주 동안 관찰당한 쪽은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