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의 예외조항
8화. 형광등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수요일 밤, 회의실 B의 형광등이 하나 더 켜졌다.
나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형광등은 스위치가 문 옆에 있고, 문 옆에는 사람이 서 있어야 한다. 발소리는 없었다. 이 사람의 구두는 복도에서만 소리를 낸다는 것을 나는 첫날부터 알고 있었다.
노트북 한 대가 테이블 위로 밀려왔다. 내 것 옆에. 화면이 켜져 있었고, 결재 시스템 원장 열람 창이 열려 있었다. 팀장 권한으로만 들어갈 수 있는 원본.
"사본은 서명 이미지가 깨집니다."
그가 말했다. 맞은편이 아니라 옆자리에 앉았다. 회의실 B에서 그가 옆자리에 앉은 것은 밤샘 주간에도 없던 일이다.
"원본은 300dpi로 저장돼요. 2차 집행 서류의 서명란은 원본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확인할 때는 1차와 2차를 같은 배율로 띄워서, 획의 시작점 좌표를 비교하고, 그다음에 마지막 점의 상대 위치를 재세요. 사람 서명은 같은 사람이 해도 시작점이 매번 0.5밀리 이상 어긋납니다. 어긋나지 않으면 —"
그가 멈췄다.
문장이 길었다. 첫 주부터 지금까지 이 사람의 가장 긴 문장이었다. 검산 순서를 설명하는 것뿐인데, 나는 그 길이를 데이터에 넣었다. 감정이 커질수록 문장이 짧아지는 사람이 길게 말했다는 것은, 지금 이것이 감정이 아니라 일이라는 뜻이다.
아니면, 일로 분류하고 싶다는 뜻이다.
"어긋나지 않으면요."
"…같은 서명이 아니라, 같은 이미지입니다."
배율을 맞췄다. 1차 서명과 2차 서명. 시작점 좌표. 마지막 점.
같았다. 소수점 아래까지. 0.5밀리가 아니라 0밀리였다.
"같아요."
"네."
"제 서명이 한 개예요. 두 개가 아니라."
"네."
그는 화면을 보고 있었다. 나는 화면에 비친 그의 옆얼굴을 보고 있었다. 형광등 두 개 아래서, 그는 이미 알고 있는 결과를 나와 같이 한 번 더 확인해 주는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확인형 문장과 같은 얼굴이었다.
"11월 7일에."
내가 말했다.
"저 연차였어요. 부산에. 서명할 수 없는 날이에요."
"압니다."
"…아세요?"
"열 달 전에 확인했습니다. 인사 시스템 연차 기록. 그날 은호 씨는 회사에 없었습니다."
형광등 소리가 났다. 오래된 형광등은 소리가 난다. 그 소리 말고는 회의실에 아무 소리도 없었다.
열 달 전. 회사 전체가 내 이름을 지울 때. 이 사람은 원장을 검산하고, 서명을 배율 맞춰 비교하고, 내 연차 기록까지 대조했다. 그것이 근거였다. 감사 회의실에서 그가 테이블에 올려놓은 낡은 출력물은 그 근거의 표지였을 뿐이고, 안에는 이만큼이 있었다.
나는 화면을 봤다. 내 서명 두 개. 하나는 내 것, 하나는 내 것의 복사.
"그럼 왜."
목이 잠겼다. 물은 마시지 않았다.
"왜 그때, 그걸 감사팀에 —"
"은호 씨."
그가 노트북을 자기 쪽으로 반쯤 당겼다. 화면이 내게서 멀어졌다.
"숫자만 보라고 했습니다."
"이건 숫자예요. 0밀리."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일어났다. 형광등을 하나 끄지 않았다. 켜진 채로 두고 문 쪽으로 갔다. 두 개 켜진 회의실에 나를 두고.
"내일은 여기까지입니다. 10시 43분."
"회의 없잖아요."
"…있습니다. 은호 씨 것."
문이 닫혔다.
나는 화면을 다시 봤다. 서명 두 개. 같은 이미지. 누군가 내 서명을 잘라서 붙였다. 그것도 내가 회사에 없는 날짜에, 존재하지 않는 광고에, 정확히 반으로 나눈 돈에.
사람은 보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이미지는 저절로 복사되지 않는다.
— 9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