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의 예외조항
24화. 가세요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가세요.
나는 그 세 글자를 세 번 읽었다. 소리로 들은 것을. 오타는 없었다.
"…왜요."
"전략기획본부는 본부장 직속입니다. 팀장 결재 라인이 없어요. 기획 파트 숫자는 은호 씨가 봐야 합니다. 회사에서 제일 정확하니까."
"그거 팀장님 문장이잖아요. 리허설에서."
"사실입니다."
그는 봉투를 한 번 더 밀었다. 봉투가 책상 끝에 걸렸다. 나는 받지 않았다.
"이 팀에서도 숫자는 제가 봐요."
"이 팀에는 팀장이 있습니다."
그가 말했다. 짧았다.
"팀장이 있는 한 은호 씨한테 생기는 건 전부 예외입니다. 자리, 종료 시각, 커피, 12조. 사유서에 이름을 썼으니 12조는 끝났습니다. 그런데 나머지는 사유서가 없어요. 팀장과 팀원 사이에 근거 없는 예외가 있으면 그건 평가 왜곡이고, 저는 —"
그가 멈췄다.
"저는 그걸 제일 싫어합니다."
알았다. 첫 주부터 알았다. 모두에게 공평한 사람. 그 공평이 나에게만 자꾸 깨지고, 깨지는 것을 본인이 가장 불편해하는 사람. 그가 불편을 없애는 방법은 하나였다. 예외가 생기는 구조를 없애는 것. 팀장과 팀원이 아니게 되는 것.
이것도 조치였다.
열 달 하고 두 달 동안 나를 향해 쌓였던 조치의 방향이, 처음으로 나를 내보내는 쪽을 가리켰다. 에어컨을 등지게 하고, 막차 시간에 회의를 끝내고, 우산 아래 다섯 걸음을 데려다주던 손이, 봉투를 책상 너머로 밀고 있었다. 같은 손이었다. 같은 이유였다.
나를 위해서.
다정함이 조치로 오는 사람은 이별도 조치로 온다. 봉투라는 이름으로.
"…그것도 예외예요."
"압니다."
"저한테 불리한 예외요. 처음이에요."
"…압니다."
나는 봉투를 받지 않았다. 대답도 하지 않았다. 팀장실을 나왔다. 문은 열어 뒀다. 그가 닫는 것을 봤다.
자리로 돌아왔다. 창가. 첫날 그가 정해 준.
결재함을 열었다. 팀장 결재함이 아니라 내 것. 지난주에 그가 팀원들에게 회람한 문서가 하나 있었다. 「전략마케팅팀 하반기 운영 계획」. 본부에 올리는 팀장 문서. 팀원 의견 수렴용으로 돌린 것이었고, 아무도 의견을 쓰지 않았다. 팀장 문서에 팀원이 뭘 쓰겠나.
7페이지. 인력 계획.
「은호 — 전략기획본부 전출 예정(본부 요청). 후임 충원 검토.」
이미 적혀 있었다. 봉투가 나에게 오기 전에. 인사팀 의견 조회에 그가 뭐라고 답했는지, 이 한 줄이 말하고 있었다.
나는 붉은 펜을 꺼냈다.
이 팀에서 붉은 펜은 팀장 것이다. 여백에 붉은 글씨를 쓰는 사람은 하나다. 그런데 이 문서는 팀원 의견 수렴용이었고, 의견란은 비어 있었고, 나는 이 팀의 팀원이었다. 아직은.
7페이지 여백에 썼다.
「이건 다시. 근거가 약해요.」
그 아래.
「'회사에서 제일 정확하니까'는 전출 사유가 아니라 잔류 사유입니다. 후임 충원 검토: 이 팀에 숫자 보는 사람은 하나뿐이고, 그 사람은 전출에 동의한 적 없습니다. 재산정 바랍니다.」
세 번 읽었다. 오타는 없었다.
팀장 결재함에 넣었다.
그것이 순서니까. 이 팀에 온 뒤로 한 번 빼고 전부 지킨 순서.
팀장실 유리벽 너머로 그가 결재함을 여는 것이 보였다. 문서를 꺼냈다. 7페이지를 폈다. 붉은 글씨를 봤다.
오래 봤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유리벽 너머로, 창가 자리를 봤다.
나는 피하지 않았다.
— 25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