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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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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님의 예외조항

17화. 동행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카페까지 두 블록을 나란히 걸었다.

나란히, 라는 단어를 나는 세 번 확인했다. 첫날 복도에서는 세 걸음 뒤였다. 로비에서 택시까지는 우산 아래 다섯 걸음이었고, 그는 반 걸음 앞이었다. 오늘은 옆이었다. 보도 폭만큼의 거리. 그가 걸음을 늦춘 것인지 내가 빨라진 것인지는 분류하지 않았다.

"팀장님이 오시면 안 되잖아요."

"왜요."

"당사자 팀장이 감사 사안 관련자를 사외에서 만나면 —"

"압니다."

네 번째였다. 나는 세는 것을 그만뒀다.

"그런데 왜요."

"은호 씨 혼자 가면 세인기획은 은호 씨를 만나는 겁니다. 같이 가면 미르온을 만나는 거예요. 상대가 누구를 만났는지는 상대가 정하는 게 아니라 이쪽이 정합니다."

정확한 문장이었다. 그런데 그 문장을 말하면서 그는 코트 주머니에 손을 넣지 않았다. 손은 옆에 있었다. 보도 폭만큼의 거리에.

이것은 숨기지 않은 조치였다. 열 달 하고 보름 만에 처음으로, 그는 조치를 내 앞에서, 내가 보는 채로, 했다.

조성민은 창가에 앉아 있었다.

열한 달 만이었다. 발표회 무대에서 마이크를 든 채 뒷줄을 보던 얼굴. 지금은 웃고 있었다. 대표 명함을 내밀었고, 권도영을 보더니 웃음이 한 단계 넓어졌다.

"권 팀장도 왔네. 은호 씨 혼자 올 줄 알았는데."

"미르온이 왔습니다."

권도영이 앉았다. 내 옆. 맞은편이 아니라.

"자료 얘기 하시죠."

조성민이 태블릿을 밀었다. 화면에 파일 목록이 있었다. 2차 집행 서류 원본 이미지, 서명 레이어가 분리된 편집 파일, 그리고 접속 로그 캡처. 사내망 IP. 계정. 12월 2일 14:17.

"은호 씨 서명이 붙은 파일의 편집본이에요. 누가 붙였는지 레이어에 작업자 정보가 남아 있고. 미르온 안에 있는 사람이죠. 아직."

"…그걸 왜 대표님이 갖고 계세요."

"내 계정으로 한 짓이니까. 퇴사한 사람 계정을 누가 쓰면 기분이 어떻겠어요. 나도 피해자예요, 은호 씨."

웃으면서 말했다. 나는 그 문장의 참거짓을 판정하지 않았다. 판정할 데이터가 없었다. 웃으면서 하는 말은 표본에서 뺀다. 대신 다른 숫자를 꺼냈다.

"세인기획 설립 등기일이 작년 12월 4일이에요."

조성민의 웃음이 멈추지는 않았다. 폭이 줄었다.

"자본금 5,000만 원. 2차 집행 2,400만 원이 나간 게 11월 21일. 검산 서명이 지워진 게 12월 2일. 등기가 12월 4일. 같은 2주 안에 있어요. 등기부는 사람이 아니라 숫자예요. 저는 숫자만 봤어요."

권도영이 옆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그가 나를 보는 것을 곁눈으로 알았다. 정면. 오늘 이 카페에서 처음.

"은호 씨는 여전하네."

조성민이 태블릿을 거뒀다.

"9월 14일에도 그랬지. 뒷줄에서 손 들고. 그래서 내가 은호 씨를 —"

"두 번 말하게 하지 마세요."

권도영이었다. 낮았다. 카페 소음 아래로 깔리는 높이였다. 조성민이 그를 봤다.

"이 직원 이름은 이 회사에서 제가 지웁니다. 당신이 아니라. 자료는 감사팀으로 보내세요. 은호 씨한테가 아니라."

정적. 커피 기계 소리. 조성민이 의자에 등을 기댔다. 그리고 웃음을 완전히 지우고, 권도영을 향해 말했다.

"권 팀장."

"…"

"자네가 그때 검산 보고 안 묻혔으면, 이 친구 이름은 안 남았어."

— 18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