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의 예외조항
16화. 사외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메일을 팀장 결재함에 넣지 않았다.
이 팀에 온 뒤로 처음이었다. 소명서도, 기획서도, 회의 자료도, 전부 그의 결재함이 먼저였다. 순서가 그랬다. 그런데 이 메일은 넣지 않았다. 넣으면 그가 읽을 것이고, 읽으면 막을 것이다. 사람은 보지 마세요. 세인기획 대표 조성민은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다.
그리고 이 메일이 말하는 자료는 내 서명에 대한 것이었다. 복사된 내 서명. 내가 부산에 있던 날의.
제 일이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제 일로 하기로 했다.
순서를 어긴 것은 이 팀에 온 뒤로 처음이었고, 어기고 나서야 그 순서가 얼마나 내 것이 돼 있었는지 알았다.
답장을 보냈다. 목요일 저녁 7시. 회사에서 두 블록 떨어진 카페. 사내 메일로 보내지 않고 첨부를 개인 메일로 전달한 뒤, 거기서 답했다. 회사 로그에 남기지 않으려고.
그것이 실수였다는 것을 나는 목요일 저녁에 알게 된다.
수요일은 평소와 같았다.
반려 하나, 회의 하나, 그의 질문 두 개. 팀장실 에어컨은 내가 올려 둔 온도였고, 그의 책상에는 얼음 반 든 아메리카노가 있었다. 그가 그것을 들고 들어가는 것을 나는 봤다. 표본은 계속 쌓이고 있었다. 양쪽에서.
그런데 나는 그날 처음으로, 표본을 쌓으면서 다른 생각을 했다. 이 사람이 열 달 전에 여기까지 봤다면 — 서명, 연차, 삭제 로그, 사내망 — 그 다음은 뭘 했을까. 봤다, 로 끝났을 리가 없다. 이 사람은 원장을 읽고 나서 12조를 썼다. 보고 나면 뭔가를 하는 사람이다.
그 뭔가가 무엇이었는지, 나는 물은 적이 없었다. 왜 감사팀에, 까지만 묻고 그는 노트북을 당겼다.
조성민의 메일에는 그 답이 있을지도 몰랐다. 「은호 님께 도움이 될 내용입니다.」
목요일 오후 4시, 팀장실 문이 닫혔다.
닫힌 문은 데이터다. 이 사람은 통화할 때도 문을 열어 둔다. 닫는 것은 일주일에 한 번, 본부 회의 화상 때뿐이다. 오늘은 본부 회의가 없었다.
문은 4시 20분에 열렸다. 그는 나오지 않았다. 모니터를 봤고, 나는 그의 얼굴을 봤고, 그는 내 얼굴을 보지 않았다. 반려본도 없었다.
6시에 노트북을 덮었다. 6시 반 퇴근이면 6시 50분에 카페 도착. 10분 여유. 계산은 정확했다.
로비에 내려섰을 때, 6시 47분이었다.
기둥 옆에 그가 서 있었다.
우산은 없었다. 비도 없었다. 막차 시간도 아니었다. 그는 코트를 입고 있었다. 퇴근하는 사람의 옷이었다. 팀장실 불은 —
돌아봤다. 꺼져 있었다.
이 사람이 나보다 먼저 퇴근한 것은 열 달 하고 보름 동안 한 번도 없었다.
"은호 씨."
확인형이었다. 이름 하나로 된.
나는 그 자리에 섰다. 자동문이 열렸다 닫혔다. 저녁 공기가 들어왔다 나갔다. 6시 48분.
그는 나를 봤다. 문서 없이. 그리고 첫 주에 배운 그 문법으로, 물음표 모양의 마침표를 하나 놓았다.
"세인기획이죠."
어떻게 알았는지는 묻지 않았다. 알 것 같았다.
사외 발신 메일의 첨부를 개인 메일로 전달하면, 정보보안 규정에 따라 소속 팀장에게 승인 알림이 간다. 3년 차가 잊을 리 없는 규정이다. 3년 차가 잊었다. 사고 이력이 있는 3년 차라서가 아니라, 그냥 — 급했다. 제 일로 하고 싶어서.
오후 4시에 닫힌 문. 그것이 알림이 온 시각이었다.
"…제 서명이에요."
내가 말했다. 6시 49분.
"제 일이에요. 팀장님이 그러셨잖아요. 은호 씨 일이 아니라고. 그래서 —"
"압니다."
세 번째 압니다였다. 그리고 그는 코트 단추를 하나 채웠다.
"같이 갑니다."
— 17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