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담
홈

팀장님의 예외조항

15화. 압니다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압니다."

그가 말했다.

두 글자였다. 나는 문 앞에 서서 그 두 글자를 받았다. 이 사람이 자기 예외를 인정한 첫 문장이었다. 열 달 하고 보름. 확인형도 아니고 명령형도 아니었다. 그냥 안다는 말.

"들어오세요. 문 닫고."

들어갔다. 문을 닫았다. 팀장실은 회의실 B보다 작았고, 에어컨은 내가 미리 올려 둔 온도였다.

"소문 들으셨죠."

"들었습니다."

"감싼다는 거요. 그래서 반려 다시 하시는 거고, 회의에서 저한테만 질문하시는 거고."

"네."

"근거 없는 예외가 감사 사유가 되니까, 예외가 없다는 걸 보여 주려고요. 그런데 팀장님."

나는 그의 책상 앞에 섰다. 앉으라는 말은 없었다. 앉을 생각도 없었다.

"저한테만 더 엄격한 것도 표본이에요. 방향만 반대지, 값은 같아요. 팀원들이 벌써 봤어요. 은호 씨한테 왜 저러셔. 그게 다음 소문이에요."

그는 말이 없었다. 손이 마우스 위에 있었고, 움직이지 않았다.

"예외를 없애는 방법으로 예외를 쓰고 계세요."

"…압니다."

두 번째였다. 같은 두 글자. 이번엔 더 낮았다.

"9월 14일."

내가 말했다. 그의 손이 마우스에서 떨어졌다.

"여백에 연필로 쓰셨다가 지우셨죠. 빛에 비추면 보여요. 저는 지워진 셀 찾는 게 전공이에요."

그는 창밖을 보지 않았다. 볼 것 같았는데, 보지 않았다. 대신 책상 위의 반려본을 봤다. 「9월 14일과 같은 톤입니다.」 자기가 쓴 글씨를.

"그날."

낮게.

"손 든 사람이 은호 씨 하나였습니다."

"…"

"객석에 실무자가 마흔 명쯤 있었습니다. 열두 번째 장의 합계가 틀린 걸 본 사람은 은호 씨 하나가 아니었을 겁니다. 숫자 보는 사람이 그 방에 마흔 명이었으니까. 그런데 손을 든 사람은 하나였습니다. 뒷줄에서. 자기 팀장 발표에. 숫자 하나 때문에."

그는 반려본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1.8포인트. 그날 은호 씨가 말한 숫자를 저는 그 자리에서 계산했습니다. 맞았습니다."

"…그게 근거예요?"

"그게."

그가 멈췄다. 문장이 짧아지고 있었다. 나는 그 길이를 셌다. 감정이 커질수록 짧아지는 사람의 문장이 두 글자, 두 글자, 그리고 —

"…시작입니다."

시작.

나는 그 두 글자를 들고 팀장실을 나왔다. 근거의 시작. 사고 두 달 전, 손을 든 날, 뒷줄 끝에 서서 무대가 아닌 쪽을 보고 있던 사람이 계산한 1.8포인트. 원장도 서명도 연차 기록도 그 뒤에 온 것이었다.

그러면 연필로 썼다가 지운 이유는 하나뿐이었다. 그 날짜는 근거가 아니라서. 근거는 원장이고, 9월 14일은 원장 이전의 것이라서. 업무 문서 여백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이라서.

내가 원인란에 적지 못했던 것과 같은 이유로, 그는 여백에서 지웠다.

이해했다. 이번에는 이해하고 나서 더 나빠지지 않았다. 처음으로.

자리로 돌아왔을 때 메일이 하나 와 있었다. 사외 발신. 도메인이 낯익었다.

세인기획.

밤샘 주간에 우리 초안을 폐기하게 만들었던 그 대행사. 리서치를 선점했던 경쟁사.

[세인기획] 은호 님께 — 합류 제안.

본문은 짧았다. 시니어 마케터 포지션, 연봉 조건, 그리고 마지막 문단.

「미르온컴퍼니 광고비 집행 건 관련 자료를 저희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은호 님께 도움이 될 내용입니다. 만나서 이야기하시죠.」

발신인 서명을 봤다. 세 번 읽었다. 오타는 없었다.

「세인기획 대표 조성민.」

— 16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