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의 예외조항
11화. 재량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소명서를 썼다.
주말 내내 썼다. 원장 검산 요약, 2차 집행 서류가 1차의 복사본이라는 것, 서명 이미지가 0밀리로 일치한다는 것, 11월 7일 연차 기록. 사람 이름은 넣지 않았다. 삭제 로그도 넣지 않았다. 숫자만. 그가 나에게 허락한 범위 안에서, 12조의 근거가 될 만한 것만.
제출자는 나였다. 팀장이 낼 수 없는 자료를 실무자가 내면 감사 개입이 아니다. 당사자의 소명이다. 그 계산이 맞는지 세 번 확인했다.
월요일 아침, 인사팀에 내기 전에 팀장 결재함에 넣었다. 그것이 순서니까.
소명서는 점심 전에 돌아왔다.
여백에 붉은 글씨.
「이건 다시. 은호 씨가 낼 문서가 아닙니다.」
그 아래 한 줄 더.
「평가는 제 것입니다.」
나는 그 두 줄을 세 번 읽었다. 반려 사유였다. 근거가 약하다는 것도, 출처가 오래됐다는 것도 아니었다. 이 문서는 네 것이 아니라는 사유. 처음 보는 종류의 반려였다.
팀장실로 갔다. 이번엔 문이 닫혀 있었다. 두드렸다.
"제 소명이에요. 당사자니까 낼 수 있어요."
"당사자라서 못 냅니다."
그가 문을 열지 않은 채로 말했다. 유리 너머로 목소리만.
"은호 씨가 낸 검산은 은호 씨 서명을 은호 씨가 증명하는 문서입니다. 감사팀은 그걸 자기 변호로 읽어요. 근거가 아니라 방어가 됩니다. 그러면 12조 근거는 여전히 없고, 은호 씨 이름에 '실무자가 자체 검산 자료 제출'이 붙습니다."
정확했다. 화가 날 만큼.
"그럼 감점은요."
"제 것입니다."
"…그것도 두 번 말하게 하지 마세요, 예요?"
유리 너머에서 그가 나를 봤다. 아주 잠깐. 그리고 모니터로.
"세 번째입니다."
화요일 오후, 팀 메신저가 조용해졌다.
조용한 것은 이상한 일이다. 클라이언트 보고 주간이었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팀원 넷이 각자 모니터 앞에서 뭔가를 쓰고 있었다. 기획서가 아니었다. 양식이 달랐다.
퇴근 무렵 인사팀에서 메일이 왔다. 참조에 내가 있었다.
[인사팀] 제12조 적용 건 — 팀원 의견서 접수 안내.
첨부가 넷이었다.
열었다. 첫 번째: 「은호 씨 합류 이후 팀 회의 자료 반려율 0퍼센트. 사유: 사전 검산.」 두 번째: 「경쟁 PT 수주 기여. 숫자 파트 단독 발표.」 세 번째: 「본인 커피 취향까지 검산해 주는 사람임. 12조 적용에 동의.」 네 번째는 한 줄이었다.
「숫자는 은호 씨가 제일 정확하니까.」
리허설에서 팀장이 떨어뜨렸던 문장. 그것을 팀원 하나가 자기 문장으로 적어서 인사팀에 냈다.
나는 화장실에 가지 않았다. 세면대를 붙잡지도 않았다. 자리에 앉아서, 모니터를 보면서, 넷을 세 번 읽었다. 오타는 하나 있었다. 고치지 않았다.
팀장실 문이 열려 있었다. 그는 같은 메일을 보고 있었을 것이다. 참조에 그도 있었으니까. 그가 시킨 것은 아니다. 이 사람은 그런 것을 시키지 않는다. 그는 여백에 붉은 글씨를 쓰는 사람이지, 남의 문서에 자기 문장을 넣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넷 중 하나가 그의 문장이었다.
문장은 사람을 옮겨 다닌다. 그가 내 것을 썼고, 내가 그의 것을 돌려줬고, 이제 팀이 그것을 인사팀에 냈다.
수요일, 기획서를 냈다.
클라이언트 보고용 본문. 내 파트는 숫자였고, 이번에는 팀원들 것까지 검산하지 않았다. 내 것만 냈다. 반려 사유가 들어갈 자리를 미리 없애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
첫 주에 세 번 반려됐던 것과 같은 종류의 문서였다. 열 달이 지났고, 나는 같은 자리에서 같은 사람에게 같은 문서를 냈다.
여백에 뭐가 적힐지, 이번에는 계산하지 않았다.
— 12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