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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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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빚은 검으로 갚지 않는다

9화. 산길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산길로 뛰었다.

의원이 뛰는 것을 마을 사람들이 봤을 것이다. 상관없었다. 바구니는 마당에 던져 두고 왔다. 약초 핑계는 오늘 필요 없었다. 이레 동안 걷던 길을 반 시진의 반으로 올랐다. 숨이 목까지 찼다.

숯가마 터.

움막이 보였다. 움막 앞에 —

아무도 없었다.

냄비가 있었다. 불이 꺼져 있었다. 손을 대 보니 아직 미지근했다. 움막 안. 보따리가 없었다. 검이 없었다. 장부가 없었다. 쌀 자루도. 이 사람은 떠난 것이 아니라 치운 것이었다. 흔적을. 이레 동안 산 자리를 반 시진 안에.

그리고 움막 앞 돌에 검날로 긁힌 자국이 있었다. 부싯돌을 치던 그 자국 옆에, 새 자국 하나. 짧게. 한 획. 나는 그것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 글자는 아니었다. 그런데 이 사람이 남긴 것이라는 건 알았다.

"의원."

뒤에서 목소리가 났다. 정중한 목소리. 나는 돌아봤다.

감시 둘. 산길 위에서. 숨이 차지 않은 얼굴로. 이 사람들은 나보다 먼저 왔거나, 나보다 천천히 왔거나, 둘 다였다.

"약초가 참 많군요, 여기."

하나가 말했다. 움막을 보면서.

"스승님 움막이오. 약초 말리던 곳."

"불이 미지근한데요."

"내가 피웠소. 아침에. 약초를 말리려고."

거짓말이었다. 두 번째였다. 이 사람 앞에서가 아니라 이 사람을 위해서 하는 거짓말. 나는 그것이 이 사람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을 알았다. 거짓 맹세 금지. 그런데 그건 이 사람의 원칙이지 내 원칙이 아니다. 내 원칙은 의원은 누구든 살린다, 다. 살리는 데 거짓말이 필요하면 —

무사가 냄비를 봤다. 두 그릇 자국이 있었다. 밥알이. 하나가 아니라 둘.

"혼자 드시기엔 많이 지으셨습니다."

"산에서는 많이 짓소. 내려가면서 먹으려고."

무사가 나를 잠깐 봤다. 그리고 동료를 봤다. 그리고 —

"그렇군요."

길을 비켰다. 이 사람들은 정중했다. 정중해서 더 무서웠다. 그들은 냄비의 밥알 자국을 봤고, 돌의 새 자국을 봤을지도 모르고, 그런데 그렇군요, 라고 했다. 서두르지 않는 사람들. 겨울까지 있는 사람들.

내려오는 길에 나는 생각했다. 이 사람이 어디로 갔는지.

산이 넓다. 숨을 데는 많다. 그런데 이 사람은 숨는 사람이 아니다. 다섯 해를 숨어 살았다고 했지만, 여덟 달 동안 내가 본 이 사람은 숨는 사람이 아니라 지키는 사람이었다. 지붕에서. 마당에서. 세 걸음 뒤에서. 지키는 사람은 지킬 것 근처에 있다.

밤. 마당. 평상.

감시는 돌아와 있었다. 맞은편 창문에 불. 나는 평상 끝에 앉았다. 약탕기. 마실 사람 없는 약탕기.

지붕에서 소리가 났다.

기와 밟는 소리. 아주 작게. 빗소리도 아닌데. 나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들면 창문이 볼 테니까. 대신 약탕기를 젓는 척하면서 지붕 처마를 봤다. 처마 끝에 —

물이 떨어졌다. 한 방울. 비가 안 오는데.

젖은 것이었다. 개울로 돌아온 것이다. 산길이 아니라. 창문에서 안 보이는 개울을 따라 마을 뒤로, 의원 뒷담으로, 지붕으로. 젖은 채로. 감시가 마당을 보는 동안, 마당이 아니라 지붕에.

"…거기 있소?"

내가 말했다. 약탕기에 대고. 아주 작게.

지붕에서 대답이 없었다. 대신 물방울이 하나 더 떨어졌다. 대답이었다.

나는 약탕기를 젓는 척하며 말했다. 창문을 등지고. 입 모양이 안 보이게.

"감시가 산에 올라왔소. 냄비 봤소. 밥알 두 그릇 자국."

물방울.

"내가 거짓말했소. 아침에 내가 지었다고. 그쪽 원칙에 어긋나는 거 아는데 —"

"…의원."

지붕에서. 아주 낮게. 빗소리보다 작게.

"산에서는 의원이 안 보이오."

나는 약탕기 젓는 손을 멈췄다. 창문이 볼까 봐 다시 저었다.

"…그래서 내려왔소?"

"…"

"감시가 있는데. 창문이 마당을 보는데. 지붕에."

"마당은 보여도 지붕은 안 보이오. 창문에서. 확인했소."

그것이 대답이었다. 산에서는 의원이 안 보여서, 창문에서 안 보이는 지붕으로 내려왔다. 감시를 피해서가 아니라, 나를 보려고. 검집이 열린 것인지 아닌지 나는 판별하지 못했다. 이 사람이 오늘 검집을 열었다면 그 문장이었을 것이다. 산에서는 의원이 안 보이오. 하오체로 된, 여덟 달 중 제일 짧은 고백.

"…젖었잖소."

"개울이오."

"감기 걸리오."

"…의원이 있소."

나는 약탕기를 오래 저었다. 처마에서 물방울이 하나씩 떨어졌다. 비가 안 오는 마당에, 지붕 한 자리에서만.

새벽에 눈을 떴다. 마당에서 소리가 났다. 둔탁한. 여덟 달 전 폭우의 밤에 들었던 그 소리.

등을 들고 나갔다.

마당 한가운데 사람이 누워 있었다. 검은 옷이 아니었다. 수수한 옷. 허리에 검. 맞은편 창문의 얼굴 중 하나. 감시였다. 숨은 쉬고 있었다. 이마에 멍. 칼등 자국이라는 것을 나는 의원이라 알았다. 날이 아니라 등으로 친 자국. 피는 없었다.

그 옆에 종이가 놓여 있었다. 병법 같은 글씨.

「환자요.」

무고한 사람을 해치지 않는 사람이, 자기를 잡으러 온 사람을 날이 아니라 등으로 치고 의원에 눕혀 놓았다. 그것이 이 사람이 검을 늦추는 방식이었다.

나는 등을 든 채로 그 두 글자를 봤다. 그리고 지붕을 봤다. 아무도 없었다. 처마 끝이 젖어 있었다.

맞은편 창문이 열려 있었다. 안에 남은 사람이 하나였다.

— 10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