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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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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빚은 검으로 갚지 않는다

10화. 환자요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환자는 환자다.

나는 감시를 방으로 옮겼다. 혼자 옮기기엔 무거웠는데 — 새벽 마당에 부축해 줄 사람은 없었다. 지붕은 비어 있었다. 젖은 처마만 있었다. 이마의 멍에 찬 수건을 대고, 맥을 짚고, 골이 상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날이 아니라 등이었다. 정확한 자리에, 정확한 힘으로. 죽이지 않고 하루쯤 누워 있게 하는 자리. 그런 자리를 아는 사람은 검 밖의 세상은 몰라도 검 안의 세상은 다 아는 사람이다.

해가 뜨자 맞은편 창문에서 남은 하나가 뛰어나왔다. 마당으로. 검에 손을 얹은 채로. 나는 방문 앞에 서 있었다.

"동료분은 안에 계시오. 환자요."

"…누가."

"환자에게 의원은 그런 것을 묻지 않소."

무사가 나를 봤다. 정중한 얼굴이 처음으로 정중하지 않았다. 그리고 방 안을 봤다. 동료가 누워 있었다. 숨 쉬고. 이마에 수건.

"…살아 있습니까."

"환자는 살아 있으니까 환자요. 죽으면 다른 이름으로 부르오."

깨어난 것은 정오였다.

멍 든 이마로 그는 천장을 봤고, 나를 봤고, 자기가 어디 있는지 알아챘다. 의원. 맞은편 집 창문에서 이레 동안 보던 마당의 안쪽.

"…의원이 옮기셨습니까."

"마당에 누워 계시길래."

"누가 —"

"묻지 마시오. 환자니까."

그는 그 말에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이마를 만졌다. 칼등 자국을. 그것이 무슨 뜻인지 무사는 의원보다 잘 알 것이다. 날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등을 썼다는 것. 죽일 수 있는 자리에서 죽이지 않았다는 것.

"…검을 늦추는 자군요."

무사가 혼잣말처럼 말했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말은 내가 한 말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마당에서 한 말이었다. 그대가 살리는 세상과 내가 베려는 세상이 같은 세상이면. 그 말을 만천회 무사가 이마의 멍으로 알아들었다.

코믹한 일은 그날도 있었다. 이 마당에서는 무거운 날일수록 그런 일이 생겼다.

남은 감시 하나가 안절부절못했다. 동료는 의원 방에 누워 있고, 자기는 맞은편 창문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돌아가면 마당이 안 보이는 게 아니라 마당이 자기를 볼 것 같은 얼굴이었다. 그는 창문에 앉지 않았다. 대신 의원 문 앞에 앉았다. 담벼락에 기대서. 검을 무릎에 올린 채로.

"거기 앉으시려거든 장작이나 패시오."

내가 말했다. 웃자고 한 말이었다.

무사가 일어나서 도끼를 찾았다. 헛간에 도끼가 있었다. 여덟 달 동안 한 번도 안 쓴 도끼. 검으로 패는 사람 때문에. 무사가 도끼로 장작을 팼다. 단면이 거칠었다. 대패질한 것 같지 않았다. 나는 그 거친 장작을 보고 처음으로, 검으로 팬 장작이 그리웠다.

저녁에 환자가 일어나 앉았다. 동료가 들어왔다. 둘이 낮게 말했다. 나는 약을 지으며 들었다. 들으려고 들은 게 아니었다.

"…회주께 전해야 하나."

"전해야지. 검을 늦추는 자가 여기 있다고."

"늦췄다고 하면 회주께서 —"

"오시겠지. 직접."

나는 약을 지었다. 손이 멈추지 않게. 회주가 온다. 이 마당에. 옛정으로. 아버지의 의형제가.

환자가 나를 봤다. 멍 든 이마로.

"의원."

"…네."

"회주께서 직접 오십니다. 보름 뒤. 저희가 전서구를 띄우면."

"띄우시오. 환자한테 의원이 뭐라 하겠소."

"…의원께 해가 갈 일은 없을 겁니다. 회주께서는 옛정을 아시는 분입니다."

옛정. 그 두 글자가 또 왔다. 나는 약을 종이에 쌌다. 사흘치. 만천회 사람한테 두 번째로 지어 주는 약이었다. 첫 번째는 낙마한 조카, 두 번째는 칼등에 맞은 감시. 이 마당은 만천회 사람을 살리는 마당이고, 지붕은 만천회 사람을 피해 젖은 채로 앉는 지붕이다. 같은 집이다. 그대가 살리는 세상과 내가 베려는 세상이 같은 세상이면.

밤. 마당. 평상. 감시 둘은 맞은편 집으로 돌아갔다. 창문에 불이 켜졌다.

지붕에서 소리가 났다. 기와. 아주 작게. 처마 끝에서 물이 떨어지지 않았다. 오늘은 개울로 안 온 것이다. 마른 채로 온 것이다. 어디서 낮을 보냈는지 나는 몰랐다.

"…회주가 오오."

내가 말했다. 약탕기에 대고. 창문을 등지고.

지붕에서 대답이 없었다. 물방울도 없었다. 대신 아주 낮은 목소리.

"들었소."

"보름 뒤요."

"들었소."

"그쪽 어쩔 거요."

침묵. 길었다. 나는 약탕기를 저었다. 창문이 보고 있었다. 마당을. 지붕은 안 보였다. 확인했다고 했으니까.

"…검을 늦추겠다 했소."

지붕에서.

"조금이라고 했소."

"조금이 얼마요."

이번엔 침묵이 더 길었다. 나는 그 침묵이 검집이라는 것을 알았다. 오늘 아직 안 열린. 그리고 —

"…의원이 정하시오. 얼마인지."

나는 약탕기 젓는 손을 멈췄다. 창문이 볼까 봐 다시 저었다. 손이 떨렸다. 소매 속이라 안 보였을 것이다. 지붕에서는 보였을 것이다. 지붕에서 이 사람이 못 보는 것은 없다.

조금이 얼마인지를 내가 정한다. 이 사람이 검을 얼마나 늦출지를. 다섯 해짜리 복수의 시계를 내가.

"…그런 건 의원이 정하는 게 아니오."

"의원이 아니면 누가 정하오."

"그쪽이오. 그쪽 검이잖소."

"…내 검은 여덟 달 전에 이 마당에 떨어졌소. 그때부터 마당 것이오."

복수의 시계를 남에게 맡기는 사람은 없다. 이 사람은 맡긴 것이 아니라, 시계가 이미 이 마당에 떨어져 있었다고 말한 것이다.

— 11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