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빚은 검으로 갚지 않는다
11화. 보름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보름은 길지 않았다. 마당에서는.
감시 둘은 창문을 지켰다. 정중하게. 이마의 멍이 노랗게 빠지는 동안 그 무사는 매일 아침 내 문 앞에 와서 "밤새 별일 없었습니까" 했다. 내가 아침마다 지붕에 대고 하던 인사를 만천회 사람이 하고 있었다. 별일은 없었다. 지붕에 사람이 있는 것 말고는. 그것은 별일이 아니었다. 여덟 달 된 일이었다.
그는 낮에 어디 있는지 말하지 않았다. 밤에만 지붕에 있었다. 마른 채로 오는 날도, 젖은 채로 오는 날도 있었다. 젖은 날은 개울로 온 것이고 마른 날은 —
"뒷담이오."
그가 말했다. 물어보지 않았는데. 창문에서 안 보이는 각도가 뒷담에도 있는 모양이었다. 이 사람은 이 집의 안 보이는 각도를 다 알았다. 여덟 달 동안 지붕에서 봤으니까.
코믹한 일은 회주 맞을 준비에서 나왔다.
"마당 배치를 바꿔야 하오."
그가 말했다. 지붕에서. 밤에. 나는 약탕기를 저으며 들었다.
"뭘 바꿔요."
"평상을 동쪽으로. 약초 시렁은 서쪽. 문에서 마당으로 들어오면 첫 세 걸음이 시렁에 막히게."
"…그게 뭔데요."
"병법이오. 진형."
"의원 마당에 진을 치겠다고요?"
"회주가 오는 마당이오."
"회주는 옛정으로 온다잖소. 진형으로 맞으면 어떡하오."
침묵. 병법 문제. 그리고 —
"…옛정에는 진형이 없소."
나는 웃었다. 창문이 볼까 봐 소리는 안 내고. 이 사람은 옛정을 어떻게 맞아야 하는지 몰랐다. 검 밖의 세상이니까. 아버지의 의형제를 다섯 해 만에 만나는 것이 검 밖의 세상인지 검 안의 세상인지, 이 사람도 모르는 것 같았다.
"평상은 그대로 두겠소. 시렁도. 옛정으로 오면 옛정으로 맞을 거요. 의원 마당은 진 치는 데가 아니오."
"…알겠소."
들었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약초 시렁이 서쪽으로 반 걸음 옮겨져 있었다. 나는 그것을 도로 옮기지 않았다. 반 걸음은 진형이 아니다. 습관이다.
보름 전날 밤.
비는 안 왔다. 달이 밝았다. 나는 평상 끝에 앉았고, 지붕에는 사람이 있었고, 창문에는 불이 있었다. 세 자리. 이 마당의 보름은 그 세 자리로 되어 있었다.
"내려오시오."
내가 말했다. 약탕기에 대고.
"창문이 —"
"내일이면 회주가 오오. 그러면 그쪽은 어차피 마당에 내려와야 하오. 하루 먼저 내려온다고 달라질 것 없소."
침묵. 그리고 기와 소리. 처마. 마당. 그가 평상 옆에 섰다. 여드레 만에 지붕이 아니라 마당에서 보는 얼굴이었다. 마른 옷. 뒷담으로 온 날.
맞은편 창문이 흔들렸다. 불이 커졌다. 사람이 일어난 것이다. 나는 그쪽을 안 봤다. 그도 안 봤다. 보름 동안 숨던 사람이 마당에 서 있는 것을 창문이 봤고, 창문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회주가 내일 온다. 오늘 밤 일은 회주 것이다. 그들도 알았다.
그가 평상에 앉았다. 세 걸음보다 가까운 자리 — 아니, 그 자리는 내 자리였다. 그는 그 옆에 앉았다. 평상이 좁았다.
"내일."
그가 말했다.
"회주가 오면, 나는 검을 차고 마당에 서겠소. 뽑지는 않겠소. 의원이 정하시오, 했으니."
"정 안 했소, 나는."
"…정하지 않은 것도 정한 것이오. 정할 때까지 안 뽑는 것이니."
나는 그 문법을 받았다. 알겠소가 들었다는 뜻이듯, 정하지 않음이 안 뽑음이라는 뜻. 이 사람은 내가 아무 말도 안 하는 동안 검을 안 뽑는다. 그러니까 내가 아무 말도 안 하면, 평생.
"…그쪽은 그래도 되오? 다섯 해짜리인데."
그가 달을 봤다. 검집은 무릎에 있었다. 오늘 아직 안 열렸다. 그리고 열렸다.
"다섯 해는 긴 것 같았는데."
낮게.
"여덟 달이 더 길었소."
그게 다였다. 다섯 해가 짧다고 한 것이 아니라 여덟 달이 길다고 한 것이었다. 이 사람 셈법에서 그 차이는 검 한 자루만큼 컸다. 다섯 해의 복수와 여덟 달의 마당을 이 사람이 저울에 올렸고, 어느 쪽이 무거운지 말한 것이었다. 검집을 여는 방식으로. 나는 그 말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서 약탕기를 저었다. 마실 사람이 옆에 있는데.
"…마시오. 약."
"약이오?"
"약탕기니까."
그가 받았다. 마셨다. 쓴 약을 군말 없이. 석 달 동안 그랬던 것처럼. 그리고 빈 그릇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이번엔 검집이 아니라 그냥 말.
"…빚이 늘었군."
새벽에 말발굽 소리가 났다. 마을 어귀에서.
행렬은 아니었다. 장날의 비단 깃발도 없었다. 말 다섯. 가마 하나. 무사 넷. 그리고 가마에서 내리는 사람.
나는 문 앞에 서 있었다. 그는 마당 한가운데 서 있었다. 검을 차고. 내 세 걸음 뒤가 아니었다. 내 옆이었다. 옆에서 반 걸음 앞. 회주가 오는 마당에서 그가 고른 자리가 거기였다. 진형이 아니라, 옛정도 아니라, 그냥 옆.
가마에서 내린 사람이 마당을 봤다. 쉰쯤 된 남자. 머리가 반은 희었다. 비단옷인데 검은 안 찼다. 손에 아무것도 없이. 그 사람이 문 안으로 들어왔다. 첫 세 걸음. 약초 시렁이 반 걸음 옮겨진 자리에서 걸음이 살짝 틀어졌다. 그것을 그가 봤을 것이다. 그리고 회주가 마당 한가운데의 검객을 봤다.
"…결아."
— 12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