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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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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빚은 검으로 갚지 않는다

12화. 의형제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결아.

그 두 글자를 나는 처음 들었다. 서문결. 여덟 달 동안 나는 이 사람을 검객이라 불렀고, 그쪽이라 불렀고, 마을은 호위무사라 불렀다. 이름으로 부른 사람은 없었다. 이름의 뒷글자로 부르는 사람이 지금 마당에 서 있었다.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검 자루에 손도 없었다. 손은 옆에 늘어뜨려져 있었다. 하얗게.

회주가 세 걸음 더 들어왔다. 무사 넷은 문 밖에 남았다. 검을 안 찬 회주가 검을 찬 검객 앞에 섰다. 다섯 걸음. 마당의 절반.

"…컸구나."

"다섯 해요."

그가 말했다. 하오체가 아니었다. 아니, 하오체였는데 온도가 달랐다. 다섯 해요. 그 세 글자에 다섯 해가 다 들어 있었다.

회주가 나를 봤다. 문 앞의 나를. 그리고 고개를 숙였다. 의원에게. 강호 제일세가의 주인이.

"의원. 조카를 살려 주셨소. 감시 무사도. 빚을 졌소."

"환자였소. 빚은 없소."

"…빚이 없다는 의원과, 빚을 못 갚겠다는 검객이 한 마당에 있군."

회주가 말했다. 웃지 않고.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나는 알았다. 이 사람은 이 마당의 셈법을 이미 알고 온 것이다. 감시 둘이 이레 동안 본 것을 전부 들었을 것이다.

"왜 오셨소."

그가 물었다. 회주에게. 다섯 걸음에서.

"옛정으로."

"옛정이 뭐요. 서문세가가 타는 밤에 만천회는 어디 있었소."

첫 질문이었다. 다섯 해 동안 이 사람이 물어야 했던 것. 물을 사람이 없어서 검으로만 물어 온 것. 회주가 그 질문을 받았다. 검을 안 찬 채로. 그리고 대답 대신 다른 것을 꺼냈다. 품에서. 종이 한 장. 낡은. 접힌 자국이 여러 번.

"네 아버지 글씨다."

회주가 종이를 내밀었다. 그는 받지 않았다. 손이 옆에 붙어 있었다. 회주가 종이를 폈다. 마당에서. 소리 내어 읽지 않았다. 대신 말했다.

"멸문 이레 전에 왔다. '일이 나면 결이만은 살려 두시게. 세가는 상관없네. 결이만.' 그게 마지막 글이다."

그가 종이를 봤다. 아버지의 글씨. 나는 그의 얼굴을 봤다. 검집이 열리는지. 안 열렸다. 대신 눈이 움직이지 않았다. 옛정이라는 두 글자에서 멈췄던 그 눈.

"…그래서요."

"그래서 만천회는 그날 밤 서문세가에 가지 않았다. 갔으면 너까지 죽었다. 안 갔으니까 네가 비 속에서 걸어 나왔고. 내 사람들이 그 비 속에서 너를 봤다. 못 본 척했다. 다섯 해 동안 못 본 척했다. 네가 나를 원수로 아는 것도 알면서."

회주가 종이를 접었다. 다시 품에 넣었다.

"너를 살려 둔 건 내가 아니다. 네 아버지의 마지막 부탁이었다."

마당이 조용했다. 약초 시렁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만 났다. 반 걸음 옮겨진 시렁.

그의 손이 움직였다.

검 자루로. 나는 소매를 들었다. 행렬 때처럼. 그런데 소매가 닿기 전에 그의 손이 멈췄다. 검 자루 위 한 치에서. 스스로. 소매 없이.

"…그 부탁을."

그가 말했다. 검 자루 위에 손을 띄운 채로. 낮고, 느리게. 검집이 열리는 소리를 나는 이번엔 들었다.

"다섯 해 늦게 들려주시는군요."

원망도 아니고 용서도 아니었다. 다섯 해를 세는 사람의, 정확한 셈이었다. 그 셈이 검 자루 위 한 치에서 나왔다.

회주가 그 말을 받았다. 고개를 안 숙이고. 안 피하고.

"다섯 해 동안 네가 검을 들고 있어서다. 네가 나를 벨 검을 들고 있는 동안은 아무 말도 안 들릴 것 같았다. 이제는 —" 회주가 마당을 봤다. 평상. 시렁. 지붕. 그리고 나를. "— 검이 이 마당에 떨어져 있다고 들었다. 마당 것이라고. 그래서 왔다."

내 검은 여덟 달 전에 이 마당에 떨어졌소. 그때부터 마당 것이오. 그 말이 회주한테까지 간 것이다. 창문을 통해서. 나는 문 앞에서 두 손을 소매 안에 넣었다. 떨리는 것을 아무도 못 보게.

그의 손이 검 자루에서 내려왔다. 옆으로. 늘어뜨려졌다. 하얗지 않았다.

"뽑지 않겠소."

그가 말했다. 회주에게가 아니라 나에게. 돌아보지 않고.

"의원이 정하시오, 했으니."

회주가 마당에 앉았다. 평상에. 강호 제일세가의 주인이 의원 평상에. 무사 넷은 문 밖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약탕기를 올렸다. 손님이 오면 약이라도 끓이는 것이 의원의 예의다. 회주가 그것을 보고 처음으로 웃었다. 짧게.

"약을 주시오?"

"약탕기니까요."

그는 평상에 앉지 않았다. 서 있었다. 회주와 다섯 걸음. 그 다섯 걸음이 다섯 해였다.

"결아."

회주가 약을 받으며 말했다.

"네 아버지를 벤 것은 만천회가 아니다."

그의 얼굴이 멈췄다. 검집이 오늘 한 번 열렸으니 두 번은 안 열린다. 그런데 이 문장은 검집 밖에서 온 것이었다.

"만천회는 가지 않았다. 안 간 것이 죄라면 죄다. 그런데 간 것은 —"

회주가 약 그릇을 내려놓았다.

"— 흑연방이다."

— 13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