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빚은 검으로 갚지 않는다
7화. 약초 핑계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약초는 뒷산에 많다. 그것은 사실이다. 매일 캐러 갈 만큼 많은지는 다른 문제였다.
감시가 온 지 이레째, 나는 이레 내리 뒷산에 올랐다. 바구니를 메고. 아침 진료가 끝나면 문을 잠그고, 맞은편 창문이 보는 앞에서 산길로 들어섰다. 창문은 보고 있었다. 나는 보라고 걸었다. 의원이 약초를 캐러 가는 것은 감시할 일이 아니다.
반 시진. 옛 숯가마 터. 스승님의 움막.
첫날 갔을 때 움막 앞에 냄비가 엎어져 있었다. 안쪽이 새까맸다. 쌀이 탄 냄새가 산길까지 났다. 그는 움막 안에 앉아 있었다. 검을 무릎에 올린 채로. 냄비를 보지 않으려고 애쓰는 얼굴로.
"…밥이 탔소."
"보면 알아요."
"병법서에는 밥 짓는 법이 없소."
나는 냄비를 뒤집어 개울에서 씻었다. 쌀을 새로 앉혔다. 불을 피웠다. 부싯돌로. 그가 옆에서 봤다. 검으로 불을 피우려다 실패한 흔적이 움막 앞 돌에 있었다. 긁힌 자국. 검날로 부싯돌을 친 모양이었다.
"검이 상하오. 그렇게 하면."
"…알겠소."
밥이 됐다. 그는 한 그릇을 다 먹고, 두 번째 그릇을 받고, 그것도 다 먹었다. 석 달 동안 내 밥을 남기지 않던 사람이 산에서 이틀 굶은 것이다. 솔잎을 먹었느냐고 물었더니 "…써서 못 먹겠소"라고 했다. 병법서가 틀린 것이다.
이레 동안 나는 매일 밥을 지었다. 움막에서. 약초는 돌아오는 길에 캤다. 바구니가 비어서 내려가면 창문이 이상하게 볼 테니까. 약초 핑계는 핑계라도 채워야 핑계가 된다.
그는 사흘째부터 불을 피울 줄 알게 됐다. 부싯돌로. 나흘째부터 밥이 안 탔다. 닷새째에는 내가 도착했을 때 밥이 이미 되어 있었다. 두 그릇.
"…의원 것도 지었소."
"내가 안 오면 어쩌려고요."
"오지 않아도 되오."
그가 말했다. 두 그릇째를 내 앞에 놓으면서.
"약초는 산 아래도 있소. 감시가 의원을 이레 내리 보고 있소. 의원이 매일 산에 오는 것은 —"
"약초 핑계요."
"…"
"약초 핑계로 오는 거요. 핑계는 대는 사람 마음이오. 그쪽이 지붕 고치고 빚이 늘었다고 하는 거랑 같은 거요."
그가 밥그릇을 든 채로 나를 봤다. 병법 문제를 받은 얼굴. 그리고 아주 조금, 한 푼어치, 입꼬리가 올라갔다. 여덟 달하고 열흘 만에 두 번째였다.
"…의원은 셈이 빠르오."
"의원이 아니라 장부 주인이오. 내 장부에 이자 항목이 생겼거든요."
코믹한 일은 매일 하나씩 있었다. 산에서는 더 많았다. 이 사람은 검 밖의 세상을 정말로 몰랐다.
엿새째, 움막 앞에 토끼가 앉아 있었다. 살아 있는 토끼. 그가 잡아 온 것이었다. 검으로 잡았느냐고 물었더니 "…손으로"라고 했다. 검은 토끼한테 쓰는 것이 아니라고. 그런데 잡아 놓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몰라서 하루 종일 앉혀 놓고 있었던 것이다. 토끼는 도망도 안 갔다. 저 사람 옆에 있으면 안전하다는 것을 토끼도 아는 모양이었다.
"놓아주시오."
"…밥이 아니오?"
"밥은 내가 지어 오잖소."
그는 토끼를 놓아줬다. 토끼가 세 걸음 가다가 돌아봤다. 그가 "…가시오"라고 했다. 토끼한테 하오체를 쓰는 검객을 나는 처음 봤다. 토끼가 갔다.
일곱째 날 저녁, 내려오는 길이었다.
산길 아래, 마을 어귀 못 미쳐서 사람이 서 있었다. 수수한 옷. 허리에 검. 맞은편 집 창문에서 보던 그 얼굴 중 하나. 감시가 산길 입구까지 나와 있었다.
"의원."
무사가 말했다. 정중하게. 만천회 사람들은 다 정중했다. 그것이 더 무서웠다.
"약초를 매일 캐십니까."
"의원이니까요."
"이레째 같은 길로 오르시더군요. 산에 좋은 약초 자리가 있는 모양입니다."
나는 바구니를 고쳐 멨다. 안에 약초가 있었다. 오늘 캔 것. 핑계는 채워져 있었다.
"환자가 많으니까요. 겨울이 오면 더 많아지고."
"그렇군요." 무사가 산길 위를 봤다. 움막이 있는 방향을. "저희도 겨울까지 있습니다. 혹시 산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
"의원은 산에서 일이 생기면 혼자 처리하오. 스승님한테 그렇게 배웠소."
무사가 나를 잠깐 봤다. 그리고 고개를 숙였다. 길을 비켰다. 나는 지나갔다. 등 뒤에서 시선이 따라왔다. 세 걸음 뒤에서 따라오던 것과는 다른 시선이었다. 그 차이를 나는 등으로 알았다.
밤. 마당. 평상. 혼자.
헛간은 비어 있었고 지붕에는 아무도 없었다. 감시가 있는 동안 그는 마을에 내려오지 않는다. 그게 맞았다. 나는 평상 끝에 앉아 있었다. 세 걸음보다 가까운 자리. 옆이 비어 있었다.
약탕기를 올렸다. 핑계가 아니었다. 그냥 올렸다.
산길 입구의 무사가 한 말을 다시 생각했다. 이레째 같은 길. 좋은 약초 자리. 산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그 사람들은 정중했고, 정중한 사람들은 서두르지 않는다. 겨울까지 있다고 했다.
내일도 산에 갈 것이다. 약초 핑계로. 그런데 내일부터는 길을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 아니면 —
맞은편 창문에 불이 켜져 있었다. 이 마당을 보는 불.
나는 약탕기를 오래 끓였다. 마실 사람도 없는데. 핑계가 핑계인 줄 알면서 대는 것이 이 마당의 셈법이라는 걸, 그 사람이 없는 밤에야 알았다.
— 8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