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빚은 검으로 갚지 않는다
6화. 가지 마시오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뒷산으로 간다고 했다.
의원 뒤로 오르면 반 시진 거리에 옛 숯가마 터가 있다. 스승님이 약초를 말리던 움막이 아직 서 있을 것이다. 나는 그 위치를 알려 줬고, 그는 "알겠소"라고 했다. 이번의 알겠소는 따르겠다는 뜻으로 들렸다. 처음이었다.
"언제 가오."
"내일 새벽. 감시가 자는 시각에."
"감시가 언제 자는지 어떻게 아오."
"…밤새 봤소."
지붕에서. 어젯밤 그는 다시 지붕에 올라갔던 것이다. 마당에서 지키는 밤이 끝나고, 맞은편 창을 보는 밤이 시작된 것이다. 나는 그 마른 자국을 오늘 아침에 확인하지 않았다. 확인하면 이 사람이 내일 새벽에 떠난다는 것이 더 분명해질 것 같아서.
하루가 이상하게 길었다.
그는 장작을 평소의 배로 팼다. 겨울치를 다 패 놓을 셈인 것 같았다. 물독을 채우고, 울타리를 손보고, 약초를 종류별로 다시 널었다. "이자요"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말없이 했다. 장부에 적지 않는 항목처럼.
마을 아이들이 또 왔다. 나무 막대를 들고. 그는 이번에도 진지하게 깎아 줬다. 아이들이 "무사님 내일도 오세요?" 했고, 그는 검을 내려다보다가 "…모르겠소"라고 했다. 아이들은 그 대답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 나는 알았다.
저녁에 나는 물었다. 코믹하게 물으려고 했다. 그래야 이 하루가 덜 무거울 것 같아서.
"산에서 뭘 드실 거요."
그가 한참 생각했다.
"…솔잎."
"솔잎이요?"
"병법서에 있소. 산중에서는 솔잎을 먹는다고."
"병법서가 밥을 해 주오? 쌀을 싸 가시오. 냄비도. 불은 피울 줄 아오?"
"…검으로."
"검으로 불을 어떻게 피우오."
"…"
나는 웃었다. 웃으려고 물은 것이니까 웃는 게 맞았다. 그런데 웃음이 끝나고 나서 이상하게 목이 아팠다. 쌀 한 자루를 쌌다. 냄비 하나. 부싯돌. 약 몇 첩. 그가 산에 가서 솔잎만 먹다가 쓰러져서 내 마당에 다시 실려 오는 그림이 자꾸 그려져서.
밤. 마당. 평상.
비는 안 왔다. 달이 밝았다. 그는 검을 무릎에 올리고 앉아 있었고, 나는 평상 끝에 앉았다. 세 걸음보다 가까운 자리. 이 자리에 앉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일 수 있었다. 내일 새벽부터 이 평상에는 나 혼자다.
"만천회에 가면."
내가 말했다. 하려던 말이 아니었는데 나왔다.
"그쪽 목이 편해지오. 회주가 옛정으로 대접한다잖소. 의형제의 아들이니. 산속 움막에서 솔잎 먹는 것보다 —"
"의원."
"— 낫지 않소. 나는 그렇게 생각하오. 의원으로서."
거짓말이었다. 의원으로서가 아니었다. 그런데 이 사람 앞에서 거짓말을 한 것은 처음이었고, 하자마자 후회했다. 이 사람은 거짓 맹세를 안 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 옆에서 의원으로서, 라고 붙이는 게 거짓말이었다.
그가 검을 무릎에서 내렸다. 평상 위에 놓았다. 그리고 나를 봤다.
검집이 열리는 것을 나는 봤다. 검이 아니라 — 이 사람이 하루에 한 번만 여는 그것이.
"가지 마시오."
낮고, 느리게. 지키는 비면 좋겠소, 하던 그 목소리로.
"…내가 갈 데는 산이오. 그쪽이 가지 말라고 할 데가 어디 있소."
"만천회."
그가 말했다.
"의원을 초빙한 것은 회주요. 낯익은 검과 함께 오라 한 것도 회주요. 의원이 가면, 나도 따라가야 하오. 세 걸음 뒤에서. 그러면 —"
"그러면요."
"그러면 나는 회주 앞에서 검을 뽑게 되오. 의원이 보는 앞에서."
나는 그 문장을 받았다. 그가 만천회에 못 가는 이유가 아니라, 내가 만천회에 가면 안 되는 이유였다. 자기 복수를 내가 보게 되는 것. 자기가 베는 세상을 내가 살리는 손으로 보게 되는 것.
"그러니까 가지 마시오."
한 박자.
"…내가 아니라, 그대 때문에 하는 말이오."
검집이 열린 것은 오늘 이 한 번이었다. 여덟 달을 아낀 것이 한 번에 나오면 이런 무게라는 것을, 평상 끝에서 알았다.
그대. 의원이 아니라 그대. 여덟 달 동안 이 사람이 나를 그렇게 부른 적이 없었다. 딱 한 번, "그대가 살리는 세상과 내가 베려는 세상이" 할 때. 그때는 세상 이야기였다. 지금은 아니었다.
"…알겠소."
내가 말했다. 들었다는 뜻이었다. 따르겠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 사람의 문법으로.
그가 검을 다시 무릎에 올렸다. 검집이 닫히는 소리를 나는 못 들었다. 그런데 닫힌 것을 알았다. 하루에 한 번. 오늘 것은 썼다. 나머지는 침묵이었고, 나는 그 침묵 옆에 앉아 있었다. 달이 처마를 넘을 때까지.
새벽에 눈을 떴다.
헛간 문이 열려 있었다. 안이 비어 있었다. 검이 없었다. 쌀 자루와 냄비와 부싯돌이 없었다. 약 몇 첩도.
마당에 나갔다. 사다리를 놓고 지붕에 올라갔다. 어젯밤은 비가 안 왔으니 마른 자국이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나는 올라갔다. 그리고 앉았다. 마을 입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그 자리에. 맞은편 집 창문도 보였다. 닫혀 있었다. 감시가 자는 시각.
내려와서 마루로 갔다.
마루에 약초 한 다발이 놓여 있었다. 새벽에 캔 것. 이슬이 아직 묻어 있었다. 그 위에 종이 한 장.
「이자요.」
붓글씨였다. 획이 굵고 반듯했다. 적의 진영에서 삼가 글을 올리오, 하던 그 글씨. 병법 같은 글씨.
나는 그 두 글자를 오래 봤다. 뒷산으로 가면서도 이 사람은 빚을 하나 더 만들고 갔다. 갚을 일을. 돌아와야 할 이유를.
약초를 시렁에 널었다. 종이는 장부 사이에 끼웠다. 내 장부에. 이 사람 장부는 못 봤지만, 내 장부에는 오늘부터 이자 항목이 생겼다.
— 7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