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빚은 검으로 갚지 않는다
26화. 마당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등을 들고 나갔다.
빗줄기 너머, 마당 한가운데 사람이 엎어져 있었다. 검은 옷. 검은 머리. 그리고 손에 —
검이 없었다.
빈손이었다. 열 달 전에는 검을 쥔 채였는데, 오늘은 빈손이었다. 검은 산 셋 너머 계곡 바위에 있다. 이 사람은 그것을 두고 왔다. 빈손으로 폭우를 뚫고 산 셋을 넘어서, 열하루 만에, 이 마당에.
등을 가까이 댔다. 빗물에 번지는 것이 보였다. 피였다. 열 달 전만큼은 아니었다. 그런데 있었다.
"…죽을 거면 내 마당 밖에서 죽지 그랬소."
나는 중얼거리며 소매부터 걷었다. 열 달 전과 같은 문장을 같은 마당에서. 다른 것은 하나였다. 그때는 모르는 사람이었고 지금은 이름을 아는 사람이었다. 매일 장부에 쓴 이름.
"…의원."
엎어진 채로 그가 말했다. 빗속에서. 녹슨 목소리로. 열 달 전에는 석 달을 말 안 했는데 오늘은 마당에 떨어지자마자.
"말하지 마시오. 지혈부터."
"…돌아왔소."
"알아요. 보이오. 말하지 마시오."
"…빚 갚으러."
"알아요! 지혈부터!"
내 목소리가 컸다. 빗소리보다. 이 마당에서 내가 소리를 지른 것은 처음이었다. 비명은 피를 멈추지 못한다. 손이 멈춘다. 스승님이 살아 계셨다면 —
손이 멈췄다. 피가 아니라 내 손이.
떨려서.
남자는 무거웠고, 상처는 두 군데였고, 그날 밤 나는 잠을 자지 못했다.
열 달 전과 같은 문장인데 숫자가 하나 줄었다. 세 군데에서 두 군데. 이 사람이 다치는 법을 하나 덜 배운 것인지, 다치지 말라는 편지를 세 번 읽어서 한 군데를 피한 것인지, 나는 지혈을 하면서 생각했다. 후자였으면 좋겠다고.
상처는 깊지 않았다. 검을 막다 스친 것 같은 자국. 열 달 전 것보다 얕고, 서쪽 채에서 감은 것보다 깊었다. 그리고 하나 더. 상처가 아니라 — 독이었다. 천천히 죽이는 것. 물에 푼 것. 이 사람이 산 셋 너머 진지에서 마신 물. 해독약을 보냈는데도. 혀에 댔고 썼다는데도.
"…약을 안 드셨소?"
"…"
"쓴맛이 있는 건 내 것이라고 했잖소. 혀에 댔다면서요. 썼다면서요."
그가 눈을 감은 채로 말했다.
"…썼소. 그래서 안 먹었소."
"뭐요?"
"…쓴 약은 누운 자들한테 줬소. 쉰 명분인데 쉰하나였소. 내가 안 먹으면 쉰이 되오."
나는 지혈하던 손을 멈췄다. 이번엔 떨려서가 아니었다.
"…그쪽이 앞에 서 있는 사람인데."
"앞에 선 사람이 제일 나중에 먹는 것이오. 병법이오."
"병법이 사람을 죽이오!"
"…의원이 있소."
앞에 선 사람이 제일 나중에 먹는 병법에, 의원이 있다는 항목을 이 사람이 붙였다. 자기 몫을 남에게 주고도 살 수 있는 이유로. 그것이 이 사람이 나를 믿는 방식이었다.
그 말을 하고 그는 정신을 잃었다. 마당 한가운데서. 빗속에서. 나는 그를 방으로 옮겼다. 혼자. 열 달 전처럼. 무거웠다. 열 달 전보다.
밤새 해독약을 달였다. 약재고에서 가져온 남은 것으로. 한 명분. 쉰하나 중 하나. 이 사람 몫.
새벽에 그가 숨을 고르게 쉬었다. 열이 내렸다. 나는 그 옆에 앉았다. 등을 놓고. 젖은 옷을 벗겨 놓은 자리에 —
품에서 나온 것이 있었다. 종이. 젖은. 여러 번 접힌. 나는 그것을 폈다. 조심스럽게. 찢어질까 봐.
「이자요. 이슬.」
내 글씨였다. 내 장부에서 뜯은 첫 이자 항목. 이 사람이 산 셋 너머로 가지고 갔던 것. 폭우를 뚫고, 계곡을 나와서, 검은 두고, 이것은 가지고 왔다.
젖어서 글씨가 번져 있었다. 이자요, 는 읽혔다. 이슬, 은 반쯤. 나는 그것을 등불에 말렸다. 손으로 받쳐서. 찢어지지 않게.
그리고 그 옆에 하나 더 있었다. 종이가 아니었다. 헝겊. 작은. 그 안에 —
약초였다. 마른. 산 셋 너머의. 절반이 아니었다. 전부 약초였다. 배 아픈 풀이 하나도 안 섞여 있었다.
이 사람이 약초를 구별할 줄 알게 됐다. 검 밖의 세상을 하나 배운 것이다. 산 셋 너머에서. 밤마다. 이자를 캐면서.
나는 그 헝겊을 오래 봤다. 그리고 장부를 폈다. 오늘 날짜. 이름 옆에.
「서문결. 마당. 빈손. — 이자, 전부 약초.」
— 27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