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빚은 검으로 갚지 않는다
25화. 계곡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폭우는 사흘을 갔다.
사흘 동안 산 셋 너머에서 전갈이 세 번 왔다. 첫째 날: 계곡에 들어갔다. 검 소리는 그쳤고, 빗소리만 있다. 둘째 날: 방주는 계곡에서 못 나왔다. 흑연방 무리는 흩어졌다. 셋째 날 —
"소가주가 안 보이오."
회주가 안뜰에서 말했다. 비를 맞으며. 우산을 안 쓴 채로. 강호 제일세가의 주인이 자기 안뜰에서 비를 맞고 있었다.
"계곡 아래가 강이오. 폭우로 불었소. 검이 계곡 바위에 있었소. 사람은 —"
회주가 말을 잘랐다. 그 사람 문법이 아니라 그 사람 아버지 의형제의 문법으로. 잘린 자리에서 안 이었다.
나는 안뜰 마루에 서 있었다. 비를 안 맞는 자리에서. 손에 장부를 든 채로. 어젯밤에 이름 세 글자를 쓴 장부.
"…검이 바위에 있었다고요."
"그렇소."
"사람은 없고."
"…그렇소."
"그러면 살았소."
회주가 나를 봤다. 비를 맞으며.
"검이 바위에 있고 사람이 없으면, 사람이 검을 두고 간 것이오. 죽은 사람은 검을 못 두오. 검 옆에 눕지. 검은 있고 사람이 없으면 —"
나는 장부를 펴지 않았다. 펴지 않아도 알았다. 이 사람 장부의 문법을. 알겠소는 들었다는 뜻. 정하지 않음은 안 뽑음. 검은 있고 사람이 없음은 —
"— 검으로 갚지 않겠다는 뜻이오. 돌아가서 갚겠다고 편지에 썼소. 검으로 안 갚는 빚을 갚으러 검을 두고 간 것이오."
회주가 한참 아무 말도 안 했다. 그리고 —
"…의원은 은원을 나보다 잘 읽는군."
"의원이 아니라 장부 주인이오."
돌아가겠다고 했다. 마당으로.
회주가 말렸다. 표적. 흑연방이 흩어졌다지만 흩어진 것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본가가 안전하다. 나는 들었다. 알겠소, 라고 했다. 들었다는 뜻으로.
"의원은 걷소. 그런데 이번엔 말을 타겠소."
"…의원이 말을 타시오?"
"이 사람이 돌아올 곳은 마당이오. 본가가 아니오. 다치면 돌아가서 갚겠다고 했소. 돌아가는 데가 마당이오. 그러니까 마당에 있어야 하오. 돌아오는 사람보다 먼저."
코믹한 일은 그래서 생겼다. 말에 오르는 데 이번엔 혼자 반 시진이 걸렸다. 무사 셋이 도우려 했는데 나는 거절했다. 혼자 타 보려고. 열 번 미끄러지고 열한 번째에 안장에 앉았다. 회주가 안뜰에서 그것을 보고 처음으로 상복 아닌 얼굴로 웃었다.
"…결이가 반 시진 걸려 태우더니, 의원은 혼자 반 시진이군."
"셈이 같소."
말 위에서 하루. 고삐를 쥔 것은 회주의 무사였다. 나는 안장을 붙들고 있었다. 산이 하나 지나갔다. 비는 그쳤다. 길이 젖어 있었다.
산 아랫마을 어귀. 저녁.
마을은 그대로였다. 주막. 담. 의원. 맞은편 집 창문은 비어 있었다. 호위 둘은 본가로 돌아갔으니까. 나는 말에서 내렸다. 반 시진이 아니라 한 번에. 미끄러지면서. 무릎을 짚고 일어났다.
문을 열었다.
마당. 평상. 시렁. 헛간. 지붕. 다 그대로였다. 장작이 헛간 앞에 두 배로 쌓여 있었다. 대패질한 단면으로. 겨울치의 두 배. 나는 그것을 봤다. 여전히 아궁이에 넣기 아까운 것들.
평상에 앉았다. 세 걸음보다 가까운 자리. 옆이 비어 있었다.
기다림은 열흘이었다.
열흘 동안 환자가 왔다. 살렸다. 열흘 동안 장부를 썼다. 「지붕. 젖음.」 「장작. 안 줄어듦.」 「평상. 옆.」 「서문결.」 이름은 매일 썼다. 한 번 쓴 이름은 그만 쓸 수가 없었다.
마을 아이들이 왔다. 나무 막대를 들고. "무사님 안 오세요?" 나는 "…돌아오는 중이오"라고 했다. 아이들은 그 대답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 나도 확실히는 몰랐다. 검이 바위에 있고 사람이 없다는 것만 알았다.
열하루째 밤, 비가 왔다.
가을비가 아니었다. 폭우였다. 열 달 전 그 밤과 같은. 지붕을 두드리는 소리. 나는 등을 들고 평상에 앉아 있었다. 처마 밑. 비는 마당을 때렸다. 시렁을 흔들었다. 헛간 문이 덜컹거렸다.
문 두드리는 소리였다면 오히려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들린 것은 마당에서 나는 둔탁한 소리였다.
열 달 전 그 밤의 문장이 그대로 돌아왔다. 다른 것은, 이번엔 내가 등을 들기 전에 이미 소매를 걷고 있었다는 것뿐이었다.
— 26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