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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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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빚은 검으로 갚지 않는다

21화. 젖은 자국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새벽에 말발굽 소리가 났다. 어귀에서. 그리고 멀어졌다.

나는 마당에 서 있었다. 배웅은 문 앞까지였다. 그가 말에 올랐고 — 세가 소가주는 말을 탄다 — 회주의 사람 둘이 앞뒤에 섰고, 그가 나를 봤다. 반 박자. 그리고 세 걸음이 아니라 말 다섯 걸음 앞에서, 돌아보지 않고 갔다. 돌아보면 못 간다는 것을 나도 알았다.

헛간이 비었다. 지붕이 비었다. 문 앞 담벼락이 비었다. 세 자리가 한꺼번에.

이레째 비가 왔다.

가을비. 지붕을 두드리는 소리. 폭우의 밤과 같은 소리. 나는 등을 들고 마당에 나갔다. 아무것도 없었다. 마당 한가운데 사람이 엎어져 있지 않았다. 그게 당연한데 그게 이상했다.

다음 날 아침, 사다리를 놓고 지붕에 올라갔다.

기와가 전부 새것이었다. 그가 놓은. 마른 자국이 생기던 자리도 새 기와였다. 그 자리에 —

빗물이 고여 있었다.

젖어 있었다. 사람이 앉아서 비를 대신 맞은 자리가 아니었다. 그냥 기와였다. 여덟 달 만에 처음으로 젖은 자리. 나는 그 앞에 쪼그려 앉아 한참을 봤다. 여덟 달 전에 마른 자국을 보고 앉았던 그 자세로. 반대의 것을 보면서.

내려와서 장부를 폈다. 한 줄.

「지붕. 젖음.」

마을은 평소였다. 환자가 왔다. 감기, 배앓이, 낙상. 나는 살렸다. 의원은 누구든 살린다. 만천회 무사 둘은 맞은편 창문에 있었다. 호위. 정중하게. 아침마다 "밤새 별일 없었습니까"를 했다. 별일은 없었다. 그것이 별일이었다.

코믹한 일은 그 무사들한테서 나왔다. 장작이 두 배로 패어 있었는데도 그들은 도끼를 들고 왔다. 할 일이 없어서. "의원님, 장작 패 드릴까요." 나는 도끼를 봤다. 그리고 —

"검으로 패시오."

"…네?"

"검으로. 대패질하듯이."

무사 둘이 서로를 봤다. 검으로 장작을 패는 것은 병법에도 무사 예법에도 없는 일이었다. 하나가 시도했다. 장작이 두 동강 났다. 거칠게. 단면이 톱밥 같았다. 나는 그것을 아궁이에 넣으며 처음으로 소리 내서 웃었다. 이레 만에. 그 무사는 자기가 왜 웃음거리가 됐는지 몰랐다. 검으로 장작을 곱게 패는 사람이 세상에 하나 있고, 그 사람이 산 셋 너머에 있다는 것을 몰랐으니까.

밤. 평상. 혼자. 약탕기.

마실 사람이 없는 약탕기를 나는 여전히 올렸다. 핑계가 아니었다. 그냥 습관이었다.

지붕을 봤다. 아무도 없었다. 처마에서 물이 안 떨어졌다. 젖은 밤인데. 비를 대신 맞을 사람이 없어서 처마는 그냥 젖어 있었다.

"…거기 있소?"

약탕기에 대고 말했다. 창문을 등지고. 습관으로.

대답이 없었다. 물방울도. 당연했다. 나는 약탕기를 저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 사람이 산 셋 너머에서 뭘 먹고 있을지. 쌀 자루 하나. 냄비. 부싯돌. 불은 피울 줄 안다. 사흘 걸려 배웠으니까. 밥은 안 태울 것이다. 솔잎은 안 먹을 것이다. 써서.

품에 종이 한 장. 「이자요. 이슬.」

그것을 가지고 돌아온다고 했다. 거짓 맹세를 안 하는 사람이.

보름째, 흰 봉투가 왔다. 회주의 사람 편에. 수신인은 나였다. 의원 연이 친전. 붉은 봉투가 아니라 흰 봉투. 나는 열었다. 열지 말라는 사람이 없었다.

회주의 글씨였다.

「의원. 결이는 앞에 서 있소. 산 셋 너머 흑연방 앞에. 만천회 무사 쉰이 그 뒤에 있소. 그러나 흑연방은 검보다 독으로 오는 자들이고, 독은 검이 못 막소. 우리 무사 여섯이 이미 독으로 누웠소. 원인을 모르오.

의원께 청하오. 본가로 오시오. 흑연방의 독을 아는 손이 필요하오. 산 셋 너머로 보내는 약을 본가에서 지어 주시오. 결이가 앞에 서 있는 동안, 그 뒤를 지키는 것은 검이 아니라 약이오.

표적이 의원이라는 것을 아오. 그래서 본가로 오시라는 것이오. 여기가 마당보다 안전하오. 호위 둘이 모시겠소.」

나는 봉투를 놓았다. 평상에. 두 장부 옆에.

산 셋 너머에서 이 사람이 앞에 서 있다. 검으로. 그런데 흑연방은 독으로 온다. 검이 못 막는 것. 의원이 막는 것.

그대가 살리는 세상과 내가 베려는 세상이 같은 세상이면.

이제 알겠다. 같은 세상이었다. 이 사람이 베는 곳에서 내가 살려야 하는 사람들이 누워 있었다.

장부를 폈다. 한 줄 썼다.

「본가로. — 이건 약초 핑계가 아니오.」

— 22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