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빚은 검으로 갚지 않는다
20화. 정산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정산은 평상에서 했다. 밤에. 장부 두 권을 놓고.
그의 것과 내 것. 손바닥만 한 책자와 엽전 단위로 시작한 장부. 나는 두 권을 펴 놓고 나란히 봤다. 같은 날짜에 같은 것이 적혀 있는 날이 많았다. 「소금. 웃음.」과 「소금 세 배. 웃음.」 「평상 끝.」과 「평상 끝.」 「이자요.」와 「이자요. 이슬.」
"정산이 되오, 이거."
내가 말했다.
"…안 되오."
"안 되는데 정산한다고 했잖소."
그가 두 장부를 봤다. 병법 문제. 다섯 해 동안 안 풀어 본 문제의 마지막 장. 그리고 —
"빚, 다 갚았—"
그가 말을 멈췄다. 스스로. 거짓 맹세를 안 하는 사람이 거짓말을 하려다 멈춘 것이었다. 다 갚았소, 라고 하면 떠날 수 있다. 목숨빚이오, 갚기 전에는 못 가오, 의 반대니까. 그런데 그 말은 거짓이었다. 이 장부는 갚을 수 없는 장부다. 본인이 그렇게 말했다.
"…못 갚소."
그가 다시 말했다. 진짜로.
"빚은 못 갚소. 갚으면 떠나야 하니."
"떠나잖소. 산 셋 너머로."
"떠나는 것과 갚는 것은 다르오."
나는 그 문법을 받았다. 알겠소가 들었다는 뜻이고, 정하지 않음이 안 뽑음이라는 뜻이듯. 떠나는 것과 갚는 것은 다르다. 갚으면 못 돌아온다. 안 갚고 떠나면 —
"정산은 안 하겠소."
그가 장부를 덮었다. 자기 것을. 그리고 내 것도 덮어서 내 쪽으로 밀었다. 밥그릇을 밀듯이.
"빚은 남겨 두고 가오. 그래야 —"
검집이 열렸다. 오늘의 한 번. 나는 그 소리를 들었다.
"— 돌아올 이유가 있소."
떠나는 것은 사흘 뒤였다. 회주의 사람들이 산 아랫마을에서 그를 데려가기로 했다. 말과 함께.
사흘 동안 그는 장작을 겨울치의 두 배로 팼다. 물독을 채우고, 울타리를 손보고, 지붕 기와를 전부 다시 놓았다. 마른 자국이 생기던 자리까지. "이자요"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여섯 달 전 뒷산으로 갈 때처럼. 말없이. 장부에 안 적는 항목처럼.
마을 아이들이 왔다. 나무 막대를 들고. 그는 이번엔 깎아 주지 않았다. 대신 아이들한테 검을 보여 줬다. 뽑지 않고. 검집째로. "이건 나무 막대 깎는 것이 아니오." 아이들이 "그럼 뭐 하는 거예요?" 했고, 그는 한참 생각하다가 "…돌아오는 것이오"라고 했다. 아이들은 그 대답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 나는 알았다.
코믹한 일은 짐 싸는 데서 나왔다. 그가 쌀 자루를 쌌다. 냄비를 쌌다. 부싯돌을 쌌다. 여섯 달 전 내가 싸 줬던 것들을 이번엔 자기가. 그런데 쌀 자루가 두 개였다.
"두 개는 왜요."
"…한 개는 의원 것이오. 내가 없는 동안 장작 패 줄 사람이 없으니 밥이라도."
"쌀이 있으면 밥이 되오? 장작이 없는데."
"…장작은 팼소. 두 배로."
이 사람의 셈은 늘 이렇게 앞뒤가 맞아서 반박이 안 됐다. 나는 쌀 자루 하나를 헛간에 도로 넣었다. 그리고 약 몇 첩을 쌌다. 여섯 달 전처럼. 상처에 바르는 것. 열 내리는 것. 그리고 하나 더. 독을 늦추는 것. 흑연방한테 가는 사람한테 필요할 것이었다.
떠나기 전날 밤. 평상. 달.
그는 지붕에 안 올라갔다. 문 앞에도 안 앉았다. 평상에 앉았다. 내 옆에. 세 걸음보다 가까운 자리 옆. 좁은 평상.
"의원."
"네."
"장부, 마지막 장 하나 주시오."
"…내 장부를요?"
"한 장이오. 아무 날이나."
나는 내 장부를 폈다. 뒤에서부터. 마지막 장. 오늘 날짜. 아직 안 쓴 장이었다. 그 앞 장. 「쌀 자루 두 개. — 돌아오는 것이오.」 그 앞. 「지붕 기와 전부. 마른 자국 자리까지.」
나는 그 앞 장을 뜯었다. 여섯 달 전 것. 「이자요. 이슬.」 첫 번째 이자 항목. 그것을 그에게 줬다.
그가 받았다. 읽었다. 그리고 품에 넣었다. 아버지의 글씨가 든 회주의 종이가 있던 자리에.
"…이걸 가지고 가오?"
"이걸 가지고 돌아오오."
검집은 오늘 이미 한 번 열렸는데 — 아니, 안 열렸다. 오늘 것은 이거였다. 이걸 가지고 돌아오오. 나는 그 문장을 받아서 장부에 적지 않았다. 적으면 받은 것이 되고, 받은 것은 갚아야 하고, 갚으면 —
"돌아오시오."
내가 말했다. 이 사람 문법으로. 알겠소가 아니라 그냥.
"…돌아오겠소."
거짓 맹세를 안 하는 사람의 맹세였다. 빚 다 갚았소, 라는 말은 못 하고 돌아오겠소, 라는 말은 하는 사람 — 이 사람의 원칙이 이 마당에서 처음으로 나를 위해 쓰였다.
— 21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