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내 뒤에만 있어
1화. 넌 내 뒤에만 있어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F급 각성자는 게이트 안에서 아무것도 못 한다. 그게 통설이다.
내 능력은 '감지'다. 게이트 안에서 위험이 오는 방향과 타이밍을 몸이 먼저 안다. 등급으로 치면 F. 공격도, 방어도, 회복도 아닌 능력. 길드 '백야'가 나를 채용한 건 딱 하나의 용도 때문이었다. S급 하제온의 단독 레이드를 막기 위한 보조 요원. 새벽검이라고 불리는, 서울권 S급 3인 중 가장 젊고 가장 혼자인 검사.
"거절했어. 보조."
첫 합동 레이드 브리핑에서 그가 한 말은 그게 다였다. 나를 보지도 않았다. 길드장이 계약서를 밀었고 — 보조 요원은 언제든 레이드 참가를 거부할 수 있다, 그 조항은 나를 위한 것이었다 — 그는 서명하지 않은 채 게이트로 걸어갔다.
나는 따라갔다. 계약서에 서명한 건 나였으니까.
게이트 안은 예상대로였다. 그는 나를 없는 사람 취급했다. 앞만 봤다. 검이 한 번 나가면 하나가 베였고, 그는 멈추지 않고 다음으로 갔다. 나는 열 걸음 뒤에서 그 등을 따라갔다. 감지는 계속 켜져 있었다. 위험은 앞에서만 왔고, 앞은 그가 다 처리했다.
던전 3층 갈림길에서 감지가 비명을 질렀다.
앞이 아니었다. 왼쪽 벽. 벽 안쪽에서 뭔가가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고, 소리도 없고, 그의 검은 앞을 향해 있었다. 0.5초 뒤였다.
"왼쪽, 지금."
내가 소리쳤다.
그의 검이 돌아갔다. 생각보다 빨리.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왼쪽 벽이 터지면서 나온 것 — 위장 계열 마수, 벽과 같은 색 — 이 그의 검에 정확히 반으로 갈렸다. 갈리고 나서야 나는 그게 무엇이었는지 봤다. 그의 목 높이였다.
그가 검을 내렸다.
돌아봤다. 처음으로. 하늘색 눈이 발광하고 있었다. S급의 눈. 그 눈이 나를 위아래로 한 번 훑었다.
"다쳤어?"
"…아니요."
"아니면 됐어."
그리고 앞을 봤다. 레이드는 계속됐다. 다른 게 있다면, 그가 열 걸음을 세 걸음으로 줄였다는 것. 내가 세 걸음 뒤에 있는지 확인하듯, 그의 걸음이 조정됐다.
레이드가 끝난 건 새벽이었다.
게이트 밖, 건물 옥상. 그가 검을 닦았다. 나는 난간에 기대 숨을 골랐다. 감지를 세 시간 켜 두면 몸이 빈다. 그가 검을 검집에 넣고, 나를 봤다. 두 문장을 이어 말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나는 그때 알았다 — 한 문장을 놓고, 그 문장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고, 다음 문장을 놓는다.
"넌 내 뒤에만 있어."
한 문장. 열 음절 안팎. 부사도 감탄사도 없었다.
"앞은 내가 본다."
그게 파트너 승인이었다. 브리핑에서 거절한 보조를, 첫 레이드 뒤 옥상에서 받아들이는 방식. 명령형이지만 강요가 아니었다. 나는 그걸 알았다 — 계약서에 내가 거절할 권리가 있다는 걸 그도 알았고, 그래서 그 문장은 위치 지정이지 구속이 아니었다.
"…세 걸음이요?" 내가 물었다.
"세 걸음. 더 멀어지지 마."
그는 옥상을 내려갔다. 나는 난간에 남아서, 앞만 본다는 사람의 등을 봤다. 위험은 앞에서 오고, 그는 앞을 보고, 나는 뒤에 있는 구조. 명확했다. 그때는.
길드 기록 영상을 돌려본 건 보고서 때문이었다.
보조 요원은 레이드 후 감지 기록을 제출한다. 나는 영상을 틀어 놓고 감지가 반응한 지점을 표시했다. 3층 갈림길, 왼쪽 벽. 그 장면을 세 번 돌려봤다. 내가 소리치기 전에 그의 검이 이미 돌아가고 있었다는 걸 확인하려고.
그런데 다른 게 보였다.
그의 머리가 돌아가는 횟수. 앞만 본다던 사람이, 레이드 내내, 뒤를 돌아보고 있었다. 나는 처음부터 다시 돌리며 셌다.
한 번. 1층 입구. 두 번. 계단. 세 번, 네 번 — 열한 번.
레이드 내내 열한 번, 그는 뒤를 돌아봤다. 전부 내가 있는 쪽이었다. 짧게, 0.5초씩, 위험 확인처럼. 위험은 앞에서만 왔는데.
"앞은 내가 본다." 나는 그 문장을 영상 앞에서 다시 들었다.
앞을 보는 사람이 열한 번 뒤를 본다는 게 무슨 뜻인지, 보고서에는 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