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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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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적으로 이상한 날들

9화. 워크숍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워크숍 장소는 강가의 연수원이었다. 1박 2일. 이서는 4년 만에 처음 왔다.

첫날 프로그램은 팀 빌딩 게임이었다. 진행자가 말했다. "서로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 봅시다. 옆 사람 자리를 사무실 배치도에 표시해 주세요."

배치도가 돌았다. 나는 성우 선배 자리를 표시했다. 선배는 내 자리를 표시했다. 이서 자리는 세 사람이 표시했는데 세 곳이 다 달랐다. 창가 쪽. 안쪽. 그리고 팀장은 파티션 밖 복도에 표시했다. 복도에는 자리가 없다.

"이서 씨 어디 앉지? 민규 옆 아니었나?"

"제 옆이요."

내가 말했다. 배치도에 표시했다. 창가에서 두 번째 줄, 내 왼쪽. 모니터가 5도 기울어 있는 자리.

"5도?"

성우 선배가 물었다. 내가 배치도에 각도까지 적은 것이다. 직업병이다.

"…그냥 그렇다고요."

이서가 옆에서 배치도를 보고 있었다. 자기 자리가 정확하게 표시된 것을. 4년 만에 처음으로. 그 사람이 종이를 보는 시간이 좀 길었다.

저녁에 고기를 구웠다. 이서는 늘 그렇듯 어느 순간 사라졌다. 그런데 이번엔 내가 안 일어났다. 내가 안 일어나면 이 사람은 사라질 타이밍을 못 잡는다. 4년 치 관찰 결과였다.

그래서 이서는 사라지지 못하고 옆에 있었다. 성우 선배가 잔을 채웠다. 이서는 못 마시는 사람이 아니었다. 안 마시는 사람이었다. 마시면 존재감이 생기니까. 그런데 오늘은 사라질 타이밍이 없어서, 잔을 받았다.

두 잔째에 이서의 귀가 빨개졌다. 세 잔째에 문장이 길어졌다.

"…민규 씨는요, 숫자를 보면요, 이렇게 눈이 가늘어져요. 이렇게."

이서가 자기 눈을 손가락으로 가늘게 만들었다. 성우 선배가 웃었다. 팀장이 웃었다. 나는 웃지 못했다. 저 사람이 4년 동안 내 눈을 보고 있었다는 것을 저렇게 공개하고 있었으니까.

"이서 씨, 그만 마셔요."

"…네."

네, 라고 하고 넉 잔째를 받았다. 이 사람의 '네'는 대답이 아니라 마침표였다. 문장을 끝내는 용도.

밤 11시, 숙소 앞 강가.

나는 이서를 앉혀 놓고 물을 가져왔다. 이서는 물을 두 손으로 쥐고 있었다. 커피 때처럼.

"워크숍, 왜 안 왔어요. 4년 동안."

"…자리가 없어서요."

"오늘은 있었죠."

"…네. 민규 씨가 적었어요. 5도까지."

이서가 물컵을 보면서 웃었다. 취한 사람의 웃음인데 조용했다. 이 사람은 취해도 조용하다.

"저기요, 민규 씨."

"네."

"저는요. 자리를 안 만드는 게 편했어요. 어릴 때부터요. 자리가 있으면 없어질 때 티가 나니까요. 없으면, 없어져도 아무도 몰라요."

나는 그 문장을 받았다. 이 사람이 존재감을 지운 이유의 반쪽. 나머지 반은 다음에 물을 것이다. 취한 사람한테 다 묻는 것은 정면이 아니다.

"그런데 민규 씨는요."

이서가 나를 봤다. 강가 조명 아래서. 귀가 빨간 채로.

"7년 전부터 저를 봤어요. 30초 동안. 그 뒤로는 안 봤지만요. 그 30초면 됐어요. 그래서 —"

이서가 말을 끊었다. 그리고 이었다. 취한 사람의 속도로.

"— 그래서 입사도, 우연 아니에요."

나는 물컵을 든 이서의 손을 봤다. 흔들리지 않았다. 취했는데도.

"…무슨 뜻이에요."

"이 회사요. 우연히 온 거 아니에요. 민규 씨가 여기 있어서 왔어요."

강물 소리가 났다. 나는 4년 전 입사 첫날을 떠올렸다. 동기 오리엔테이션. 옆에 앉은 사람. 목소리가 작아서 이름을 두 번 물었던 사람.

그때 이미 이 사람은 나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서가 물컵을 내려놓고 일어났다. 그리고 숙소 쪽으로 걸어갔다. 한 번도 안 돌아보고. 나는 그 사람이 걸어가는 것을 봤다. 4년 동안 안 보이던 사람이, 오늘은 뒷모습까지 보였다.

— 10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