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적으로 이상한 날들
8화. 거절이 안 되는 것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두 번째 토요일은 이서가 정했다. 반만.
"장소는 제가, 시간은 민규 씨가요."
"그건 설계 아니에요?"
"…반은 설계예요. 반은 물어본 거고요."
반은 물어본 것. 그 사람 기준으로는 큰 진보였다. 나는 저녁 7시라고 답했고, 이서는 회사에서 두 정거장 떨어진 골목의 작은 식당을 골랐다. 예약은 안 했다. "예약하면 설계가 돼서요." 그래서 20분을 기다렸다. 나는 그 20분이 나쁘지 않았다. 4년 동안 기다린 적이 없었으니까. 늘 뭔가가 먼저 치워져 있었으니까.
밥을 먹다가 나는 4주 동안 묻지 않은 것을 물었다.
"왜 우연이어야 했어요."
이서가 젓가락을 놓았다. 이 사람은 중요한 말을 할 때 손을 비운다.
"정면으로 주면, 거절당할 수 있으니까요."
"…"
"우연은 거절이 안 돼요. 서랍에 이어폰이 돌아와 있으면 돌려줄 사람이 없어요. 담당자가 바뀌면 안 바뀌게 해 달라고 할 수가 없어요. 우연은 받는 사람이 받았다는 것도 모르게 받아요. 그러면 —"
"거절당할 일이 없다."
"…네."
나는 그 문법을 처음부터 다시 봤다. 4년 치 우연이 전부 거절을 피하는 구조였다. 무섭다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무서워하는 사람의 구조였다. 서늘한 쪽에서 설레는 쪽으로 값이 또 옮겨 갔다. 이 계산은 늘 이쪽으로 기운다. 5도쯤.
"이서 씨."
"네."
"저 거절 안 했어요. 4주 동안."
"…네."
"앞으로도 안 할 거예요. 그러니까 정면으로 해요."
이서가 젓가락을 다시 들었다. 그리고 아주 작게 말했다.
"…거절 안 하겠다는 것도, 정면으로 하시네요."
식당에서 나와 걸었다. 이서가 "이쪽이요" 했고 나는 따라갔다. 골목 두 개를 지나서 이서가 멈췄다.
"여기예요. 저희 집."
회사에서 두 정거장. 걸어서 25분. 나는 그 거리를 봤다. 그리고 하나를 물었다. 물어도 되는 것인지 모르면서.
"언제부터 여기 살았어요."
"…4년 전부터요."
입사와 같은 해였다. 나는 표본에 그것을 넣었다. 이서의 좌표는 전부 내 기준이었다. 회사, 자리, 모니터 각도, 막차 시간, 그리고 집.
무서워야 하는 값이었다. 나는 그것을 서늘한 쪽에 두었다. 이번에는 옮기지 않았다. 옮기지 않아도 괜찮았다. 3대 7이면 7이 이긴다. 나는 3을 없애려고 하지 않기로 했다. 3이 있어야 7이 보인다. 이 사람이 무서운 사람이라는 것과 이 사람이 좋다는 것은 같은 표본에서 나온 값이었다.
"…무섭죠."
이서가 물었다. 내 표정을 읽은 것이다. 4년 동안 5도 기운 모니터 너머로 읽어 온 표정이니까.
"조금요."
"네. 무서울 거예요."
이서는 변명하지 않았다. 이 사람은 변명을 안 한다. 그래서 나는 이 사람을 믿는다. 무서운 것을 무섭다고 인정하는 사람은 그 무서운 것으로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
"들어가요. 잘 자요."
"…민규 씨."
"네."
"다음 주 워크숍이요. 팀 워크숍. 저 원래 안 가는데."
"가요."
"…가면, 자리가 없어요. 제 자리."
"제 옆에 있어요."
이서가 현관 앞에 서 있었다. 들어가지 않고. 나는 그것도 셌다. 이 사람이 나보다 늦게 자리를 뜬 횟수. 1회.
월요일에 오 팀장이 워크숍 조를 짰다. 화이트보드에 이름을 적다가 팀장이 멈췄다.
"우리 팀 일곱 명 맞지? 여섯 명밖에 안 세지는데."
성우 선배가 손가락으로 셌다. 나도 셌다. 여섯 명이 이름을 댔고, 일곱 번째는 아무도 안 댔다.
옆자리에서 이서가 아주 작게 손을 들었다.
"…저요."
팀장이 이서를 봤다. 4년 동안 팀장이 이서의 이름을 화이트보드에 적는 것을 나는 처음 봤다.
— 9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