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적으로 이상한 날들
7화. 제가 부탁했습니다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한 계정이 유난히 많던데요.
나는 그 문장이 끝나는 것을 기다렸다. 한 과장은 마지막 페이지를 보고 있었다. 4년 치 회의실 예약 변경 로그. 흩뜨릴 수 없는 종류의 데이터였다. 예약 시스템은 계정 단위로 남으니까.
숫자 하는 사람은 숫자 하는 사람을 못 속인다. 그래서 나는 속이지 않기로 했다.
"제 옆자리 동기입니다."
"신이서 씨요?"
한 과장이 명단을 봤다. 이름을 찾는 데 시간이 걸렸다. 우리 팀 명단인데도. 그 사람은 명단 안에서도 존재감이 옅다.
"제가 부탁했습니다. 4년 동안."
거짓말이 아니었다. 나는 그것을 회의실에 앉아서 확인했다. 부탁한 적은 없다. 그런데 4년 동안 나는 매일 퇴근 무렵에 혼잣말을 했다. 회의실이 겹쳤네. 프린터가 또. 당 떨어진다. 옆자리에 들리게.
들리게 한 사람이 부탁한 것이다. 통계적으로는.
"부탁하셨다고요."
"회의실 정리, 총무팀 연락, 그런 것들이요. 제가 숫자만 보고 있으면 주변이 안 보여서요. 이서 씨가 그걸 대신해 줬습니다. 4년 동안."
"본인이 하시는 게 규정상 맞는데요."
"네. 그래서 사례로 올리시려면 저를 올리세요. 규정 위반 사례로."
한 과장이 나를 봤다. 그리고 웃었다. 정확한 사람이 정확한 사람을 알아보는 웃음이었다.
"규정 위반은 아니고요. 협업이죠. 옆자리 동기 협업 모델. 그렇게 쓸게요."
옆자리 동기 협업 모델.
그 문장은 다음 주 전사 보고서에 실제로 실렸다. 이서의 이름은 없었다. 팀 이름과 '옆자리'라는 단어만 있었다. 한 과장이 그렇게 써 줬다. 이름 없이 구조만.
성우 선배가 보고서를 읽고 말했다.
"옆자리 협업이면 나도 하는 건데? 내 옆자리 누구지?"
옆자리는 이서였다. 선배는 4년 동안 그것을 몰랐다.
그날 저녁, 이서가 또 안 갔다.
"…왜 그랬어요."
"뭐가요."
"제가 부탁했습니다, 요. 안 했잖아요. 부탁."
"매일 했어요. 혼잣말로."
이서가 대답을 못 했다. 이 사람은 사실 앞에서 대답을 못 한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이었다. 4년 동안 내가 흘린 혼잣말의 총량이 곧 부탁이었다. 나는 그것을 4주 전까지 몰랐고, 이 사람은 4년 전부터 알았다.
"그리고요."
내가 말했다.
"왜 그랬냐고 물었죠."
"…네."
"네가 편했으면 해서."
반말이었다. 내 쪽에서 처음.
이서가 굳었다. 목요일 커피 때보다 길었다. 나는 초를 세지 않았다. 세면 표본이 되고 표본이 되면 이 순간이 데이터가 된다. 데이터가 되면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나는 요즘 배우고 있었다.
"…말 놨네요."
이서가 아주 작게 말했다.
"죄송해요, 는 안 할게요."
"…네."
이서의 귀가 빨갰다. 이번엔 내 것도 그랬을 것이다. 확인은 안 했다.
11시 40분에 우리는 같이 나왔다. 막차가 11시 52분이니까 12분이 남았다. 4년 동안 이 사람은 이 12분을 한 번도 못 썼다. 내 야근이 끝나는 것을 보고 정리를 시작했으니까.
"이서 씨. 막차 몇 시예요."
"11시 52분이요."
"알면서 4년 동안 놓친 거죠."
"…네."
"오늘은 타요."
역까지 4분. 플랫폼까지 3분. 이서는 11시 49분에 플랫폼에 섰고, 열차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나를 봤다.
"…탈게요."
"타요."
"민규 씨는요."
"반대편이에요."
우리는 4년 동안 반대편이었다. 나는 그것을 오늘 알았다. 같은 역, 반대 방향. 이서는 4년 동안 내가 반대편 플랫폼으로 내려가는 것을 보고 나서야 자기 열차를 놓쳤던 것이다.
열차 문이 닫혔다. 이서가 창문 너머에서 아주 작게 손을 들었다. 나는 그것을 봤다.
숫자 하는 사람은 이런 것도 센다. 손 든 횟수. 1회.
— 8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