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적으로 이상한 날들
3화. 설계 밖의 일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믿으실 거예요?" 이후 사흘이 지났다.
나는 신고하지 않았다. 항의하지도 않았다. 자리를 옮겨 달라고 하지도 않았다. 상식적인 선택지들이 있다는 것은 알았다. 다만 그 선택지들은 전부 한 가지를 전제하고 있었다 — 그 4년이 나에게 해였다는 것.
계산이 그렇게 나오지 않았다. 그 4년 동안 나는 한 번도 다치지 않았다. 다칠 뻔한 것들이 조용히 치워졌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다른 계획을 세웠다.
이번엔 내가 설계할 차례였다.
역설계 1호는 막차였다.
이서는 야근하는 날마다 11시 52분 막차를 놓친다. 관찰 결과였다. 일을 끊지 못해서가 아니라, 내 야근이 끝나는 것을 보고 나서 정리를 시작하기 때문이었다. 순서상 늘 내가 먼저였고, 이서의 막차는 늘 3분 차이로 사라졌다.
수요일 야근 날, 나는 먼저 나가서 역 앞에 서 있었다.
11시 55분, 이서가 종종걸음으로 왔다. 그리고 나를 보고 멈췄다.
"…민규 씨?"
"가는 방향이 같아서요."
나는 그 사람의 화법을 그대로 돌려주었다.
"우연히."
이서의 표정이 처음으로 크게 움직였다. 놀람이라는 것을 그 얼굴에서 처음 봤다.
역설계 2호는 커피였다.
목요일 아침, 나는 이서보다 먼저 출근해서 이서 자리에 커피를 놓았다. 따뜻한 라떼. 서랍의 초콜릿과 어울릴 만한 것으로.
이서가 출근했고, 컵을 봤고, 든 채로 굳었다.
10초쯤. 사무실의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다. 저 사람이 굳는 것은 워낙 조용한 사건이라서. 4년을 옆에 앉은 나만 알 수 있는 정지였다.
점심 무렵 탕비실에서, 굳음이 덜 풀린 이서에게 물었다.
"별로였어요? 커피."
"아니요." 이서가 컵을 두 손으로 쥐고 있었다. 아직도. "…처음이라서요. 받는 쪽이요."
"이서 씨는 4년을 줬잖아요."
"그건." 이서가 시선을 내렸다. "그건 주는 게 아니라…"
말이 끊겼다. 나는 기다렸다. 이 사람의 문장은 원래 느리다.
"왜 그렇게까지 해줬어요?"
내가 물었다. 탕비실 정수기 소리만 돌았다.
"네가 편했으면 해서."
반말이었다.
이서의 눈이 커졌다. 자기 입에서 나온 것에 자기가 놀란 얼굴이었다.
"…아, 말 놨다. 죄송해요."
귀가 빨갰다. 4년 치 설계가 한 번도 들키지 않은 사람이, 반말 한 마디에 무너지고 있었다.
"대학교 1학년 때." 이서가 작게 말을 이었다. "교양 수업에서…"
나는 기억을 더듬었다. 1학년. 교양. 잡히는 것이 없었다.
"…아니에요. 그건, 다음에요."
다음 날부터, 우연이 멈췄다.
겹친 일정은 겹친 채로 있었고, 프린터는 고장 난 채로 반나절을 갔고, 커피는 각자 샀다. 세계가 보통이 됐다.
이서가 설계를 그만둔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것 같았다. 몰래 하는 것을 그만두겠다는 뜻. 우연의 문법을 폐기하겠다는 뜻. 이제부터는 —
금요일 퇴근 무렵, 이서가 처음으로 자기 쪽에서 말을 걸었다.
"저기, 민규 씨."
모니터 너머로, 작지만 또렷하게.
"이제… 우연 말고, 그냥 물어봐도 돼요?"
나는 의자를 돌렸다. 대답은 정해져 있었다. 그런데 내가 입을 열기 전에, 이서가 책상 서랍 두 번째 칸을 열었다.
초콜릿이 있던 칸이었다.
이서가 꺼낸 것은 초콜릿이 아니었다. 낡고, 모서리가 닳고, 오래 만진 티가 나는 —
— 4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