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적으로 이상한 날들
29화. 새 규칙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7층에서 연락 왔는데. 이서 씨 4층 복귀 요청. 본인이 냈대."
팀장이 서류를 내밀었다. 신이서. 4층 복귀 신청. 사유란에 한 줄.
옆자리가 비어 있어서요.
"이게 사유야? 인사팀이 이거 보고 나한테 전화했어. '이게 뭐냐'고. 나도 몰라서 '옆자리가 비었나 보죠' 했어."
"…팀장님이 그렇게 말하셨어요?"
"어. 틀렸어?"
"아니요. 맞아요."
7층 강지 팀장은 놓아주지 않으려 했다. 리셋맨만큼은 아니었지만 비슷했다. "이서 씨 없으면 신규 사업 못 굴려요." "이슈가 생기기 전에 없어지는 사람이 어디 또 있어요." 그리고 마지막에 — "유진 씨가 정직원 되면 보내 드릴게요. 인수인계해야 하니까."
유진의 정직원 전환은 다음 달이었다.
"…한 달이에요."
이서가 역 앞에서 말했다.
"한 달 뒤에 4층이요. 그런데 민규 씨."
"네."
"저 하나 정하고 싶은 게 있어요. 4층 가기 전에요. 같이 정해요."
토요일 벤치. 이서가 종이를 꺼냈다. 이번엔 접힌 종이가 아니라 펴진 종이였다. 뭔가 적혀 있었다. 두 사람의 글씨로 적을 자리를 남겨 놓은 것처럼 여백이 많았다.
"우연 금지의 예외 조항이요. 우리 거."
"우연 금지, 아니었어요?"
"…그거 고치고 싶어요. 정면으로."
이서가 종이를 무릎에 놓았다. 그리고 읽었다. 작게.
"예외 1. 우연은 서로한테만 해도 된다. 다른 사람한테는 안 한다."
"…이서 씨는 7층 사람들 곤란을 치웠잖아요."
"그건 정면으로 했어요. 회의실에서 말하고, 강지 팀장님한테 보고하고요. 우연으로 한 건 민규 씨한테만이에요. 앞으로도요."
"저도요. 초콜릿은 이서 씨한테만."
"…네. 예외 2. 우연을 하면 그날 안에 말한다. 또 했어요, 로."
"다음은요?"
"예외 3. 자기 곤란은 곤란이라고 말한다. 가끔 말고 자주."
내 문장이었다. 이 사람은 내 문장을 조항으로 만들었다.
"4는요."
"…4는 민규 씨가 정해요. 같이 정하는 거니까."
나는 종이를 봤다. 여백. 이서가 남겨 놓은 자리. 나는 볼펜을 받았다. 7년 전에 여백에 한 줄 쓴 것처럼. 그런데 이번엔 잊어버리지 않을 것이다.
예외 4. 옆자리는 회사 안이든 밖이든 비우지 않는다. 비워야 하면 말하고 비운다.
이서가 그것을 읽었다. 두 번. 그리고 아주 작게 말했다.
"…이건 예외가 아니라 —"
"예외예요. 제 기준으로는."
이서가 웃었다. 그리고 종이 맨 아래에 뭔가 적었다. 나는 그것을 읽었다.
— 신이서, 김민규. 5월 둘째 주.
"오늘 5월 아니잖아요."
"…7년 전 그 주요. 시작한 날짜를 적어야죠. 조항은."
한 달이 갔다. 유진이 정직원이 됐다. 7층 신규 사업팀에 정식 자리가 생겼다. 창가에서 두 번째 자리. 이서가 쓰던 자리. 모니터 각도는 유진이 정할 것이다.
이서의 송별회를 7층에서 했다. 강지 팀장이 "4층에 뺏기는 거지만 네 층 차이니까 봐준다" 했다. 유진이 이서한테 뭔가를 줬다. 작은 것. 초콜릿이었다. 서랍 두 번째 칸에 있던 종류.
"…이서 님. 이거 제가 알아낸 거예요. 어디서 사시는지."
"…유진 씨."
"네, 죄송합니다."
이서가 초콜릿을 받았다. 두 손으로. 나는 옆에서 초를 셌다. 1초. 유진이 그 1초를 봤다. 나는 유진이 그 1초를 보는 것을 봤다.
월요일 아침, 4층.
이서가 옆자리에 앉았다. 상자 하나를 들고. 4년 치 짐이 상자 하나. 초콜릿, 머그컵, 그리고 『확률과 일상』 노트.
모니터는 5도 기운 채로 있었다. 여덟 달 동안 아무도 안 건드렸다. 이서가 그것을 봤다. 그리고 손을 뻗어서 — 정면으로 돌렸다.
"…왜요."
"이제 정면으로 봐도 되니까요. 민규 씨를."
성우 선배가 뒤에서 "뭐야, 각도 바뀌었어?" 했다. 팀장이 "0도네" 했다. 이제 팀 전체가 그 각도를 셌다.
이서가 모니터를 켰다. 그리고 옆자리에서, 4년 동안 안 하던 것을 했다.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고, 고개를 돌려서, 나를 정면으로 보고, 말했다.
"…출근했어요."
"출근했네요."
"물어봐도 돼요?"
"물어봐요."
"…오늘, 점심 뭐 먹을지요. 같이 정해요."
— 30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