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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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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적으로 이상한 날들

26화. 이유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이직을 안 가기로 한 다음 주, 팀장이 나를 불렀다.

"너 경쟁사에서 제안 받았다며. 안 갔다며."

"…어떻게 아세요."

"한 과장이 알던데. 그쪽 인사팀이랑 아는 사이래. 근데 왜 안 갔어? 조건 좋았다던데."

나는 대답을 생각했다. 정면으로 해야 했다. 팀장한테도.

"이유가 여러 개예요."

"여러 개?"

"팀장님이 있고, 성우 선배가 있고, 4층이 있고, 7층이 네 층 위에 있어요. 그 전부가 이유예요."

팀장이 나를 이상하게 봤다. "7층이 왜 나와?"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팀장은 "뭐, 안 갔으면 됐다" 했다. 그리고 나가면서 빈자리를 봤다. "저 모니터 계속 저렇게 둘 거야?" "네." "5도?" "…팀장님도 아세요?" "다 알아. 이제." 4년 동안 아무도 몰랐던 각도를 팀 전체가 아는 데는 두 달이면 됐다.

이서가 그 말을 유진한테 들었다. 유진이 한 과장한테 들었고. 소문이 4층에서 7층으로 올라가는 데 이틀 걸렸다. 우연이 아니라 소문으로 오는 정보는 느리다.

"…이유가 여러 개라고 하셨다면서요."

목요일 저녁, 7층에서 내려온 이서가 말했다.

"네."

"제가 한 말이잖아요. 명함 때요."

"돌려준 거예요. 문법을요."

이서가 웃었다. 그리고 내 옆자리에 앉았다. 5도 기운 모니터 앞. 이제 이 사람은 4층에 오면 그 자리에 앉는다. 자기 자리처럼. 자기 자리니까.

"민규 씨."

"네."

"저 유진 씨한테 물어봤어요. 제가 뭘 하는 사람 같냐고."

"…뭐래요."

"'이서 님은 사람들 곤란을 미리 치우는 사람이에요' 그랬어요. 그리고 '그런데 요즘은 자기 곤란도 말하는 사람이에요' 그랬어요."

나는 그 문장을 봤다. 관찰 두 달 만에 유진은 이서의 4년과 두 달을 전부 읽었다. 정확했다. 무서울 정도로. 이서가 그 무서움을 아는지 나는 아직 몰랐다.

"…유진 씨가 저를 잘 봐요. 너무 잘 봐요."

이서가 말했다. 아는 것이다.

"제가 민규 씨를 보던 방식으로요. 그게 어떤 건지 저는 아니까요. 그래서 —"

"그래서요."

"…조금 무서워요. 제가 무서운 사람이었다는 걸, 유진 씨를 보고 알아요."

나는 그 말에 대답하기 전에 하나를 생각했다. 두 달 전 없는 것의 목록. 이 사람이 4년 동안 안 한 것들.

"이서 씨는 무서운 사람 아니었어요."

"…"

"무서운 사람은 선택을 건드려요. 이서 씨는 4년 동안 한 번도 안 건드렸어요. 유진 씨도 아직 아무것도 안 건드렸고요. 보는 것만으로는 무서운 게 아니에요. 보고 나서 뭘 하느냐가 무서운 거예요."

"…그럼 유진 씨는요."

"몰라요. 표본이 부족해요. 두 달이에요. 4년 봐야 알아요."

이서가 웃었다. 4년. 그것이 자기 숫자라는 것을 알아서.

토요일 벤치에서 이서가 가방에서 뭔가를 꺼냈다. 종이였다. 접힌 자국 하나. 내가 받은 것과 같은 종류.

"…또 썼어요. 곤란한 거."

"읽어도 돼요?"

"네. 이번엔 우연 아니에요. 정면이에요. 직접 주는 거니까."

나는 종이를 폈다.

토요일에 벤치 왼쪽이 비어 있으면, 저는 곤란해요.

"…이건 곤란이 아니라 —"

"곤란이에요. 제 기준으로는."

내가 두 달 전에 한 말이었다. 곤란이에요, 제 기준으로는. 이 사람은 내 문장을 전부 기억하고 있다가 필요한 자리에 돌려놓는다. 4년 동안 물건으로 하던 것을 이제 문장으로 한다.

"안 비울게요."

"…네."

"그런데 이서 씨. 이거 받는 쪽이 저인 거 알죠. 이제 제가 굳어요."

이서가 나를 봤다. 그리고 초를 셌다. 소리 내서. "1초. 2초. 3초." 나는 3초 만에 풀렸다. 핫도그 때 이 사람과 같은 기록이었다.

그날 밤 집에 와서 나는 책장을 정리했다. 이사 온 지 3년 만에 처음으로. 곤란한 것을 말하기로 한 사람 옆에 있으려면 나도 내 것을 좀 정리해야 할 것 같아서.

책장 맨 아래 칸에 대학 때 노트가 있었다. 1학년. 교양. 나는 그것을 꺼냈다. 표지에 『확률과 일상』이라고 적혀 있었다.

7년 만에 펴 봤다.

— 27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