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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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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적으로 이상한 날들

25화. 곤란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종이에는 한 줄이 있었다. 이서의 글씨. 작고, 느리고, 꾹꾹 눌러 쓴.

민규 씨가 가면, 저는 곤란해요.

그게 다였다. 이름도 없고 날짜도 없었다. 우연의 문법대로. 누가 놓았는지 모르게. 그런데 내용은 우연이 아니었다. 이 사람이 4년 동안 한 번도 안 한 것이 그 한 줄에 있었다.

자기 곤란을 말하는 것.

나는 종이를 들고 오래 앉아 있었다. 성우 선배가 "뭐 좋은 거 왔냐" 했다. 나는 "네" 했다. 좋은 것이 맞았다.

4년 동안 이 사람은 내 곤란만 치웠다. 자기 곤란은 없는 것으로 쳤다. 막차를 4년 동안 놓쳤는데 그것을 곤란이라고 부른 적이 없었다. 새벽 1시까지 일하고 "그냥 일이라서요"라고 했다. 자기한테는 곤란이라는 항목 자체가 없는 사람이었다.

그 사람이 처음으로 자기 곤란을 적었다. 내가 가면 곤란하다고. 그것은 '가지 마세요'가 아니었다. 4년이 붙은 무거운 문장이 아니었다. 그냥 자기 상태를 적은 것이었다. 나는 이러이러하다. 받는 사람이 알아서 하라고.

우연으로 하면 4년이 안 붙는다고 이 사람이 말했다. 맞았다. 이 종이에는 4년이 안 붙어 있었다. 대신 다른 것이 붙어 있었다. 이 사람 자신이. 4년 동안 물건에는 한 번도 안 붙어 있던 것.

수요일에 나는 답을 보냈다. 경쟁사에.

안 갑니다.

이유는 안 썼다. 그쪽에서 물을 이유가 없는 것이니까.

그리고 나는 그 결정이 누구 것인지 확인했다. 숫자 하는 사람은 확인을 한다. 이서의 종이를 읽기 전에 나는 이미 5도 기운 빈자리 하나 때문에 가는 쪽으로 못 정하고 있었다. 종이는 그것의 이름을 알려준 것뿐이었다. 그 빈자리가 무엇인지. 내 곤란이 아니라 저 사람의 곤란이라는 것.

결정은 내 것이었다. 종이가 없었어도 같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다만 종이가 있어서 결정이 빨랐다. 5일 빨랐다.

목요일 밤 역 앞에서 이서한테 말했다.

"안 가기로 했어요."

이서가 굳었다. 나는 초를 세지 않았다. 세지 않는 법을 배웠으니까.

"…그거, 제 종이 때문이에요?"

"아니요."

"…"

"제 결정이에요. 종이 읽기 전에 이미 한쪽으로 기울어 있었어요. 5도쯤."

이서가 그 숫자를 듣고 웃을 뻔했다. 그런데 웃지 않았다. 대신 다른 것을 했다.

"…죄송해요."

"뭐가요."

"제가 건드렸어요. 민규 씨 선택이요. 우연이라고 해도, 건드린 거예요. 4년 동안 안 하던 걸 했어요."

나는 이 사람을 봤다. 자기 곤란을 처음 말하고 나서 그것이 죄가 되는 사람을.

"이서 씨."

"…네."

"그 종이요. 그거 제가 4년 동안 받은 것 중에 제일 좋은 거였어요."

"…"

"이어폰이랑 택시랑 초콜릿이랑 다 좋았어요. 그런데 그건 전부 제 곤란이었어요. 이서 씨는 그 안에 없었어요. 이 종이엔 이서 씨가 있어요. 이서 씨 곤란이요. 그걸 처음 받았어요."

이서가 나를 봤다. 역 앞 조명 아래서. 귀가 빨갰다. 나는 이제 그것이 조명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지 않는다. 안다.

"…받은 거예요? 그게?"

"받은 거예요. 4년 중에 제일 좋은 우연이에요."

이서가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아주 작게, 흐린 어미로 말했다.

"…또 할게요. 그거. 곤란한 거 말하는 거. 가끔은요."

"가끔 말고 자주 해요."

11시 52분. 열차. 손. 7회. 그리고 이서는 창문 너머에서 입 모양으로 뭔가 말했다. 소리 없이. 나는 그것을 읽었다.

고마워.

반말이었다. 입 모양으로만.

— 26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