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적으로 이상한 날들
24화. 우연으로라도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이직 제안 메일은 일주일 동안 내 메일함에만 있었다.
나는 그것을 매일 읽었다. 조건은 좋았다. 작년보다 좋았다. 작년에 나는 3주 고민하고 안 갔다. 내 쪽 이유로. 그때 이서는 아무것도 안 했다. 없는 것의 목록 둘째 줄.
이번엔 이서한테 말했다. 정면으로. 수요일 밤 역 앞에서.
"경쟁사에서 제안이 왔어요. 조건이 좋아요. 2주 안에 답해야 해요."
이서가 나를 봤다. 그리고 손을 비웠다. 빈손이었는데 또 비웠다.
"…네."
그게 다였다.
목요일. "이서 씨, 어떻게 생각해요?"
"…민규 씨 선택이에요."
금요일. "이서 씨는 제가 가는 게 좋아요, 안 가는 게 좋아요?"
"…민규 씨 선택이에요."
토요일 벤치. "이서 씨 의견이 궁금한 거예요. 건드리라는 게 아니라."
"…의견을 말하면 건드리는 거예요. 저는요. 민규 씨가 제 말 듣고 정하면, 그건 민규 씨 선택이 아니게 돼요. 4년 동안 그거 한 번도 안 했어요. 지금 못 해요."
나는 그 논리를 알았다. 정확했다. 정확한 만큼 외로웠다. 이 사람이 두 달 전에 나한테 말했다. 안 건드리는 거, 되게 외로워요. 나는 지금 그 반대편에 있었다. 안 건드려지는 것도 외로웠다.
"이서 씨."
"…네."
"저 지금 이서 씨한테 물어보는 거예요. 정면으로. 이서 씨가 저한테 어디 있었으면 좋겠냐고 물었을 때 저는 대답했어요. 옆자리라고. 그게 건드린 게 아니라 말한 거라고 했어요. 이서 씨도 그렇게 하면 돼요."
"…민규 씨는 그게 되는데요. 저는 안 돼요."
이서가 강을 봤다.
"저는 4년 동안 민규 씨 하루를 설계한 사람이에요. 제가 '가지 마세요' 하면, 그건 말한 게 아니라 — 4년 치가 같이 말하는 거예요. 무거워요. 그거."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이 사람 말이 맞았다. 이 사람의 '가지 마세요'는 보통 사람의 '가지 마세요'와 무게가 다르다. 4년이 붙어 있다. 그 무게를 이 사람은 알고 있었고, 그래서 안 하는 것이었다.
일요일에 나는 혼자 표본을 다시 셌다. 이직의 장단. 숫자로는 가는 쪽이 이겼다. 조건이 좋았으니까. 그런데 표본 하나가 계속 걸렸다. 5도 기운 빈자리. 그것은 숫자가 아니었다. 나는 그것을 어디에 넣어야 할지 몰랐다. 숫자가 아닌 것을 표본에 넣는 법을 나는 아직 배우는 중이었다.
월요일 밤 11시 40분, 7층.
이서가 있었다. 11시 30분 정리를 안 하고. 나를 기다린 것이다. 이번엔 자백 안 해도 알았다.
"…답, 정했어요?"
"아니요. 금요일까지예요."
이서가 노트북을 닫았다. 자기 손으로.
"민규 씨."
"네."
"저 진짜 못 해요. 정면으로는요. 4년이 붙어서 무거워요."
"알아요."
"그런데 —"
이서가 나를 봤다. 5도 기운 모니터 옆에서. 7층 자리에서.
"— 그러면, 우연으로 하면 돼요?"
나는 그 질문을 봤다.
우연으로. 이 사람이 4년 동안 쓰다가 폐기한 문법. 나 때문에 폐기한 문법. 그런데 지금 이 사람은 그것을 다시 꺼내겠다고 묻고 있었다. 정면이 너무 무거워서. 정면으로 말하면 4년이 같이 말하니까, 우연으로 하면 4년이 안 붙으니까.
우연은 거절이 안 된다. 그리고 우연은 무게가 없다. 받은 사람이 받은 줄 모르니까.
"…네."
내가 말했다.
"우연으로라도 말해 줘요."
이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11시 52분 열차를 타러 갔다. 손을 들었다. 6회.
화요일 아침, 내 책상 위에 뭔가 있었다.
초콜릿이 아니었다. 접힌 종이였다. 새 종이. 접힌 자국이 하나뿐인.
나는 그것을 펴지 않고 봤다. 우연이었다. 이 사람이 4년 동안 하던 방식으로 내 책상에 놓인 것. 누가 놓았는지 아무도 모르게. 그런데 나는 알았다. 4년 동안 몰랐던 것을 이제는 안다.
종이를 폈다.
— 25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