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적으로 이상한 날들
21화. 리셋맨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강 부장이 돌아왔다.
첫 미팅은 목요일이었다. 나는 자료를 세 번 검토했다. 이 사람은 다 된 합의를 미팅마다 처음으로 되돌린다. 4년 전에 나는 이 사람 때문에 한 프로젝트를 여섯 번 다시 했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인사이동이 났고, 나는 그것을 운이라고 불렀고, 그것은 운이 아니었다.
"이서 씨는 그때 뭘 했어요?"
수요일 밤 역 앞에서 물었다. 정면으로.
"…아무것도요. 강 부장님 인사이동은 진짜 우연이에요. 제가 한 건 미팅 연기 요청이에요. 대한물산 실무자한테 메일로. 그날 민규 씨 미팅이 겹쳐 있어서요."
"인사이동은요."
"그건 진짜 그쪽 사정이었어요. 제가 회사 인사를 어떻게 해요."
나는 그 대답을 믿었다. 이 사람은 자기가 한 것과 안 한 것을 정확히 구분한다. 4년 치 표본이 그렇게 말했다. 그러니까 강 부장은 진짜 우연으로 떠났고, 진짜 우연으로 돌아온 것이다.
우연은 이쪽으로만 오는 것이 아니었다.
목요일 미팅은 예상대로였다.
"지난번 합의는 제가 없을 때 한 거니까요. 처음부터 다시 봅시다."
리셋. 나는 자료를 처음부터 다시 넘겼다. 강 부장은 두 번째 페이지에서 멈췄고, 세 번째 페이지에서 "이 숫자는 근거가?" 했고, 네 번째 페이지는 안 봤다. 다음 미팅은 다음 주. 그때 또 처음부터.
4층에 돌아와서 나는 책상에 앉았다. 옆자리가 비어 있었다. 4년 동안 이런 날 옆자리에는 아무 말 없이 초콜릿이 놓여 있었다. 오늘은 없었다. 이서는 7층이고, 우연은 폐기됐고, 나는 그것을 원한 사람이었다.
원한 것이 맞았다. 그런데 초콜릿은 없었다.
그날 밤 11시 40분, 7층에서 이서가 내려왔다. 내가 올라가기 전에.
"…들었어요. 강지 팀장님이 팀장님한테요."
"리셋맨이요."
"네. 여섯 번 다시 하셨던 거요. 4년 전에."
이서가 내 옆자리에 앉았다. 5도 기운 모니터 앞. 그리고 손을 비웠다.
"저 지금, 손이 가요."
"…뭐가요."
"미팅 연기 메일이요. 대한물산 실무자 주소 아직 알아요. 강 부장님 다음 주 일정에 다른 게 겹치게 할 수 있어요. 세 통이면 돼요. 손이 가요. 4년 동안 하던 거라서."
이서가 자기 손을 봤다. 가만히 있는 손을. 이 사람은 지금 자기 손을 붙잡고 있었다. 자백하기 전에 자백하고 있었다. 하기 전에.
"안 할게요."
"…"
"안 하기로 했으니까요. 그런데 안 하면 민규 씨가 여섯 번 다시 해요. 그게 —"
이서가 말을 멈췄다. 그리고 아주 작게, 빠르게, 처음 듣는 문장이 나왔다.
"— 그게 싫어. 보고만 있는 거."
반말이었다. 이번엔 자기가 알아차리지도 못했다.
나는 그 사람의 손을 봤다. 붙잡혀 있는 손. 4년 동안 내 하루를 치우던 손이 지금은 자기 무릎 위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었다. 그것이 이 사람한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나는 이제 안다. 7층 탕비실에서 초콜릿 30개를 놓아 봤으니까.
"이서 씨."
"…네."
"메일 세 통 말고요. 다른 방법 있어요."
"…뭐요."
"이서 씨가 회의실에 들어오는 거요."
이서가 나를 봤다.
"강 부장은 숫자 근거를 물어요. 매번. 저는 숫자는 맞는데 말이 느려요. 이서 씨는 4년 동안 제 자료를 다 봤죠. 5도 기운 모니터로. 오타까지 잡았잖아요. 그러니까 —"
"…저는 회의실에서 말 못 해요."
"단상에서 했잖아요. 200명 앞에서."
이서가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자기 손을 봤다. 붙잡혀 있던 손이 풀렸다.
"…그건 우연으로 하는 게 아니네요."
"네. 정면이에요. 강 부장 앞에서."
11시 52분이 지났다. 둘 다 몰랐다. 막차가 갔다. 이서가 그것을 알아차리고 시계를 보고, 다시 나를 봤다.
"…이번엔, 정면으로 할게요."
그리고 이서는 다음 날 아침 강지 팀장에게 말했다. 대한물산 미팅에 4층 지원으로 들어가겠다고. 자기 입으로.
— 22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