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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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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적으로 이상한 날들

16화. 옆자리요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제가 어디 있었으면 좋겠어요?

대답 안 해도 된다고 했다. 대답하면 선택을 건드리는 거라고. 나는 그 논리를 알았다. 4년 동안 이 사람이 지킨 논리니까. 그런데 나는 4년 동안 그 논리 때문에 이 사람을 못 봤다. 그 논리는 정확했고, 정확한 만큼 외로웠다.

숫자 하는 사람은 정확한 것과 옳은 것이 다를 때가 있다는 것을 안다. 나는 이번엔 정확하지 않기로 했다.

"옆자리요."

이서의 손이 멈췄다. 빈손이었는데도 멈추는 게 보였다.

"이서 씨가 어디 있었으면 좋겠냐고 물었죠. 옆자리요. 4층이든 7층이든 회사 밖이든. 제 옆이요. 그게 제 대답이에요."

"…"

"그런데 그건 제 대답이에요. 이서 씨 답은 따로 있어야 해요. 제 대답을 듣고 나서 이서 씨가 정하는 거예요. 저는 건드린 게 아니라 말한 거예요. 그 둘은 달라요."

이서가 나를 봤다. 오래. 그리고 아주 작게, 확인하듯이 말했다.

"…말한 거예요?"

"말한 거예요."

"건드린 거 아니고요."

"아니에요."

이서는 사흘 뒤에 답을 했다. 7층에.

정식 이동을 받았다. 신규 사업팀. 연봉과 직급이 종이에 적힌 대로. 강지 팀장이 4층에 내려와서 우리 팀장한테 인사를 했다. "좋은 분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팀장은 "아, 네, 뭐" 했다. 4년 동안 자리를 못 찾던 사람을 준 것이다.

성우 선배가 물었다. "그럼 이서 씨 자리는 이제 누가 앉아?"

"비워 두세요."

"왜?"

"…그냥요."

선배가 빈자리의 모니터를 봤다. 5도. 이제 선배도 그 각도를 안다.

그날 저녁 역 앞에서, 이서가 말했다.

"7층으로 정했어요."

"잘했어요."

"민규 씨 옆자리는 아니에요. 회사에서는."

"알아요."

"그런데 —"

이서가 문장을 끊었다. 그리고 이번엔 자기가 이었다. 내 쪽을 안 보고. 역 앞 조명을 보면서.

"회사 밖에서는, 옆자리 해도 돼요?"

나는 그 문장을 봤다. 옆자리 해도 돼요. 이 사람이 4년 동안 한 번도 안 한 것이 그 문장 안에 있었다. 자기 것을 달라고 하는 것.

"돼요."

"…그거, 무슨 뜻인지 알고 대답하시는 거예요?"

"이서 씨가 무슨 뜻으로 물었는데요."

이서가 나를 봤다. 귀가 빨갰다. 조명 때문이 아니었다.

"…같이, 있자는 뜻이요. 우연 말고. 설계 말고. 그냥."

"그 뜻으로 대답한 거예요."

11시 52분 열차가 왔다. 이서는 안 탔다.

"왜 안 타요."

"…오늘은 반대편으로 갈래요."

"제 쪽이요?"

"네. 민규 씨 집 앞까지만요. 그리고 돌아올게요. 택시로."

우리는 반대편 플랫폼으로 내려갔다. 4년 동안 이서가 내가 내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던 계단이었다. 오늘은 같이 내려갔다.

열차 안에서 이서가 말했다.

"저기요, 민규 씨."

"네."

"저 지금 설계 하나도 안 했어요. 택시도 안 잡아 놨고, 몇 시에 돌아갈지도 몰라요. 처음이에요. 아무것도 없이 움직이는 거."

"어때요."

"…무서워요. 조금."

"네. 무서울 거예요."

이서가 웃었다. 자기 문장을 돌려받고. 그리고 아주 작게, 내 쪽으로 5도쯤 기울었다. 열차가 흔들려서 그런 것이라고 하면 믿을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안 믿었다.

집 앞에서 이서는 택시를 불렀다. 앱으로. 자기 이름으로. 목적지는 자기 집.

"이게 정면이에요?"

이서가 물었다. 택시를 기다리며.

"네. 이서 씨가 이서 씨 택시를 잡는 거요. 그게 정면이에요."

"…4년 동안 민규 씨 택시만 잡았는데요."

"알아요."

택시가 왔다. 이서가 탔다. 창문을 내리고, 손을 들었다. 4회.

그리고 이서는 이틀 뒤에 말했다. "…또 했어요."

— 17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