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적으로 이상한 날들
15화. 어디 있었으면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파견 6주째, 7층 강지 팀장이 4층에 내려왔다. 우리 팀장을 만나러. 회의실 문이 닫혔고, 30분 뒤에 열렸다.
팀장이 나를 불렀다.
"민규야. 7층에서 이서 씨 정식으로 달래."
"…파견이 3개월인데요."
"3개월 안 채우고 바로. 강지 팀장이 이서 씨 없으면 신규 사업 못 굴린대. 이슈 처리 속도가 —"
"통계적으로 이상하죠."
"어, 그거. 그 말 했어."
나는 회의실 유리 너머를 봤다. 강지 팀장이 복도에서 이서와 얘기하고 있었다. 이서는 서류를 두 손으로 쥐고 있었다. 이 사람은 중요한 것을 두 손으로 쥔다.
나는 6주를 셌다. 7층에 올라간 초콜릿 30개. 양보한 회의실 4개. 이서가 4층에 내려온 횟수 1회. 내가 역 앞에 서 있던 밤 6번. 그리고 성우 선배가 "이서 씨 자리가 저기였어?"라고 물은 횟수 — 6주 동안 3번. 선배는 이서가 없어진 뒤에야 이서 자리를 세기 시작했다. 사람은 없어져야 세어진다. 이서가 어릴 때부터 알았던 것을 선배는 6주 만에 배우고 있었다.
그날 저녁, 이서가 4층에 내려왔다. 퇴근 뒤였다. 사무실에는 나뿐이었다.
"…들으셨죠."
"들었어요."
이서가 내 옆자리에 앉았다. 자기 자리였던 곳. 5도 기운 모니터 앞. 6주 만에.
"강지 팀장님이 정식으로 오라고 하셨어요. 연봉도, 직급도. 저 4년 동안 그런 얘기 처음 들었어요."
"잘된 일이에요."
"…그런데요."
이서가 서류를 봤다. 강지 팀장이 준 것. 조건이 적힌 종이.
"저는 이게 뭔지 모르겠어요. 4년 동안 저는 민규 씨 쪽만 봤어요. 제 쪽은 안 봤어요. 그래서 제 쪽에 뭐가 있는지 몰라요. 연봉이 오르면 좋은 건지, 직급이 오르면 좋은 건지. 저한테 좋은 게 뭔지 모르겠어요."
나는 그 문장을 받았다. 이 사람은 4년 동안 남의 곤란을 치우느라 자기 좋은 것을 한 번도 안 골라 본 사람이었다. 골라 본 적이 없으니 고르는 법을 모른다.
"이서 씨."
"네."
"이건 이서 씨가 정해요."
"…"
"저 때문에 정하지 말고요. 7층이 좋으면 7층으로 가요. 4층이 좋으면 4층으로 와요. 저는 어디든 옆자리를 만들 수 있어요. 회사 밖에도 옆자리는 있으니까."
이서가 서류를 내려놨다. 손을 비웠다. 중요한 말을 할 때.
"민규 씨는 계속 그래요."
"뭐가요."
"제 선택을 안 건드려요. 제가 민규 씨 선택 안 건드린 것처럼요."
"…배운 거예요. 이서 씨한테."
"그런데 저는 그거 4년 동안 했으니까 아는데요. 안 건드리는 거, 그거 — 되게 외로워요."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이 사람이 4년 동안 그 외로움으로 내 하루를 치워 왔다는 것을 지금 처음 들었다.
"안 건드리는 건 안 건드리는 거고요. 그래도 물어볼 수는 있잖아요. 정면으로."
이서가 나를 봤다. 5도 기운 모니터 옆에서. 6주 만에 옆자리에서.
"그래서 저, 정면으로 물어볼게요. 대답 안 해도 돼요. 대답하면 제 선택을 건드리는 거니까, 안 해도 돼요. 그런데 물어보는 건 제 거니까요."
"…물어봐요."
"민규 씨는, 제가 어디 있었으면 좋겠어요?"
— 16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