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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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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적으로 이상한 날들

12화. 곤란이 아니에요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팀 이동 신청서. 어제 날짜. 사유: 개인 사정.

나는 그 서류의 구조를 봤다. 이것은 이 사람이 4년 동안 해 온 것과 같은 것이었다. 내 곤란을 치우는 것. 다만 이번에 치울 곤란이 자기 자신이었다.

내가 시간을 달라고 했다. 이 사람은 그 시간 동안 내가 곤란해하는 것을 봤다. 모니터가 정면으로 돌아간 그 주 내내. 그래서 치운 것이다. 자기를.

"팀장님. 그거 철회 가능해요?"

"본인이 해야지. 근데 왜, 진짜 뭐 있어?"

"…제가 부탁할게요. 본인한테."

이서는 자리에 없었다. 탕비실에도 없었다. 나는 4년 동안 이 사람을 찾아본 적이 없었다. 늘 옆에 있었으니까. 찾는 법을 몰랐다.

비상계단에 있었다. 4층과 5층 사이. 창가에 서서 밖을 보고 있었다. 그 사람이 안 보이는 장소를 고를 때 어디를 고르는지 나는 이제 하나 알았다.

"이서 씨."

이서가 돌아봤다. 놀라지 않았다. 찾아올 것을 알았던 얼굴이었다.

"이동 신청, 왜 냈어요."

"…민규 씨가 곤란해 보여서요."

그럴 줄 알았다. 나는 계단을 한 층 올라가서 이서 앞에 섰다. 파티션이 없는 거리였다.

"곤란했어요. 일주일 동안. 맞아요."

"네. 그래서 —"

"그런데 이서 씨는 곤란이 아니에요."

이서의 말이 멈췄다.

"이서 씨는 4년 동안 내 곤란을 치웠어요. 회의실이랑 프린터랑 이어폰이랑. 그건 곤란이 맞아요. 치워도 돼요. 그런데 이서 씨는 그 목록에 없어요. 이서 씨는 물건이 아니에요. 치우면 안 되는 거예요."

"…"

"내가 곤란해 보이면, 앞으로는 물어봐요. 치우지 말고."

이서가 창가에 기대 있었다. 비상계단 창문은 열리지 않는 종류였다. 그 사람이 그 창문에 손을 대고 있었다.

"저는요."

이서가 말했다. 작게. 그런데 느리지 않았다.

"제가 한 걸 먼저 말한 적이 없어요. 한 번도요. 우연이니까요. 말하면 우연이 아니니까요."

"알아요."

"그런데 지금 말할게요. 제가 했어요. 이동 신청. 민규 씨가 시간 달라고 한 날 밤에, 집에 가서, 썼어요. 민규 씨가 저 때문에 눈이 안 가늘어지는 게 — 싫어서요."

먼저 말했다. 자기가 한 것을. 4년 만에 처음으로. 그리고 그다음 문장이 왔다.

"철회할게. 오늘."

반말이었다. 이서가 그것을 알아차리는 데 시간이 걸렸다. 알아차리고 나서도 고치지 않았다.

"…말 놨어요."

"네."

"안 고칠 거예요?"

"…오늘은 안 고칠게요."

이서는 그날 오후에 인사팀에 갔다. 철회서를 냈다. 돌아와서 "냈어요"라고 했다. 자기가 한 것을 두 번째로 먼저 말했다.

모니터는 5도 기울어진 채였다. 내가 기울인 그대로.

퇴근 무렵, 이서가 모니터 너머로 물었다.

"민규 씨. 이번 토요일도, 물어봐도 돼요?"

"물어봐요."

"…시간 있으세요?"

"있어요."

3주 만이었다. 나는 3주를 셌다. 이 사람이 없는 3주. 옆자리에 있으면서 없었던 3주. 그것도 표본이었다. 이 사람이 없으면 어떤지 알게 된 표본.

월요일 아침, 팀장이 나를 다시 불렀다. 회의실. 팀장은 이번엔 서류를 두 장 들고 있었다.

"민규야. 이서 씨 철회서 냈다며."

"네. 금요일에요."

"그런데 이동 확정됐는데?"

팀장이 두 번째 서류를 내밀었다. 인사 발령. 신이서. 7층 신규 사업팀. 파견 3개월. 발령일은 목요일 — 철회서보다 하루 먼저 처리된 날짜였다.

"인사팀 말로는, 신청서가 들어오자마자 7층에서 바로 잡아갔대. 7층 팀장이 이서 씨를 원래 눈여겨봤다나."

7층 팀장이 이서를 눈여겨봤다.

4년 동안 우리 팀 팀장도 못 찾은 사람을.

— 13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