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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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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싫으면 따라와

2화. 짐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두 번째 만남은 2주 뒤, 다른 게이트에서였다.

이번에는 사고가 아니었다. 점검 나간 C급 던전 입구에서, 그가 그림자에서 걸어 나와 다짜고짜 말했다.

"너 오늘 점검, 몇 층까지야."

"…그걸 왜—"

"몇 층."

"3층이요. 잠깐, 어떻게 여기—"

"협회 점검 공고는 게이트 앞에 붙어. 재활성 전조가 있는 던전만 골라서 보는 거고, 오늘은 여기가 그래." 감시가 아니라 던전을 보고 있었다는 얘기다 — 내가 아니라. "2층까지만 해. 3층은 내가 정리하고 신호 준다." 그는 이미 어둠 쪽으로 걷고 있었다. 나는 그 등에 대고, 2주간 묵힌 질문을 던졌다.

"강시혁 씨."

걸음이 멎었다. 후드 아래 보라색 눈이 천천히 돌아봤다. 사망 처리된 이름으로 불린 사람의 얼굴이 어떤지, 나는 그때 봤다. 놀람도 부정도 아니었다. 피곤함이었다.

"조회했구나."

"보고는 안 했어요. 목격자 란, 비워 놨어요."

"…" 그는 잠깐 나를 봤다. 계산하는 눈이었다. "잘했어. 계속 비워."

그리고 그날, 3층 정리가 끝나고 신호 대신 그가 직접 올라왔을 때, 이상한 일이 있었다. 그의 그림자가 — 던전 안에서 물처럼 자유롭던 그것이 — 내 근처에서 유독 짙어졌다. 그는 제 발밑을 한 번 내려다보고, 나를 한 번 보고, 뭔가를 확인한 얼굴이 됐다.

세 번째부터, 그는 나를 데리고 다니기 시작했다.

"짐. 갈 준비 해."

짐. 그게 내 호칭이었다. 협회에는 '민간 자문 동행'이라는 서류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모르게 만들어져 있었고, 나는 B급 던전 입구에서 헬멧을 쓰며 항의했다.

"짐이면 두고 다니는 게 낫지 않아요?"

"짐은 안전한 데 두는 거야." 그는 내 헬멧 버클을 확인하며 말했다. "제일 안전한 데가 내 옆이야. 걸어."

논리가 이상한데 반박이 안 됐다. 나중에 협회 연구원에게 들었다. 그림자 계열 각성자의 능력은 정신 상태에 좌우되는데, 강시혁의 그림자는 3년 전 사고 이후 불안정 판정 직전까지 갔다는 것. 그런데 최근 관측된 그의 그림자는 — 나와 동행한 기록의 그림자는 — S급 표본처럼 안정적이라는 것.

"주은 씨가 근처에 있으면 안정되는 거예요. 앵커라고 해요, 우리는." 연구원은 눈을 빛냈다. "그러니까 주은 씨가 설득해 주세요. 등록하라고. 사망 처리 해제하고, 협회 소속으로. 주은 씨 말은 들을 거 아니에요."

협회가 나를 통해 그를 잡으려 한다는 걸, 그 눈빛으로 알았다.

B급 던전이 무너진 건 그 다음 주였다.

정리 막바지에 코어가 이상 폭주했고, 천장이 통째로 내려앉기 시작했다. 파편이 비처럼 쏟아지는 소리. 나는 뛰지도 못하고 굳었는데, 시야가 갑자기 어두워졌다.

그가 나를 감싸 안고 천장을 등지고 있었다.

"뒤 보지 마. 내가 본다."

등 뒤에서 세계가 무너지는 소리가 났고, 그의 그림자가 우산처럼 우리 위로 펼쳐졌고, 파편은 그 검은 막을 두드리다 미끄러졌다. 그의 심장 소리가 생각보다 빨랐다. 무표정한 얼굴 안쪽에서만 뛰는 속도였다.

붕괴가 멎었다. 먼지가 가라앉기도 전에, 그는 나를 놓고 정확히 세 걸음 물러났다. 아무 일 없었다는 거리.

"다친 데."

"없어요. 그쪽은—"

"이동해."

명령은 평소와 같았는데, 나는 방금 그 명령 하나가 다른 종류였다는 걸 알았다. 왼쪽, 뛰어, 멈춰 — 전부 행동의 명령이었다. 뒤 보지 마, 내가 본다 — 그건 행동이 아니라 보호의 문장이었다. 이 사람의 감정은 어미가 아니라 명령의 내용으로 움직인다.

그날 헤어질 때, 그는 처음으로 뭔가를 줬다.

검은 돌 같은 것이었다. 손에 쥐면 미지근하고, 빛을 안 반사하는. "부적이야. 던전 아닌 데서 위험하면, 쥐고 내 이름 불러." 그는 그 말만 하고 그림자로 사라졌다.

다음 점검일에 연구원이 그걸 보더니 낯빛이 변했다.

"이거 어디서 났어요?"

"…왜요?"

"이거 그림자 조각이에요. 각성자 본체에서 떼어낸." 연구원은 계측기를 갖다 대고, 숫자를 보고, 나를 봤다. "주은 씨. 그림자 계열은 그림자가 곧 수명이에요. 이건 부적이 아니라 — 이 사람, 자기 수명을 떼서 준 거예요."

손안의 검은 돌이, 심장처럼 미지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