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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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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싫으면 따라와

3화. 의문문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S급 게이트 브레이크 경보는 새벽에 울렸다.

도심 한복판, 게이트가 임계를 넘겨 스스로 열리는 사고. 협회 전 병력 소집, 민간 통제선, 뉴스 속보. 나는 통제선 밖 대기 인력이었고, 대기라는 단어가 그렇게 무력하게 들린 적이 없었다.

그가 통제선 안쪽 어둠에 서 있는 걸 발견한 건, 순전히 그림자 때문이었다. 조명이 쏟아지는 광장에서 딱 한 자리만 어둠이 고여 있었다.

"강시혁 씨."

그는 돌아보지 않았다. 게이트를 보고 있었다. 임계를 넘긴 게이트는 검붉게 맥동했고, 협회 공격대는 진입 순번을 짜느라 아우성이었고, 그는 그 줄에 없었다. 혼자 들어갈 생각인 것이다. 순번도, 지원도, 퇴로 계산도 없이.

"협회 공격대 기다려요. 순번 짜고 있잖아요."

"기다리면 브레이크가 먼저야." 단문. 건조한 어미. "통제선 밖으로 가."

"돌아오는 계산은요?"

"…"

"왼쪽, 3초, 숨 쉬어. 나한테는 전부 계산해 줬잖아요. 당신 건요?"

"쓸데없는 계산 하지 마." 1화와 같은 문장이었다. 그때는 몰랐고 지금은 아는 문장. 쓸데없는 계산 — 이 사람 장부에서 자기 목숨이 분류된 계정 과목.

나는 주머니에서 검은 돌을 꺼냈다.

그의 시선이 처음으로 게이트에서 떨어져 그 돌로 왔다.

"돌려줄게요." 나는 그의 손을 잡아 돌을 쥐여 줬다. 미지근한 돌이 우리 두 손 사이에 있었다. "수명이라면서요. 남한테 떼 주지 말고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숨을 한 번 먹고, 말했다.

"나도 가요. 당신 그림자, 내가 옆에 있어야 안정되잖아요."

"안 돼."

"앵커 없이 들어가면 죽어요."

"죽는 건 계산에 있어."

"그게 문제라고요!" 통제선의 소음 속에서 내 목소리가 갈라졌다. "당신 계산에는 전부 있는데 당신만 없어. 구한 사람 수 세고, 못 구한 사람 수는 더 정확히 세면서, 왜 자기는 어느 쪽에도 안 넣어요. 나는 당신을 세는 사람이 하나는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게 나면 안 돼요?"

그가 멈췄다.

멈춘 그를 나는 처음 봤다. 던전 붕괴 속에서도 3초 뒤를 계산하던 사람이, 계산이 멎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보라색 눈이 흔들렸고, 입이 열렸다가, 닫혔다가, 다시 열렸다.

그리고 명령문이 무너졌다.

"…나도, 살아도 돼?"

시리즈의 모든 문장이 명령이었던 사람의, 최초의 의문문이었다. 낮고, 갈라지고, 3년 묵은. 죽기 싫으면 따라와 — 그 입버릇의 뒤편에 접혀 있던 문장이 이제야 앞면으로 뒤집힌 것이다. 죽기 싫었던 건, 죽으면 안 되는 이유를 몰랐던 건, 이 사람 쪽이었다.

내가 대답하려고 입을 뗀 순간 —

게이트가 비명을 질렀다.

검붉은 빛이 광장을 삼켰다. 임계 붕괴. 브레이크가 계산보다 빨랐다. 세상이 통째로 게이트 안쪽으로 접히는 감각, 그의 팔이 나를 끌어안는 감각, 그림자가 우리를 감싸는 감각 — 순서대로였는지 동시였는지 모르겠다. 빛도 소리도 위아래도 사라졌다.

눈을 떴을 때, 거기는 던전 안이었다.

S급 게이트의 내부. 하늘 대신 검붉은 막이 맥동하는 곳. 그가 내 옆에 무릎을 짚고 있었다. "다친 데." 명령형 안부. 나는 고개를 저었고, 그러다 발견했다.

빛이 없는 이 공간에서, 내 발밑에만 그림자가 있었다.

그의 그림자였다. 3년간 그를 삼키고 지켜 온 그 어둠이, 주인 발밑이 아니라 내 발밑에 고여서, 물결처럼 내 쪽으로 — 마치 처음부터 제자리였다는 듯이 — 모여들고 있었다.

"…이거, 왜 이래요?"

그가 제 발밑을 봤다. 텅 빈 바닥. 그리고 내 발밑을 봤다. 계산이 멎은 얼굴, 오늘 두 번째.

내 손끝에서, 어둠이 대답처럼 일렁였다.

— 4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