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싫으면 따라와
1화. 따라와, 죽기 싫으면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행정 점검은 원래 던전에서 제일 안전한 일이다.
클리어가 끝난 게이트에 들어가서, 잔여 마정석 수량을 세고, 안전 등급 서류에 체크하고, 나온다. 비각성자인 내가 5년째 하는 일이고, 5년간 아무 일도 없었다.
그날은 수량이 안 맞았다. 서류상 '회수 완료' 표기가 2건, 실물은 1건. 나는 한 층 더 내려갔고, 그 10분 사이에 —
게이트가 닫혔다.
경보도, 예고도 없었다. 입구 쪽에서 공기가 접히는 소리가 났고, 통신기가 죽었고, 던전 특유의 푸르스름한 광원이 한 톤 어두워졌다. 재활성화. 클리어된 던전이 다시 깨어나는, 확률 0.3퍼센트짜리 문장이 서류 밖으로 나온 것이다.
멀리서, 뭔가가 우는 소리가 났다. 짐승 소리라기엔 너무 여러 겹이었다.
도망쳐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어느 쪽이 도망인지를 모르겠어서, 나는 벽을 짚고 서 있었다. 그때였다.
발밑의 그림자가 움직였다.
내 그림자가 아니었다. 바닥의 어둠이 물처럼 일렁이더니, 그 속에서 손이 나왔다. 손은 내 손목을 잡았고, 어둠이 사람의 형태로 일어섰다.
남자였다. 검은 전투복, 낮게 눌러쓴 후드 아래로 보라색 눈이 빛났다. 그 눈이 나를 아래위로 한 번 훑었다. 부상 확인이라는 걸 나중에 알았다.
"비각성자." 혼잣말처럼 분류하고, 그가 말했다. "따라와. 죽기 싫으면."
"다, 당신 누구—"
"질문은 밖에서 해. 지금은 숨 참아. 셋 셀 동안만." 그는 이미 걷고 있었다. "하나."
나는 숨을 참았다. 둘, 에서 천장 위로 뭔가 거대한 것이 지나가는 진동이 있었고, 셋, 에서 그는 나를 기둥 뒤 그림자 안으로 당겼다. 그림자 안은 이상하게 따뜻하지도 차갑지도 않았다. 소리가 한 겹 멀어졌다.
"이제 쉬어."
숨을 뱉었다. 우는 소리가 지나갔다.
출구까지 40분, 그는 명령만 했다.
"왼쪽."
"멈춰. — 가."
"3초 뒤에 뛰어. 하나, 둘, 뛰어."
"물 마셔. 손 떨리는 거, 탈수야."
설명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명령을 따를 때마다 정확히 한 번씩 위험이 비껴갔다. 왼쪽으로 꺾자 오른쪽 통로가 무너졌고, 멈춘 자리 앞으로 촉수 같은 것이 훑고 지나갔다. 그의 명령은 전부 미래형이었다. 이 사람 눈에는 3초 뒤가 보이는 건가, 아니면 그림자가 알려 주는 건가.
"저기." 마지막 갈림길에서 나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도 못 나가면 어떡해요? 게이트 닫혔잖아요."
그는 반 박자 나를 봤다. 보라색 눈이 어둠 속에서 이상한 각도로 빛났다.
"쓸데없는 계산 하지 마. 걸어."
출구는 관리자용 보조 게이트였다. 폐쇄 시에도 외부에서 열 수 있는, 행정 요원인 나만 아는 줄 알았던 문. 그는 그 앞에서 멈추더니, 길을 비켜섰다.
"나가."
"…같이 안 가요?"
"안은 아직 안 끝났어." 그는 던전 안쪽의 어둠을 봤다. "나가. 문 잠그고, 협회에 재활성 보고하고, 오늘 본 건 잊어."
"이름이라도—"
"필요 없어."
"구해 줬잖아요. 이름은 알아야—"
그는 대답 대신 한 걸음 물러났다. 그림자가 발목부터 그를 삼켰다. 어둠에 잠기기 직전, 그가 마지막 명령을 남겼다.
"살아. 그거면 돼."
그림자가 닫혔다. 던전의 광원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벽을 비췄다.
협회 사무소로 복귀해서 재활성 보고서를 쓰는 데 세 시간이 걸렸다. 목격자 항목에서 손이 멈췄다. 검은 전투복, 보라색 눈, 그림자 계열. 나는 데이터베이스 검색창에 특징을 하나씩 넣었다.
결과는 한 건이었다.
사진 속 얼굴은 지금보다 어렸고, 눈빛은 지금보다 살아 있었다. 이름 석 자 아래, 붉은 스탬프 처리된 상태 표기가 있었다.
「강시혁. S급(그림자 계열). — 3년 전 게이트 붕괴 사고로 사망 처리.」
나는 세 시간짜리 보고서의 목격자 항목을 오래 보다가, 빈칸으로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