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얘기는 하지 않기로 했다
2화. 몸이 새는 것들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협업 2주 차에 나는 이상한 규칙성을 발견했다.
주간 회의의 자리 배치는 매번 조금씩 바뀐다. 프로젝터 위치 때문이기도 하고, 참석 인원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2주간 네 번의 회의에서, 내 자리만 항상 에어컨 바람을 등지고 있었다.
나는 여름 회의실에서 오른쪽 어깨가 시리다고 7년 전에 말한 적이 있다. 한 번쯤은 우연이다. 네 번은 통계다.
좌석표를 짜는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는 데는 사내 메신저 한 줄이면 충분했다. 총괄님이 직접 짜세요. 꼼꼼하시더라고요.
수요일 회의에서 펜을 떨어뜨렸다.
바닥에 떨어진 펜이 구르기도 전에, 옆자리에서 펜 하나가 건너왔다. 문주원의 손이었다. 무의식적인, 반사에 가까운 동작이었다.
나는 그 펜을 알았다.
7년 전 그의 생일에 내가 선물한 것과 같은 모델이었다. 같은 색. 다른 점은 하나 — 그때 나는 펜 몸통에 각인을 넣었다. 이 펜에는 각인이 없었다. 같은 펜의 새것이었다.
각인이 있던 펜은 어디 갔을까. 닳도록 쓴 걸까, 버린 걸까, 서랍 어딘가에 있을까.
회의가 끝나고 펜을 돌려줄 때, 그의 손이 잠깐 — 아주 잠깐 — 떨렸다. 받는 손이었는지 주는 내 손이었는지는, 정직하게 말하면 확실하지 않다.
금요일 기획 리뷰에서 사고가 났다.
내 타깃 정의 슬라이드에서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네요. 특히 타깃 정의가. 예전부터 이런 걸 잘하셨죠."
회의실의 시간이 0.5초 멈췄다. 예전부터? 부임 3주 차 총괄의 입에서?
"…아, 지금 얘깁니다. 지난 분기 자료요. 인수인계 때 봤습니다."
시간이 다시 흘렀다. 다들 고개를 끄덕였고, 리뷰는 계속됐다.
나만 알고 있었다. 지난 분기 자료에 타깃 정의는 없었다. 그건 이번에 내가 새로 넣은 파트였다. 그가 예전부터라고 말한 예전은, 지난 분기가 아니다.
그리고 나도 샌다는 것을, 그 주에 알았다.
팀 커피 주문을 취합하는 날이었다. 메모장에 이름과 메뉴를 받아 적다가, 총괄 차례에서 손이 먼저 움직였다.
아메리카노, 샷 추가.
그는 아메리카노라고만 말했다. 샷 추가는 7년 전의 주문이었다. 아침 회의가 있는 날이면 꼭 샷을 추가하던.
지우려고 펜을 댔다가, 지우지 않았다.
커피가 도착했고, 나는 그가 첫 모금에 잠깐 멈추는 것을 봤다. 컵을 한 번 내려다보고, 아무 말 없이 다시 마시는 것도.
몸이 새는 것은 그 사람만이 아니었다. 이 관찰의 문제는 표본이 쌍방향으로 쌓인다는 것이었다.
야근이 겹친 목요일 밤, 엘리베이터에 단둘이 탔다.
12층에서 1층까지. 요즘 세상에 제일 긴 침묵이 가능한 장소.
7층쯤에서 그가 말했다. 정면을 본 채였다.
"7년 전 얘기는 안 하는 걸로 하죠."
숫자 버튼의 불빛이 6, 5, 4로 내려갔다.
"대신 지금 얘기는 얼마든지."
1층. 문이 열렸다. 그가 먼저 내렸고, 목례를 했고, 로비를 가로질러 갔다.
닫히는 문 안에 나는 잠깐 서 있었다. 지하 주차장 버튼을 눌러 둔 것을 잊고.
그 룰은 안도였을까, 거절이었을까. 아니면 — 지금 얘기는 얼마든지, 쪽에 방점이 있었을까.
지하 3층에 도착할 때까지 판별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