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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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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얘기는 하지 않기로 했다

3화. 재협상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발표 전날 오후 5시에 전화가 왔다.

클라이언트가 컨셉을 뒤집었다. 전면 번복. 발표는 내일 오전 10시 그대로.

팀이 얼어붙었다. 누군가는 한숨을 쉬었고 누군가는 벌써 야근 커피를 주문하고 있었다. 총괄의 지시는 짧았다.

"다시 만듭니다. 오늘 밤 안에."

그리고 그는 재킷을 벗어 의자에 걸었다. 7년 전에도 저 사람은 큰일 앞에서 문장이 짧아졌다. 나는 그 사실을 기억해 낸 나를 나무라는 대신, 노트북을 열었다.

밤샘 재작업은 이상할 만큼 빨랐다.

그가 화이트보드에 구조를 그리면, 내가 숫자를 채웠다. 내가 문장을 다듬으면, 그가 슬라이드 순서를 바꿨다. 서로 말이 거의 필요 없었다. "여기는—" "네, 뺐습니다." "그럼—" "3페이지로 옮겼어요."

새벽 2시쯤, 팀 막내가 조용히 말했다. "두 분 합 진짜 좋으시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을 알고 있어서였다.

이 합은 오늘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7년 전에 만들어졌고, 7년 동안 쓰지 않았는데, 남아 있었다. 몸에 밴 것들은 관두는 게 아니라 보관되는 모양이었다.

새벽 4시에 초안이 끝났다.

팀원들을 먼저 보내고 회의실에 둘이 남아 최종 점검을 했다. 그가 말없이 나가더니 커피 두 잔을 뽑아 왔다.

내 앞에 놓인 잔에서 진한 냄새가 났다. 샷 추가였다. 묻지 않고.

나는 그가 마시는 잔을 봤다. 그것도 샷 추가일 것이다. 지난주부터 사내 카페 주문 내역이 그랬으니까.

서로의 습관을 서로가 아는 채로,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새벽 커피를 마셨다. 룰은 침묵 위에서 유지되고 있었다. 7년 전 얘기는 하지 않았다. 다만 7년 전이 커피 두 잔에 들어 있었을 뿐이다.

발표는 성공했다.

클라이언트는 밤새 뒤집힌 버전을 원래 이게 낫지 않았냐는 얼굴로 승인했고, 팀은 그날 저녁 회식을 잡았다.

삼겹살집 연기 속에서, 대리님이 물었다. 언젠가는 나올 질문이었다.

"근데 두 분, 원래 아는 사이세요? 어제 보니까 합이 너무 좋으셔서."

테이블이 조용해졌다. 나는 잔을 든 채 수습 문장을 고르기 시작했다. 업계가 좁아서요. 예전에 세미나에서. 스쳤던 것 같기도.

그가 먼저 잔을 내려놓았다.

"네. 알던 사이입니다."

정적.

"잘."

부정도, 과장도, 수습도 없는 한 문장이었다. 대리님이 "역시!" 하고 웃었고, 화제는 클라이언트 뒷담화로 넘어갔고, 회식은 평화로웠다.

나만 평화롭지 못했다. 그는 방금 자기가 만든 룰을 자기가 어겼다. 7년 전 얘기를 하지 않기로 한 사람이, 알던 사이입니다, 잘, 이라고 말했다. 방어선은 하나뿐이었다 — 시제가 과거형이라는 것.

과거형이 이렇게 시끄러운 시제라는 것을 나는 그날 처음 알았다.

다음 날 아침, 자리에 앉아 찻잔을 봤다.

손잡이가 오른쪽에 있었다. 내가 둔 그대로.

오전 회의에서 내 자리는 에어컨 바람 정면이었다. 오후에 도착한 팀 커피에서 내 이름 옆에는 아메리카노라고만 적혀 있었다. 샷 추가는 없었다.

하루아침에, 전부, 멈췄다.

고치겠습니다 — 언젠가 지나가듯 했던 그 말을, 그는 처음으로 지키고 있었다. 좌석은 공정해졌고 커피는 정확해졌고 찻잔은 내 손버릇대로 놓여 있었다. 세계는 아무 문제가 없어졌다.

그런데 나는 그 돌아간 손잡이가,

— 4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