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3표 차로 이겼다
3화. 마감 10분 전의 몰표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마지막 날 아침 배식 줄에서, 지유 선배는 평소의 지유 선배였다.
"어이, 5미터." 국자를 든 채 나를 그렇게 불렀다. 별명이 정해진 모양이었다. "오늘 컨디션 어때. 어제 라면 두 그릇 먹던데."
"…좋아요."
반 박자 늦었다. 나도 알았다. 어젯밤부터 계속 이랬다. 바다를 싫어했다는 사람이, 바다에서 나한테 수영을 가르쳤다. 그 문장이 목에 걸려서 내려가지 않았다.
선배의 국자가 허공에서 멈췄다.
"너 뭐 잘못 먹었냐."
"라면을 두 그릇 먹었죠."
"오." 선배가 웃었다. 그런데 눈은 웃지 않았다. "말대꾸가 늘었네. 특훈 효과다."
내 식판에 밥이 얹혔다. 평소보다 반 주걱 많았다.
철수는 오전부터 시작됐다.
이불을 개고, 마당을 쓸고, 분리수거를 했다. 지유 선배는 그것도 전부 내기로 만들었다. 이불 빨리 개기, 쓰레기봉투 무게 맞히기. 조별 대항전이 됐고, 마당에는 마지막 날 같지 않은 웃음이 돌았다.
우리 조는 이불 개기에서 이겼고 마당 쓸기에서 졌다. 벌칙은 분리수거였다. 지는 순간 지유 선배가 제일 크게 웃었는데, 정작 페트병 라벨을 같이 뜯어 준 것도 선배였다. 벌칙의 규칙이 뭔가 잘못된 것 같았지만, 이 동아리에서 규칙을 따지는 건 두 달 전에 포기했다.
나는 재활용 기준을 공지에서 찾으려고 동아리 단톡을 거슬러 올라갔다.
그러다 멈췄다.
2주 전. 여행지 투표.
〈여름 MT 여행지 결정 — 마감 저녁 9시〉
산이 이기고 있었다. 마감 1시간 전까지 산 11, 바다 7. 나는 그 11 중 하나였다. 그런데 최종 결과는 바다 14, 산 11.
스크롤을 내렸다. 마감 10분 전, 8시 50분부터 51분 사이. 1분 안에 몰표 7개가 바다로 쏟아져 있었다.
우연이라기엔 정확했다. 어디서 본 정확함이었다.
버스는 오후 1시 출발이었다.
마당에 짐이 줄지어 놓였고, 부원들은 마지막으로 바다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었다.
"자, 붙어 붙어! 뒤에 바다 나오게!"
카메라를 세워 놓고 다들 자리를 잡는 동안, 나는 습관대로 대열의 반 걸음 뒤에 섰다. 그런데 팔이 잡혔다. 익숙한 정확함으로.
"5미터는 앞줄." 지유 선배가 나를 대열 한가운데로 끌어다 놓았다. "수료생이 왜 뒤에 서."
셔터가 열 번쯤 터졌다. 나중에 단톡에 올라온 사진 속에서 나는 바다를 등지고 웃고 있었다. 반 걸음 물러서지 않은 채로. 그게 두 달 만에 처음이라는 건 나만 알았다. 아니, 어쩌면 —
한 사람 더 알았을지도 모른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짐 옆에 서서 아까 본 투표 화면을 다시 생각하고 있었다. 마감 10분 전. 1분 안의 몰표 7개. 어디서 본 정확함.

"야." 옆에서 아이스크림이 날아왔다. 반사적으로 받았다. "특훈 수료 기념. 원래 지각비는 네가 사는 건데, 수료생 할인."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여기." 지유 선배는 자기 것의 포장을 뜯으며 바다를 봤다. "잘 갔다 왔네, 이번 MT."
파도 소리. 출발 10분 전.
물어볼 거면 지금이었다. 나는 어제 모닥불 앞에서 한 번 이 타이밍을 놓쳤다.
"선배."
"왜."
"…바다 싫어한다면서요."
선배가 멈췄다. 아이스크림을 든 손이 내려갔다. 캐리어 손잡이를 쥔 다른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게 보였다.
"…누가 그래."
평소보다 짧고, 조용한 목소리였다. 모닥불 앞에서 들었던 그 목소리.
"어제. 바람이요."
선배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바다를 한 번 보고, 나를 봤다. 파도가 두 번 왔다 갔다. 그리고 —
"싫어했지." 선배가 말했다. "지금도 별로 안 좋아해."
"근데 왜."
"왜 바다로 왔냐고?"
선배가 아이스크림을 한 입 베어 물었다. 시간을 버는 동작이라는 걸, 이제는 나도 알았다.
"야, 신입." 웃음기 없는 얼굴로, 선배가 입을 열었다. "너 그거 알아? 이번 투표, 사실은—"
빵. 버스 경적이 울렸다.
"출발합니다!" 기사님의 목소리가 마당을 갈랐다. 부원들이 우르르 짐을 끌고 움직였다.
선배가 눈을 한 번 감았다 떴다. 그리고 웃었다. 평소의 웃음으로 돌아와서.
"…타자. 서울 가서 말해줄게."
"네? 아니, 거기까지 말했으면—"
"수료생. 아이스크림 녹는다." 선배는 내 항의를 국자로 카레 얹듯 눌러 버리고, 먼저 버스 계단을 올랐다.
나는 마지막으로 바다를 한 번 돌아봤다. 이상하게, 반 걸음 물러서지 않고도 볼 수 있었다.
버스가 출발했다.
나는 아직 모른다. 마감 10분 전의 몰표 7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바다를 안 좋아하는 사람이 왜 바다에 표를 몰았는지. 그리고 그 이유가 — 내 가입 신청서 취미란에 적었던 한 줄, '바다 사진 찍기'와 관련이 있다는 걸.
옆자리에 앉은 지유 선배가 창문에 머리를 기대며 말했다.
"서울까지 3시간이다. 얘기가 좀 길어."
파도 소리가 멀어졌다. 이야기는 지금부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