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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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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3표 차로 이겼다

27화. 5미터 때부터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5월. 재활이 끝났다.

서윤 씨가 마지막 진료를 잡아 줬고, 선배는 혼자 갔고, 돌아와서 6번 레인 벽에 앉았다. 발목만 담근 채로. 그리고 나한테 종이를 보여 줬다. 재활 종료 확인서. 네 번 접힌.

"물 제한 해제. 50미터까지."

"…축하해요."

"내기하자. 지는 사람이 —"

"선배."

"왜."

"그거 이제 안 해도 돼요. 축하는 그냥 축하예요."

선배가 종이를 접었다. 다시 네 번. 그리고 트레이닝복 주머니에 넣었다. 왼손으로. 이제 오른손도 되는데.

"…습관이야."

"알아요."

"고치라는 거야?"

"아니요. 습관은 습관이에요. 포장이 아니니까."

선배가 나를 봤다. 반 박자. 한 박자. 그리고 물을 봤다. 6번 레인. 얕은 물. 열두 번째 신입이 30분 전에 8미터를 간 물. 나는 그 애한테 "됐네"를 했고, 선배가 그걸 옆에서 들었다.

"…너 이제 됐네 잘 하더라."

"돌려받은 거 아니에요. 제 거예요. 규칙 다섯 안에 들어 있어요."

그날 밤, 야간 자유 훈련. 8시. 선배와 나뿐. 관리 아저씨는 사무실. 조명 반쪽.

작년 8월 마지막 주의 그 밤과 같은 배치였다. 선배가 1번 레인에 섰다. 잠영.

"보여 줄게. 작년에 못 보여 준 거."

"…15미터에서 멈췄던 거요."

"응. 이번엔 끝까지."

선배가 물에 들어갔다. 소리 없이. 수면 아래로 실루엣이 미끄러졌다. 5미터, 10미터, 15미터 — 지나갔다. 20미터. 25미터. 벽. 선배가 올라왔다. 숨을 뱉었다. 오른팔이 흔들리지 않은 채로.

"됐네."

내가 말했다. 1번 레인 벽에서.

"…응. 됐어."

물 밖. 수영장 바닥. 둘이 앉았다. 젖은 채로. 작년 그 밤과 같은 자리. 선배가 오른어깨를 감싸지 않았다. 감쌀 이유가 없었다. 대신 두 손을 무릎에 올리고 물을 봤다.

"작년 이 자리에서."

"네."

"고등학교 때, 선수, 어깨, 접었어. 네 토막 줬지."

"네. 네 토막이요."

"오늘은 한 토막 더 줄게."

선배가 물을 본 채로, 짧게, 조용하게. 딴청 없이. 내기 없이. 규칙도, 문법도, 포장도 없이. 그냥.

"…좋아해."

한 박자.

"5미터 때부터."

1년 동안 이 사람한테 받은 문장 중에 내기도 규칙도 딴청도 안 붙은 건 이게 처음이었다. 포장을 벗긴 게 아니라, 포장할 게 없는 걸 그대로 준 것이었다.

물이 조용했다. 조명 반쪽. 관리 아저씨 사무실 불빛. 나는 그 세 글자를 받았다. 4년 동안 물속으로 도망가던 사람이, 수영장 바닥에 젖은 채로 앉아서, 물 밖에서 한 말이었다. 시끄러운 데서. 안 들려야 되는 게 아니라 들으라고.

"…5미터 때부터요?"

"응. 네가 새벽 바다에서 5미터 갔을 때. 내가 소리 질렀잖아. 아무도 없는데. 그때 알았어. 내가 남의 5미터에 그렇게 소리 지르는 사람인 줄 몰랐거든. 그 뒤로 계속 5미터야."

"그럼 신청서 때는요."

"그건 뽑은 거고. 좋아한 건 5미터 때부터."

선배가 나를 봤다. 웃지 않는 얼굴로. 안 웃어도 되는 자리에서. 그리고 그 얼굴이 아주 조금, 붉어졌다. 물 때문이 아니었다.

"…규칙 넷이야. 힘들어서 말로 하는 거야."

"…이게 힘들어요?"

"응. 물 밖이잖아. 제일 힘들어."

규칙 다섯이었다. 선배가 짧아지면 내가 길어지는 것.

"저는요."

"…응."

"MT 첫날 파도에서 팔 잡혔을 때요. 선배가 안 웃었잖아요. 놀릴 타이밍인데. 그때 이상했어요. 그리고 6시 특훈 통보하면서 '너 물 무서워하지' 했을 때, 두 달 동안 아무도 몰랐던 걸 이 사람이 안다는 게 —"

"…그게 뭐."

"그때부터요. 저는. 팔 잡혔을 때. 5미터보다 하루 전이에요."

선배가 3초 동안 아무 말도 안 했다. 그리고 —

"…내가 졌네. 하루."

"내기 아니에요."

"알아. 근데 졌어."

선배가 웃었다. 늦은 웃음. 눈이 붉어지는. 그리고 그 웃음이 끝나고 나서도 나를 보고 있었다. 물을 안 보고. 이 사람이 이 자리에서 나를 이렇게 오래 본 건 처음이었다. 작년 그 밤에도 10초였다. 오늘은 세지 않았다.

"…아, 덥다."

"거리 재는 거 그만뒀다면서요."

"응. 이건 진짜 덥다야."

5월 밤, 실내 수영장, 젖은 채로. 진짜 더웠다. 두 사람 다.

관리 아저씨가 9시에 나왔다. "아직 계셨어요? 작년에도 이 시간에 계셨던 것 같은데." 우리는 젖은 채로 일어났다. 선배가 오른팔을 자연스럽게 내리고 있었다. 자연스러웠다. 애쓰지 않고.

수영장 입구 게시판. 동아리 공지.

「여름 MT 여행지 결정 — 투표 마감 5월 31일 저녁 9시. 산 vs 바다.」

선배가 그 공지를 봤다. 그리고 나를 봤다.

"3표 차."

"4표 차요. 조건 추가했잖아요."

"…아, 맞다. 네 거 하나."

선배가 게시판 앞에서 손가락을 접었다. 하나, 둘, 셋, 넷. 규칙 세던 손으로.

"근데 5미터."

"네."

"작년에 내가 7명한테 보냈잖아. 마감 10분 전에."

"네."

"올해는 몇 명한테 보낼 것 같아?"

나는 계산해 봤다. 산이 몇 표 나올지, 바다가 몇 표 나올지, 4표 차가 되려면. 그런데 선배는 내 계산이 끝나기 전에 답했다.

"…한 명."

— 28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