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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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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3표 차로 이겼다

23화. 사과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장소는 선배가 정했다. 교내 수영장 관중석. 토요일 오후. 훈련 없는 시간. 텅 빈 수영장.

"물 근처여야 돼." 선배가 말했다. "물 밖은 무서운데, 물 근처면 도망갈 데가 보이니까."

"들어가려고요?"

"안 들어가. 보이기만 하면 돼."

그리고 나한테 한 마디 더.

"…있어. 관중석 반대편에. 안 보여도 되는데 있어."

나는 반대편 관중석에 앉았다. 25미터 너머. 물을 사이에 두고. 선배는 이쪽 관중석 중간에 앉았다. 3년 전 나한테 영상으로 보여 준 그 관중석 구도의 반대였다. 그때는 선배가 물속이었고 아빠가 관중석이었다. 지금은 둘 다 관중석이었다.

아빠가 들어왔다. 점퍼. 큰 손. 문 앞에서 멈췄다. 병실 문턱처럼. 그런데 이번엔 선배가 먼저 손을 들었다. 왼손으로. 이리 오라는 것도, 잘했다는 것도 아닌, 그냥 여기 있다는 동작.

아빠가 관중석 계단을 내려왔다. 선배 옆에 앉았다. 한 칸 띄우고. 편의점 벤치 한 칸. 나는 25미터 너머에서 그 한 칸을 봤다.

목소리는 안 들렸다. 물 너머니까. 수영장은 소리가 울리는데, 두 사람은 작게 말했다. 입 모양만 보였다. 나는 안 읽으려고 했다. 읽으면 감시고, 감시는 —

읽을 수 없었다. 25미터는 입 모양이 안 보이는 거리다. 선배가 그걸 계산했을 것이다. 있어. 안 보여도 되는데 있어. 그 말의 정확한 거리가 25미터였다.

10분. 아빠가 말했다. 선배는 물을 봤다. 15분. 선배가 뭔가 말했다. 짧게. 아빠가 고개를 숙였다. 20분. 두 사람이 아무 말도 안 했다. 물이 조용했다. 텅 빈 수영장에서 물은 소리를 안 냈다.

25분. 아빠가 일어났다. 계단을 올라갔다. 문 앞에서 돌아봤다. 선배는 물을 보고 있었다. 아빠가 나갔다.

나는 일어나서 25미터를 걸어갔다. 관중석을 돌아서. 선배 옆 한 칸에 앉았다. 아빠가 앉았던 자리.

"…들었어?"

"아니요. 안 들리는 거리였어요."

"계산했어. 25미터."

"알아요."

선배가 물을 봤다. 오래. 그리고 짧게, 조용하게, 잘라 내지 않고.

"밀어서 미안하다고 했어."

"…네."

"40미터에서 흔들리는 거 봤대. 관중석에서. 근데 밀었대. 48미터까지. 1위 하면 괜찮아질 줄 알았대. 어깨도, 나도."

"…선배는요."

"물속에선 안 들렸다고 했어. 그 말도. 4년 전 그 소리도, 오늘 미안하다는 말도, 물속에 있으면 안 들려서 —"

선배가 거기서 잘랐다. 그리고 다시 이었다. 자른 자리에서.

"— 그래서 물 밖에서 들으려고 여기 앉았다고. 오늘은 들렸다고."

"규칙 넷 얘기했어."

선배가 말했다. 관중석에서 일어나면서.

"아빠한테요?"

"응. 힘들면 말로 하라고. 뒤에서 밀지 말고. 4년 전에 그 말을 했어야 됐는데 못 했다고. 물속으로 도망가서."

"…뭐래요."

"몰랐대. 규칙이 있는 줄. 그냥 이기면 되는 줄 알았대."

선배가 관중석 계단을 내려갔다. 물가로. 발목까지 담갔다. 토요일 오후, 훈련 없는 수영장에서. 나는 옆에 섰다. 발목까지.

"이제 안 밀 거래."

"…네."

"대회 날 관중석에 앉아서 안 밀고 보기만 하겠대. 그게 되나 모르겠대. 4년 동안 안 해 본 거라."

"선배도 안 해 본 거잖아요. 물 밖에서 듣는 거."

"…응. 둘 다 처음이야."

선배가 물속의 자기 발을 봤다. 그리고 웃었다. 늦은 웃음도 평소 웃음도 아닌 세 번째 종류. 눈이 붉어지지 않는, 그냥 웃음.

"아, 덥다."

3월 말. 실내 수영장. 발목까지 담근 채로. 이번엔 정말로 조금 더웠다. 25분 동안 반대편 관중석에서 긴장하고 있던 사람도, 25분 동안 한 칸 옆에서 4년을 듣던 사람도.

"…이번 건 진짜 덥다예요?"

"응. 진짜."

"거리는요."

선배가 나를 봤다. 반 박자.

"…없어. 재는 거 그만뒀어."

여름부터 잰 거리가 버스 통로, 벤치 한 칸, 세면대 폭, 문 하나, 동아리방 폭이었다. 재는 걸 그만둔 자리가 발목까지 담근 물가라는 게, 이 사람다웠다.

대회 D-7. 목요일 훈련.

선배가 1번 레인에서 25미터를 갔다. 15미터. 오른팔이 —

흔들렸다.

재활이 잡아 준 각도가 무너졌다. 4년 전 영상의 40미터 지점 각도. 대회 때 15미터의 각도. 선배가 벽을 짚고 멈췄다. 20미터에서. 물속에서 굳지는 않았다. 스스로 멈춘 거였다. 규칙 셋. 힘들면 말로.

"…아파."

한 글자 반. 물속에서. 나는 3번 레인에서 봤다. 뛰어들지 않았다. 대회 때처럼. 대신 물 밖으로 나가서, 1번 레인 벽으로 뛰어갔다.

"규칙 셋이요. 말로 했네요."

"…응. 했어."

선배가 벽을 잡고 물을 봤다. 오른어깨를 왼손으로 감쌌다. 6개월 만에 다시 보는 동작.

"D-7인데."

— 24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