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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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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3표 차로 이겼다

20화. 물이 좀 깊은 마당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50미터는 2월 마지막 주에 갔다.

6번 레인이 아니었다. 1번. 선배의 레인. 깊은 레인. 회장이 6시에 문을 열었고, 관중석에 선배가 앉아 있었다. 보조기는 없었다. 팔은 120도까지 올라갔다. 물은 아직이었다. 3월 첫째 주.

"나 없이 가라며요."

"관중석은 없는 거야. 물 밖이니까."

"물 밖에서 코치한다면서요. 그게 있는 거잖아요."

"…말대꾸. 아이스크림."

출발대에 섰다. 50미터. 25미터 갔다가 벽 치고 돌아오는 것. 대회 때 관중석 함성 속에서 25미터를 갔고, 겨울 방파제에서 원격으로 3분을 서 있었고, 이제 50미터. 앞에 아무도 없었다. 뒷걸음질로 물러나 주는 사람이 관중석에 앉아 있었다.

물에 들어갔다. 조용했다. 25미터. 벽. 턴은 서툴렀다. 돌아오는 25미터 —

30미터에서 팔이 무거워졌다. 35, 40. 숨이 모자랐다. 45.

"발 닿는 데까지!"

관중석에서. 소리가 물속으로 들어왔다. 물속은 조용해야 하는데 들렸다. 선배가 대회 때 들었다던 그 방식으로. 나는 그 소리로 5미터를 더 갔다.

50. 벽.

고개를 들었다. 관중석에서 선배가 서 있었다. 왼손으로 오른손을 치는 손뼉. 소리가 작았다. 그런데 그 작은 소리가 아까 그 함성보다 컸다.

"…됐네."

관중석에서 물까지 들리는 됐네였다.

3월 첫째 주 월요일. 물 들어가는 날.

재활 병원에서 허가가 났다. 풀장, 발 닿는 데까지, 30분. 선배가 6번 레인 앞에 섰다. 수영복. 오른어깨에 수술 자국. 나는 그걸 보고 안 본 척했고, 선배는 내가 안 본 척하는 걸 봤다.

"봐도 돼. 자국. 훈장이야."

"…네."

"거짓말이야. 훈장 아니야. 그냥 자국이야. 근데 봐도 돼."

선배가 6번 레인 벽에 앉았다. 발을 담갔다. 발목. 4개월 만의 물. 선배의 발이 물속에서 천천히 움직였다.

"…차갑다."

"수영장이 원래 그래요."

"알아. 그래도."

선배가 일어나지 않았다. 벽에 앉은 채로 발목만 담그고 있었다. 5분. 10분. MT 첫날의 나였다. 3시간째 발목이면 정착이라던 사람이 10분째 발목이었다.

나는 물에 들어갔다. 6번 레인. 발 닿는 곳. 그리고 선배 앞에 섰다. 물속에서.

"규칙 하나. 내 팔 닿는 거리 밖으로 안 나가요."

"…그거 내 거잖아."

"규칙 둘. 발 닿는 데까지만. 규칙 셋. 힘들면 말로 해요."

선배가 나를 봤다. 벽에 앉아서. 물속에 선 나를. 여름 새벽 바다의 역전이었다. 그때 물속에 선 사람이 벽에 앉아 있고, 벽에서 물을 무서워하던 사람이 물속에 서 있었다.

"…규칙 넷은."

"나한테도 말로 해요. 힘들면. 선배가 만든 거예요."

선배가 3초 동안 아무 말도 안 했다. 그리고 벽에서 미끄러져 내려왔다. 물속으로. 발이 닿았다. 6번 레인. 얕은 레인. 선배가 물속에 섰다. 4개월 만에.

"봐요. 서 있는 거예요. 우리 지금 그냥 서 있는 거예요. 물이 좀 깊은 마당."

"…그것도 내 거."

"빌렸어요."

선배가 웃었다. 물속에서. 늦은 웃음. 그리고 그 웃음 끝에서, 물을 봤다. 조용한 얼굴로. 나는 기다렸다. 딴청이 나올지.

"…들려."

선배가 말했다. 물을 본 채로.

"물속인데 들려. 네 목소리. 규칙 하나 둘 셋 넷. 계속 들려."

"규칙 위반이에요?"

선배가 고개를 들었다. 나를 봤다. 물속에서. 4개월 만에. 그리고 —

"…아니. 괜찮아."

한 박자.

"들려도 괜찮아. 물러나는 소리니까."

12월 벤치에서 내가 한 말을 3월 물속에서 저 사람이 자기 문장으로 돌려줬다. 빌린 게 아니라 돌려준 것이었다.

30분이 됐다. 재활 허가 시간. 선배가 물 밖으로 나갔다. 6번 레인 벽에 앉았다. 발목만 다시 담근 채로. 나는 옆에 앉았다. 둘 다 젖은 채로.

"동아리방에서 회장이 그러던데요."

"뭐."

"다음 훈련부장. 선배 4학년이니까 인계해야 된다고."

"…그래서."

"회장이 저 어떠냐고 했어요. 2학년인데."

선배가 나를 봤다. 반 박자. 그리고 정색했다. 웃음기 없이. 물 무서워하는 사람을 비웃을 때, 억지로 시킬 때. 그 두 가지 경우 중 하나의 얼굴로.

"안 돼."

"…왜요."

"넌 아직 50미터야."

"50미터면 됐잖아요."

"안 됐어." 선배가 물을 봤다. 그리고 짧게, 조용하게. "훈련부장은 남 가르치는 자리야. 너는 아직 배우는 자리고. 내가 6개월 더 가르쳐야 돼."

"6개월이요?"

"…응. 내가 4학년 끝날 때까지. 그 뒤는 몰라."

그 뒤는 몰라. 선배가 자기 다음을 말한 건 처음이었다. 4학년 끝. 졸업. 그 뒤에 이 사람이 어디 있는지, 나는 물어본 적이 없었다. 물어볼 자리가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선배가 먼저 그 문을 열었다.

"…그 뒤에 어디 있어요, 선배."

선배가 젖은 발을 물에서 뺐다. 자국이 남았다. 그리고 딴청 없이.

"몰라. 근데 물 근처."

— 21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