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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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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3표 차로 이겼다

2화. 새벽 6시의 바다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알람보다 파도 소리에 먼저 깼다. 새벽 5시 40분.

잠을 설쳤다. 무서워서 반, 나머지 반은 설명이 안 된다. 어제 저녁부터 머릿속에서 같은 문장이 반복 재생 중이었다. 너, 물 무서워하지. 어떻게 알았을까. 두 달 동안 아무도 몰랐는데.

방파제 앞에 도착한 건 6시 5분이었다.

새벽의 조용한 방파제 바다에서 준비운동을 하며 돌아본다

지유 선배는 이미 와 있었다. 모래사장에 킥판 두 개를 세워 놓고 준비운동 중이었다. 나를 발견하자마자 손목시계를 확인하는 시늉을 했다. 시계는 차고 있지 않았다.

"지각. 5분. 아이스크림 하나."

"아직 6시 5분인데요."

"6시 5분이니까 5분이지. 계산 빠르네. 아이스크림은 두 개."

"왜 늘어나요?"

"말대꾸." 선배가 킥판 하나를 던져 줬다. "받았으면 계약 성립."

새벽의 바다는 낮과 달랐다. 조용하고, 평평하고, 회색이었다. 무섭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선배가 갑자기 진지해졌다.

"규칙 셋. 잘 들어." 손가락을 하나씩 접었다. "하나, 내 팔 닿는 거리 밖으로 안 나간다. 둘, 발 닿는 데까지만 한다. 셋, 힘들면 말로 한다. 부표 잡고 버티기 이런 거 없어. 말로. 알았어?"

"…네."

"좋아." 그리고 스위치를 켠 것처럼 다시 웃었다. "자, 오늘의 목표는 익사 안 하기. 목표가 낮지? 나 원래 목표 설정이 과학적이야."

특훈은 물에 들어가는 것부터 시작했다. 정확히는, 들어가서 서 있는 것부터.

"발 닿잖아. 여기 수심 1미터도 안 돼. 너 키가 몇인데."

"머리로는 아는데요."

"머리 말고 발로 알아야지." 선배는 내 옆에서 팔짱을 끼고 물에 잠겨 있었다. "봐. 나 지금 떠 있는 게 아니라 서 있어. 너도 서 있고. 우리 지금 그냥 서 있는 거야. 물이 좀 깊은 마당이라고 생각해."

마당 치고는 출렁거렸지만, 이상하게 그 말이 먹혔다.

다음은 뜨는 법이었다. 힘을 빼라는 말은 수영장에서 백 번쯤 들었다. 힘을 빼는 방법을 알려 준 사람은 처음이었다.

"숨을 참으니까 가라앉지. 뱉어. 천천히. 가라앉기 전에 내가 잡아."

"잡는다는 보장이 어디 있어요."

"어제 잡았잖아."

반박할 수 없었다. 나는 숨을 뱉었고, 몇 번 가라앉았고, 가라앉을 때마다 등에 손이 들어왔다. 정확한 타이밍에. 매번.

"거봐. 너 쓰러지면 내가 업어야 되잖아. 나 허리 아낀다? 그러니까 네가 떠. 그게 나를 돕는 거야."

일곱 번째인가 여덟 번째에, 떴다.

물이 등을 받쳤다. 하늘이 보였다. 회색이 걷히기 시작한 새벽 하늘이었다.

"오." 선배의 목소리가 위에서 들렸다. "떴네. 신입, 너 지금 떠 있어."

그 다음은 순서대로였다. 킥판 잡고 발차기, 킥판 놓고 한 팔, 그리고 —

발이 닿지 않는 곳.

"5미터만 가자." 선배가 앞에서 뒷걸음질로 물러나며 말했다. "내가 여기 있어. 5미터. 어제 너 발목 담그고 3시간 버텼잖아. 그 근성이면 5미터는 돼."

숨을 뱉었다. 팔을 저었다. 물이 무서운 건 변하지 않았는데, 앞에 있는 사람이 뒤로 물러나는 만큼만 가면 된다고 생각하니까 갈 수 있었다.

손이 잡혔다. 도착이었다.

"5미터!" 선배가 물을 두드리며 소리를 질렀다. 파도보다 컸다. "봤냐! 야! 너 방금 수영했어! 어이, 아무도 없냐! 얘 방금 수영했다고!"

새벽 6시 40분의 바다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그 함성은 전부 나 혼자 들었다. 심장이 뛰는 게 수영 때문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 됐다.

선배는 웃으면서 물 밖으로 걸어 나가다가, 오른어깨를 문질렀다.

무의식적인 동작이었다. 준비운동을 하다 만 사람처럼, 습관처럼. 내 시선을 느꼈는지 선배의 손이 멈췄다.

"아침 먹자." 화제는 이미 넘어가 있었다. "오늘 아침 당번 누구야. 설마 너냐. 너 어제 설거지 하는 거 보니까 요리는 시키면 안 되겠던데."

낮은 단체 일정이었다.

오전 훈련, 점심, 물놀이, 수박. 지유 선배는 모두에게 똑같이 밝았다. 동기의 자세를 고쳐 주고, 후배의 튜브를 밀어 주고, 3학년들끼리의 물싸움에서 제일 크게 웃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떠내려가는 내 튜브를 잡은 건 항상 선배였다. 내가 물 밖에서 쉬면 어느새 옆 파라솔에 있었다. 특별 취급이라기엔 자연스럽고, 우연이라기엔 정확했다.

밤에는 모닥불을 피웠다.

기타를 치는 선배가 있었고, 마시멜로를 태워 먹는 동기가 있었고, 불티가 위로 올라갔다. 소란이 한 겹 가라앉은 틈이 왔다. 옆에 앉은 지유 선배는 불을 보고 있었다.

물어볼 거면 지금이었다.

"선배는 수영 왜 시작했어요?"

선배가 나를 봤다. 그리고 다시 불을 봤다.

"…물속은 조용하잖아."

한 박자. 두 박자.

불티가 올라가는 동안, 그 얼굴에서 웃음기가 걷혀 있었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어제 파도에서 내 팔을 잡았을 때와 같은 얼굴. 나는 다음 말을 고르다가 —

"아, 덥다!" 선배가 벌떡 일어났다. "야, 라면 먹을 사람! 손! 물 올린다!"

손이 여섯 개쯤 올라왔고, 소란이 돌아왔고, 그 틈은 닫혔다.

텐트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앞서 걷는 3학년들의 목소리가 바람에 실려 왔다. 들으려고 들은 게 아니었다.

"지유가 저렇게까지 챙기는 신입 처음 보지 않냐."

"그러게. 새벽에 특훈까지 시키는 건 처음 보네."

"근데 걔 원래 바다 싫어했잖아."

걸음이 멈췄다.

"야, 신입!" 뒤에서 지유 선배의 목소리가 날아왔다. "라면 불어! 뛰어!"

나는 뛰었다. 바다를 싫어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등 뒤에 두고. 파도 소리가 그날따라 아주 오래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