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담
홈

바다는 3표 차로 이겼다

19화. 13표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겨울 MT는 1박 2일이었다. 같은 민박집. 같은 방파제. 12월 셋째 주.

선배는 없었다. 재활 6주 차. 팔은 60도까지 올라갔고, 물은 아직이었다. 버스에서 내 옆자리는 회장이었다. "네가 몰았지, 투표." 회장이 말했다. "지유가 여름에 하던 거. 아이스크림." 나는 부정하지 않았다. 이 동아리에서 투표를 모는 건 이제 전통이 된 모양이었다.

"근데 왜 바다야. 지유도 없는데."

"…사진 찍으려고요."

회장이 나를 3초 봤다. 그리고 창밖을 봤다. "지유가 그랬어. 걔 바다 사진 찍는 애라고. 가까이서 찍게 해 주고 싶다고. 그게 여름 MT 전이었어." 회장은 더 말하지 않았다. 필요한 만큼만 말하는 사람이었다. 이 동아리는 그런 사람이 둘이다.

겨울 바다는 색이 없었다. 회색과 흰색. 파도가 여름보다 컸다. 아무도 물에 안 들어갔다. 당연했다. 대신 모래사장에서 족구를 했고, 방파제에서 사진을 찍었고, 민박집 마루에서 라면을 끓였다.

나는 물가로 갔다. 발목까지. 12월 바다는 10월보다 더 차가웠다. 파도가 왔다 갔다. 발밑 모래가 쓸려 나갔다. 안 휘청했다. 옆에 아무도 없었는데.

카메라를 들었다. 방파제 쪽으로. 아무도 없는 방파제 끝. 여름에 내가 서 있던 곳, 가을에 선배가 서 있던 곳. 지금은 빈 곳. 찍었다. 빈 방파제.

휴대폰이 울렸다. 선배.

「6시 방파제 앞. 지각비.」

시계를 봤다. 저녁 5시 58분이었다. 선배는 서울에 있다. 그런데 6시 방파제 앞이라고 했다. 나는 방파제로 걸어갔다. 6시 정각에 끝에 섰다. 사진을 찍었다. 바다. 겨울. 회색. 그리고 보냈다.

답이 왔다.

「지각 아니네. 아이스크림 없음. — 킥판 없이 서 있어. 3분. 파도 세니까 끝은 말고 두 번째 기둥까지.」

원격 특훈이었다. 규칙 하나, 팔 닿는 거리 밖으로 안 나간다 — 팔이 서울에 있는데. 그래도 두 번째 기둥까지만 섰다. 3분. 겨울 바람. 사진 한 장 더. 보냈다.

「됐네.」

두 글자가 서울에서 왔다. 팔 닿는 거리 밖으로 안 나간다는 규칙 하나는, 팔이 200킬로미터 밖에 있어도 성립하는 모양이었다. 나는 방파제 위에서 웃었다. 회장이 저만치서 "5미터 뭐 하냐"라고 소리쳤고, 나는 "특훈요"라고 했다.

밤, 민박집 마루. 여름에 모닥불이 있던 자리에 난로가 있었다. 라면. 마시멜로 대신 귤.

동기가 물었다. "지유 선배 수술은 잘 됐어?" "네. 6개월요." "봄 대회 나올까?" "…모르겠어요." 나는 모른다고 했다. 그만 안 둔다고 했지, 나온다고는 안 했으니까. 그 둘은 다르다. 그런데 이 동아리에서 그 차이를 아는 사람은 나뿐인 것 같았다.

휴대폰. 선배.

「모닥불 자리에 뭐 있어?」

「난로요. 라면. 귤.」

「…귤. 가을에 왔을 때 아주머니가 주셨는데 안 먹었어. 하나 먹어. 내 몫.」

나는 귤을 하나 까서 먹었다. 선배 몫으로. 그리고 사진을 찍어 보냈다. 귤 껍질.

「됐네.」

다음 날 아침 6시. 방파제. 지각비 없음. 선배가 안 걸었으니까. 그런데 나는 6시에 서 있었다. 회색 바다. 아무도 없는 모래사장. 여름에 킥판 두 개가 세워져 있던 자리.

거기 뭔가 있었다.

킥판이었다. 두 개. 모래에 반쯤 묻힌 채로. 여름 것이 아니었다. 새것. 민박집 아주머니가 마루에서 "어제 저녁에 택배 왔던데, 학생 앞으로"라고 하기 전까지 나는 그게 누구 건지 몰랐다. 아니, 알았다.

킥판에 매직으로 글씨가 있었다. 왼손 글씨. 삐뚤어진.

「5미터 → 50미터. 지는 사람이 여름 MT 투표 몰기.」

내기였다. 선배가 걸 게 없다고 한 지 한 달 만에, 걸 걸 찾은 거였다. 여름 MT 투표. 진 사람이 몬다. 이긴 사람은 몰리는 대로 간다.

킥판 하나를 들었다. 하나는 모래에 남겨 뒀다. 사진을 찍어서 보냈다. 킥판 하나, 모래에.

「하나는요?」

「내 거. 3월에 가지러 갈게. 물 들어가는 날.」

3월. 재활 3개월. 물 들어가는 날. 선배가 그 날짜를 방파제에 미리 놓아둔 거였다. 킥판 하나로.

「그 전에 하나 보고 싶은 게 있어.」

「뭔데요.」

「네가 50미터 가는 거. 3월 전에. 나 없이.」

— 20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