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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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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3표 차로 이겼다

13화. 찍히는 사람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10월의 동해는 여름과 다른 색이었다.

회색이 아니라 짙은 파랑.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여름보다 또렷했다. 파도 소리는 같았다. 민박집 앞 버스 정류장에 내렸을 때, 지유 선배는 3초쯤 바다를 보고 있었다. 싫어하는 채로.

"내기 유효하다. 지는 사람이 찍고, 이기는 사람이 찍힌다."

"저 카메라 들고 왔어요. 규칙대로."

"오, 5미터가 규칙을 지켜. 성장했네."

선배가 방파제 쪽으로 걸었다. 여름에 내가 서 있던 곳. 발목도 안 담그고 멀리서 바다를 찍던 곳. 선배가 그 끝에 섰다. 바다를 등지고. 트레이닝복 주머니에 손을 넣고.

"찍어."

나는 카메라를 들었다. 뷰파인더 안에 선배가 있었다. 바다를 등지고, 웃고 있었다. 평소의 웃음. 완벽한.

"…안 찍을래요."

"왜."

"그 웃음 말고요."

선배가 웃음을 거뒀다. 반 박자. 그리고 처음 보는 얼굴이 됐다. 웃지도, 정색도 아닌. 그냥 바다를 등진 사람의 얼굴. 나는 셔터를 눌렀다. 한 번.

"됐네."

내가 말했다. 선배의 문법으로.

"…그거 내 거야."

"돌려드릴게요. 수술하면."

모래사장은 여름보다 넓었다. 사람이 없어서.

나는 물가로 걸어갔다. 발목까지. 10월 바다는 차가웠다. 그런데 반 걸음 물러서지 않았다. 파도가 왔다 갔다. 발밑 모래가 쓸려 나갔다. 여름에 휘청했던 그 감각. 이번엔 안 휘청했다. 발에 힘을 주는 법을 배웠으니까. 6번 레인에서. 물이 좀 깊은 마당이라고 생각하면서.

"5미터!"

방파제에서 선배가 소리쳤다. 여름에 자기가 서 있던 자리가 아니라, 여름에 내가 서 있던 자리에서.

"발목 담그고 3시간이면 정착이다!"

"5분밖에 안 됐어요!"

"그래도!"

나는 돌아서서 카메라를 들었다. 방파제 위의 선배. 멀리서. 여름의 내가 찍던 구도 그대로, 피사체만 바뀌어서. 찍었다.

여름의 나는 방파제에서 바다를 찍었고, 가을의 선배는 방파제에서 바다 가까이 선 나를 보고 있었다. 가까이서 찍게 해 준다던 말이 이런 뜻이었다. 자기가 멀리 서는 것.

국밥집 리뷰는 4천 300개였다.

"100 늘었네." 선배가 간판을 보며 말했다. "내 거 하나 더 있어. 지난번 왔을 때. '4천 200명이 옳았습니다.' 별 5개."

"그럼 오늘은요?"

"오늘 건 네가 써."

국밥이 나왔다. 선배는 한 술 뜨고, 잠깐 멈추고, 나를 봤다.

"…4천 300명이 옳아."

"제 대사예요, 그거."

"빌렸어."

민박집 아주머니가 국밥집에서 우리를 알아봤다. "어머, 여름에 그 학생들! 수영 동아리!" 아주머니는 우리 테이블에 김치를 더 갖다 주면서 선배를 봤다. "학생, 그때 새벽마다 방파제 나가더니. 얘 가르치느라?" 선배가 "네" 했다. 아주머니가 나를 봤다. "많이 늘었어?" 나는 "25미터요"라고 했다. 아주머니가 웃었다. "그 학생이 여름에 우리 집 마당에서 새벽 5시에 혼자 준비운동 하더라고. 6시 전에. 나는 그게 자기 연습인 줄 알았지."

5시. 선배는 6시 특훈 전에 5시부터 나와 있었던 거다. 혼자. 어깨를 돌리면서. 나는 숟가락을 멈췄고, 선배는 국밥을 먹었고, 아주머니는 김치를 한 접시 더 놓고 갔다.

"…5시부터요?"

"몸 안 풀면 물에 못 들어가. 어깨 때문에." 선배가 숟가락을 내려놓지 않은 채 말했다. 짧고 조용하게. "네 앞에서 굳으면 안 되잖아. 네가 무서워하는데 내가 굳으면."

새벽 5시의 준비운동을 나는 여름 내내 몰랐다. 6시의 킥판 두 개만 봤다. 이 사람의 챙김은 보이는 것보다 한 시간 먼저 시작돼 있었다.

오후, 방파제 끝에 나란히 앉았다. 발을 늘어뜨리고. 물에는 안 닿았다.

나는 카메라 화면으로 오늘 찍은 사진을 넘겼다. 바다를 등진 얼굴. 방파제 위의 먼 실루엣. 국밥. 선배가 옆에서 같이 봤다. 그러다 화면이 여름 사진으로 넘어갔다. MT 때 찍은 것들. 방파제에서 멀리 찍은 바다.

"…이게 여름 거?"

"네. 이 자리에서요."

선배가 화면을 봤다. 여름 바다. 발목도 안 담근 사람이 방파제에서 찍은, 안전한 거리의 바다. 파란색과 흰색. 그런데 선배의 손가락이 화면 가장자리를 짚었다.

"여기."

사진 왼쪽 끝. 모래사장. 작게, 사람 하나. 물에 반쯤 잠긴 채로 이쪽을 보고 있는 실루엣. 나는 그걸 여름에 못 봤다. 바다를 찍느라. 확대했다.

선배였다. 여름의 자유 수영 시간. 저만치서 물을 튀기며 "3시간째 발목이면 정착이야!"라고 소리치던 그때. 그런데 사진 속 선배는 소리치는 얼굴이 아니었다. 물에 서서, 방파제 쪽을 — 나를 — 보고 있었다. 웃지 않는 얼굴로.

"…이때부터예요?"

선배가 화면에서 손가락을 뗐다. 바다를 봤다. 딴청이 나올 차례였다. 아 덥다. 10월 바다 앞에서.

"…이때가 아니야."

"그럼요."

"더 전."

선배가 일어났다. 트레이닝복 주머니에 손을 넣고, 방파제를 걸어 나갔다. 나는 카메라를 들고 따라갔다. 더 전. 여름 MT보다 더 전. 그러면 남는 건 —

버스 정류장에서 선배가 돌아봤다. 평소의 얼굴로, 아니, 평소가 아닌 얼굴로.

"그 얘기는 수술 전에 할게. 이번엔 진짜로. 3시간 아니고."

— 14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