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3표 차로 이겼다
1화. 바다는 3표 차로 이겼다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고속버스가 출발하고 10분쯤 지났을 때, 나는 이 동아리에 들어온 걸 세 번째로 후회하고 있었다.

물이 무섭다. 그런데 수영 동아리에 들어왔다. 이 문장이 성립하는 과정은 길고 구차하니까 생략한다. 중요한 건 여행지 투표에서 내가 산을 찍었다는 것, 그리고 바다가 3표 차로 이겼다는 것이다.
"야, 신입."
통로 쪽에서 목소리가 떨어졌다. 고개를 들자 김지유 선배가 내 옆자리에 털썩 앉았다. 3학년, 훈련부장, 동아리 사람들 말로는 '물살'의 여름 그 자체.
"너 산 찍었지? 얼굴에 써 있어."
"…안 써 있는데요."
"써 있어. 여기." 선배가 자기 미간을 톡톡 두드렸다. "바다 쪽으로 갈수록 어두워짐. 아까 휴게소 지날 때부터 봤어."
부정하려다 관뒀다. 이 사람은 부정할수록 신나는 타입이다. 가입한 지 두 달 만에 그 정도는 배웠다.
"내기하자." 선배가 창밖을 턱짓했다. "바다가 먼저 보이나, 터널이 먼저 나오나. 지는 사람이 다음 휴게소에서 호두과자."
"그걸 어떻게 알고 걸어요."
"모르니까 내기지. 아는 거 걸면 그건 사기고." 선배는 이미 창문에 붙어 있었다. "나는 바다."
3분 뒤에 터널이 나왔다. 나는 이겼는데도 왠지 진 기분으로 호두과자를 받았다. 봉지째 내 무릎에 던져 놓고 선배는 두 알을 집어 갔다. 승자의 몫이라고 했다. 내기의 규칙이 뭔가 잘못된 것 같은데, 따지기 전에 선배는 벌써 뒷자리 동기를 놀리러 가고 없었다.
민박집은 방파제에서 5분 거리였다. 마당에 서면 바다가 정면으로 보였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다들 탄성을 질렀다. 여름의 동해는 그럴 만했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흐릿하고, 파도 소리가 마당까지 올라왔다. 나도 탄성 비슷한 걸 냈다. 소리는 낼 수 있다. 문제는 거리다.
나는 짐을 나르는 내내 바다가 보이는 각도를 피해 반 걸음씩 뒤에 섰다. 아무도 모를 것이다. 반 걸음은 티가 안 나는 거리니까. 두 달 동안 수영장에서도 그랬다. 레인 끝에 서고, 준비운동을 오래 하고, 물에 들어가는 순서를 항상 마지막으로 미뤘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렇게 믿었다.
"자, 방 배정!" 지유 선배가 마루에 올라서서 손뼉을 쳤다. "짐 다 나른 조부터 고른다. 어이, 신입 — 너는 아직 별명 미정이니까 신입. 너네 조 두 번째."
별명 미정이 뭔지 묻고 싶었지만 묻지 않았다. 물어보면 그 자리에서 하나 지어 줄 게 분명했다.
오후는 자유 수영이었다.
부원들이 함성을 지르며 물에 뛰어드는 동안, 나는 발목까지만 담그고 서 있었다.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반 걸음 물러났다가, 빠질 때 반 걸음 돌아왔다. 멀리서 보면 물놀이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신입! 적응 몇 시간짜리냐!" 저만치서 지유 선배가 물을 튀기며 소리쳤다. "3시간째 발목이면 그건 적응이 아니라 정착이야!"
"천천히 하는 스타일이에요!"
"그 스타일 마감 오늘까지다!"
웃으면서 받아쳤다. 웃으면 안 들킨다. 두 달 동안 그 방법으로 버텼다.
그때 파도가 왔다. 크지 않았다. 무릎에도 안 오는 높이였다. 그런데 발밑의 모래가 쓸려 나가면서 몸이 기울었고, 시야가 한순간 바다로 가득 찼고, 나는 —
팔이 잡혔다.

정확하게. 휘청한 그 순간에, 넘어지는 방향의 팔을.
"……."
지유 선배였다. 분명 저만치 있었는데. 언제 왔는지 모르겠는데. 선배는 내 팔을 잡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놀릴 타이밍이었다. '발목 담그다 익사할 뻔한 신입'은 놀림감으로 완벽했다. 그런데 선배는 웃지 않았다.
파도가 한 번 더 왔다 갔다.
"…밥 당번 내기." 선배가 팔을 놓으며 말했다. "지는 사람이 설거지. 너 가위바위보 못하게 생겼다."
"그런 얼굴이 어디 있어요."
"여기." 선배는 또 자기 미간을 두드리고는, 먼저 물 밖으로 걸어 나갔다.
나는 가위바위보에서 졌고, 수돗가에서 냄비 3개를 닦았다.
반쯤 닦았을 때 등 뒤로 뭔가 날아와 어깨에 걸렸다. 수건이었다.
"물 튀긴 데 닦아." 지유 선배가 지나가면서 말했다. "너 그러고 저녁 먹으면 감기 걸리고, 감기 걸리면 내 계획이 하나 밀려."
"무슨 계획이요?"
"몰라도 돼."
선배는 벌써 저만치 가고 있었다. 나는 수건으로 팔을 닦으면서, 그 정확하게 잡힌 팔의 감각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잘 안 됐다.
저녁은 카레였다.
마당에 배식 줄이 늘어섰고, 국자는 지유 선배가 들고 있었다. 앞사람들의 식판에 카레가 한 국자씩 떨어질 때마다 선배의 입에서도 한 마디씩 떨어졌다. 잘 먹는 애, 덜 먹는 애, 어제 라면 몰래 먹은 애. 전부 파악하고 있었다.
내 차례가 왔다.
"야, 신입." 선배가 카레를 얹으며, 아주 지나가듯 말했다. "내일 아침 6시, 방파제 앞."
"…네?"
"늦으면 지각비."
"아니, 왜요?"
선배는 대답 대신 내 식판을 잠깐 내려다봤다. 그리고 고개를 들었는데, 그 얼굴에는 웃음기가 없었다.
"…너, 물 무서워하지."
숟가락을 떨어뜨릴 뻔했다. 어떻게 알았냐고 물으려는데, 선배는 이미 내 식판에 카레를 한 국자 더 얹고 있었다.
"다음! 어이, 별명 미정 2호, 식판 흔들지 말고."
줄이 밀렸다. 나는 카레 2인분을 들고 마당 구석에 앉았다. 들킨 건 나인데, 왜 저 사람이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는 것 같지.
바다 쪽에서 파도 소리가 들렸다. 내일 아침 6시까지, 앞으로 11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