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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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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 반복되면

3화. 예고 없는 상실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전시가 끝나고 2주 동안, 나는 동선을 바꿨다.

카페를 바꿨다. 출근할 때 그 골목 대신 큰길로 돌았다. 도하의 문자에는 하루 뒤에, 두 줄로 답했다. 경계라고 부르기엔 소극적이고, 아무것도 아니라기엔 명백한 변화였다.

도하는 나타나지 않았다.

회사 앞에서 우연을 가장해 마주치지도, 잘 지내냐고 문자를 보내지도 않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이상한 것은 나였다. 그 조용함이 안도가 아니라 소음처럼 들리기 시작했다. 2주째 되는 날, 나는 내가 큰길로 돌면서도 매일 아침 그 골목 쪽을 확인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주말에 옛 동네에 갔다.

왜인지는 설명할 수 없었다. 버스를 두 번 갈아타면서도 목적을 말로 만들지 못했다. 초록 대문 골목은 사진보다 좁았고, 학교 앞 정류장은 사진보다 낡아 있었다.

전시의 풍경들을 실물로 되짚으며 걷다가, 나는 알아챘다. 내 발이 이미 대답을 하고 있었다. 머리가 아직 문장을 못 만들었을 뿐.

정류장 벤치에 사람이 앉아 있었다.

카메라도 없이, 그냥 앉아 있는 이도하가.

그가 나를 보고 — 처음으로 — 당황했다.

"…서하야?"

일어서다가 도로 앉고, 다시 일어섰다. 언제나 반 박자 앞서 있던 사람의 박자가 처음으로 어긋났다.

"이건," 그가 말했다. "진짜 우연이야."

나는 웃음이 났다. 이 상황에서 웃음이 나는 것이 이상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이유는 간단했다. 당황할 줄 아는 사람이구나. 계획에 없는 나를 만나면, 이 사람도 무너지는구나.

우리는 벤치에 나란히 앉았다.

"물어봐도 돼? 10년 전에."

내가 먼저 꺼냈다. 그는 오래 침묵하다가, 처음으로 그날의 이야기를 했다.

"월요일에 학교 갔는데 네 책상이 비어 있었어. 선생님이 전학 갔다고 하더라. 금요일까지 같이 라디오 듣던 애가, 주말 사이에 세상에서 지워져 있었어."

아버지의 발령은 일주일 만에 결정됐다. 중학생이던 나는 폰도 없었고, 어영부영 끌려가듯 이사했고, 주소를 남길 생각 같은 건 하지 못했다. 열네 살은 그런 걸 모른다.

"찾을 방법이 없더라. 성만 알고, 이름만 알고. 그래서…"

그는 정류장 기둥을 봤다. 전시의 세 번째 사진이 찍힌 각도였다.

"네가 있던 자리를 찍었어. 정류장, 골목, 옥상. 그거라도 안 하면 잊어버릴까 봐. 잊어버리면, 진짜 없던 일이 되니까."

"…그게 10년이야?"

"사진은 늘었는데 사람이 안 와서."

그는 웃었는데, 그 웃음은 온화한 쪽이 아니라 서툰 쪽이었다.

"무서웠어, 나."

나는 정직하게 말했다. 전시장에서, 열두 점의 풍경 앞에서 느낀 것을.

"알아."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보일 거라는 것도 알았어. 그래서 전시 제목을 그걸로 했어. 무서우면 안 올 테니까. …왔길래, 반쯤은 용서받은 줄 알았지."

"반쯤은 아니야. 아직."

"응. 그럼 나머지 반은 천천히 할게."

그리고 그가 말했다. 언젠가 들었다면 서늘했을 문장을.

"가지 마라는 말은 안 해. 어디로 가는지만 알려줘."

나는 이제 그 문장을 번역할 수 있었다. 그것은 통제의 문장이 아니었다. 다시는 예고 없이 잃고 싶지 않다는, 열네 살에 멈춘 공포의 문장이었다.

며칠 뒤 저녁, 나는 처음으로 내 발로 그 골목에 들어갔다.

작업실 간판은 작았다. 문을 밀기 전에 한 번 숨을 골랐다. 10년 만에, 관계의 방향이 처음으로 이쪽에서 저쪽으로 흘렀다.

문 안쪽 벽, 못에 필름 한 통이 걸려 있었다.

현상하지 않은, 통째로의 필름. 라벨에는 날짜만 적혀 있었다. 10년 전 — 내가 이사 가던 그 주의 날짜였다.

"이건 네가 허락하면 현상하려고."

돌아보니 도하가 서 있었다. 나는 필름과 그를 번갈아 봤다.

"…뭐가 찍혀 있는데?"

그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건—"

— 4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