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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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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 반복되면

29화. 제목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전시 제목을 내가 정하게 됐다.

"네 사진이니까."

"열두 장 중에 한 장은 네 거잖아."

"한 장은 안 세."

"세. 그 한 장이 제일 크게 걸리는데."

그는 그 한 장을 입구 정면에 걸겠다고 했다. 인물 사진작가 이도하의 두 번째 개인전, 입구에 걸린 유일한 인물 사진이 작가 본인. 그리고 나머지 열한 장은 왼쪽이 빈 풍경. 강 실장은 그 구성을 듣고 5초 동안 말이 없다가 "…팔리겠네요"라고 했다.

제목은 일주일 걸렸다.

『소행성 B-17』은 쓸 수 없었다. 그건 이 사람이 무서우면 안 올 사람을 거르려고 건 이름이었다. 이번에는 걸러야 할 사람이 없었다.

나는 제목표에 썼다. 그의 연필로.

『먼저 온 사람, 나중에 온 사람』

그가 읽었다. 그리고 물었다.

"…누가 나중이야."

"나. 이 골목에."

"…나는 먼저 왔고."

"응. 10년 먼저. 그러니까 이번 전시는 나중에 온 사람이 먼저 온 사람한테 주는 거야."

오프닝은 토요일 저녁이었다.

사람이 많았다. 첫 전시 때보다. 전작 매입 소문이 돈 모양이었다. 관람객들이 열한 장의 빈 풍경 앞에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왼쪽이 다 비었어."

"누가 앉을 자리 같지 않아?"

"쓸쓸한데 —"

"쓸쓸한 게 아니라, 기다리는 거 같은데."

나는 그것을 들으며 벽 옆에 서 있었다. 이 사람의 첫 전시에서 나 혼자 알던 것을, 이번에는 모르는 사람들이 반쯤 알아맞히고 있었다.

입구에서는 사람들이 그의 정면 사진 앞에 멈췄다.

"이게 작가야?"

"프로필 뒷모습이었잖아. 앞모습 처음 봐."

"…이 사람 누구 보고 있는 거지. 렌즈가 아닌데."

엄마가 왔다.

나는 엄마를 부르지 않았다. 도하가 불렀다. 그것을 나는 몰랐다. 엄마는 입구에서 그의 정면 사진을 오래 봤다. 그리고 그를 찾았다. 그는 엄마 앞에 가서 섰다. 온화하게. 그리고 고개를 숙였다.

"어머님. 편지 보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엄마가 그를 봤다. 10년 동안 상자를 들고 다닌 사람이 10년 동안 답을 기다린 사람을.

"…보관한 게 아니라 안 준 거야."

"안 버리셨잖아요. 그거면 됐어요."

엄마는 오래 말이 없었다. 그리고 나한테 와서, 작게 말했다.

"…저 애, 화 안 나니?"

"안 나. 원래 그래."

"그게 제일 무섭다."

"응. 나도 처음엔 그랬어."

옛 담임 선생님이 왔다. 편지 세 통을 대신 부쳐 준 사람. 이제 머리가 하얗게 센 사람. 선생님은 열한 장의 빈 풍경을 한 바퀴 돌고 나서 나한테 왔다.

"서하야. 이거 네가 찍었다며."

"네."

"왼쪽이 다 비었더라."

"…네."

"그 애 열다섯 때 사진도 그랬어. 내가 봤거든. 옥상에서 찍은 거. 네가 앉았던 자리만 찍어서, 다 비어 있었어."

"…알아요. 봤어요."

"그런데 이제 네가 그 애 자리를 비워 놓고 찍는구나."

선생님은 웃었다.

"10년 걸렸네. 자리가 바뀌는 데."

사람들이 빠지고 갤러리가 조용해졌을 때, 강 실장이 도하한테 봉투를 하나 건넸다. 두꺼운 것. 해외 주소가 찍힌.

"작가님. 이거 오늘 얘기하려던 게 아닌데, 오늘 왔어요."

"…뭔데요."

"레지던시요. 1년. 전작 매입한 그쪽에서."

그는 봉투를 받았다. 열지 않았다. 나를 봤다.

"…나중에 얘기해요."

"작가님. 답은 한 달 안에."

강 실장이 갔다. 갤러리에 우리 둘만 남았다. 열한 장의 빈 자리와, 한 장의 정면과, 봉투 하나.

"…열어 봐."

"안 열어."

"뽑으면 끝나니까?"

"…아니. 오늘은 네 전시니까. 이건 내일."

그는 봉투를 재킷 안에 넣었다. 빈 봉투와 세 통의 편지가 들어 있던 자리에.

— 30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