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이 반복되면
23화. 알려 줘서 고마워
이 작품은 AI로 생성되었으며 사람이 검수·수정했습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참을. 나는 세지 않았다. 세면 무서워질 것 같아서. 작업실 조명 아래서 그의 얼굴은 온화한 채로 있었다. 그런데 문장이 안 나왔다. 짧아진 것이 아니라, 아직 없었다.
"…6개월."
마침내.
"응."
"지방."
"응. 출장 갔던 데. 물류센터."
"다음 달."
"응."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세 번. 확인하듯이. 그리고 웃었다. 온화한 쪽으로. 그리고 그 웃음의 끝에서 온도가 내려갔는데, 이번에는 한 눈금이 아니었다.
"…알려 줘서 고마워."
그것이 전부였다.
나는 그 문장이 무서웠다.
알려 줘서 고마워. 이 사람이 10년 동안 원한 것이 그거였다. 어디로 가는지만 알려 달라고. 나는 알려 줬고, 그는 고맙다고 했다. 열다섯의 문장대로였다. 문장대로라서 무서웠다. 문장 안에 사람이 없었다.
"…그게 다야?"
"응."
"가지 말라는 말은."
"안 해."
그는 그것을 아주 부드럽게 말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안 한다고 했잖아. 처음부터."
나는 그를 봤다. 이 사람은 지금 열다섯 살의 문장을 지키고 있었다. 가지 말라는 건 아니야. 어디 있는지만. 편지에 쓴 것을, 정류장에서 말한 것을, 10년 넘게 한 번도 깬 적 없는 문장을.
"도하야. 나 아직 간다고 안 했어."
"…응?"
"파견이 있다고 했지, 간다고는 안 했어. 거절할 수 있어."
그는 잠깐 말이 없었다. 그리고 고개를 저었다.
"가."
"…뭐?"
"가. 승진 걸린 거잖아. 네 일이잖아. 나 때문에 안 가면 — 그게 제일 싫어."
그날 밤 그는 옥상에 올라갔다.
작업실 건물 옥상. 나는 계단 아래서 그것을 봤다. 고장 난 라디오를 들고 올라가는 뒷모습. 프로필 사진과 똑같은 뒷모습.
따라 올라가지 않았다. 대신 계단에 앉았다. 세 통의 편지를 무릎에 올리고 있던 그 자리에.
한 시간 뒤에 그가 내려왔다. 나를 보고 놀라지 않았다. 알고 있었던 것처럼.
"…있었어?"
"응."
"왜 안 올라왔어."
"네 자리잖아. 옥상은."
그는 계단에 앉았다. 내 옆에. 라디오를 무릎에 올리고.
"올라가서 뭐 했어."
"…주파수 잡았어."
"고장 났잖아."
"응. 안 잡혀. 그래도 돌렸어."
그는 라디오를 봤다. 그리고 아주 낮게 말했다. 스물여덟이 아니라 열다섯의 목소리로.
"10년 전에 이렇게 했어. 네 책상 없어진 날. 옥상 올라가서 안 잡히는 주파수 돌렸어. 오늘 똑같이 하고 있더라. 내가."
"…."
"근데 달라. 그때는 네가 어디 갔는지 몰랐고, 오늘은 알아. 지방. 물류센터. 6개월. 다음 달."
"그게 다르면 —"
"응. 다르면 되는 거야. 그게 내가 원한 전부였으니까. …근데 서하야."
그가 나를 봤다.
"원한 전부를 받았는데, 왜 이렇게 부족하지."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가 원한 전부가 부족한 것은, 그가 10년 동안 너무 적게 원해서였다. 알려 주는 것만. 그것만 원하면 잃어도 덜 아플 것 같아서. 열다섯의 계산이었다.
"도하야. 더 원해도 돼."
"…뭘."
"가지 말라고 해도 돼. 그거 한 번도 안 했잖아. 해도 돼."
그는 라디오를 봤다. 오래. 그리고 고개를 저었다.
"…못 해. 하면 네가 안 갈 거잖아. 그럼 나 때문에 안 간 게 되고. 그러면 —"
그가 멈췄다. 그리고 그 다정한 거절의 끝에서, 온도가 내려갔다.
"…그러면 네가 언젠가 나를 떠날 이유가 하나 생겨. 나는 그 하나를 못 만들어."
— 24화에서 계속